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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차원, 배려와 공감의 인터뷰 기법

UX 디자이너들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당연히 ‘사용자에 대한 이해’입니다.
디자인의 기준이 되어주는 사용자들의 경험적 가치를 도출하기 위해, 우리는 사용자를 오랜 시간 관찰도 하고, 설문도 받고, 직접 질문을 하는 등 정량/정성적인 다양한 리서치 기법을 활용합니다.

그러나 리서치를 하고 난 후, 기대했던 만큼 사용자를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사용자를 만나기 전, 나름 철저히 준비한 리서치 계획과 이슈 리스트를 가지고 기대에 찬 질문을 건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이 부족했을까요?

필드에서 리서처로 활동해 온 필자도 오랜 시간 고민해온 질문입니다.
이에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께 제 경험을 미약하지만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조금 더 나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위해 리서치 중 가장 기본적인 기법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배려하며, 당신의 차원에서 공감하고 있는다는 정서를 전달할 수 방법들을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인터뷰라는 리서치 방법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자와 사용자가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하고 싶은 이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러 온 사용자는 좁고 사방이 막힌 갑갑한 테스트 룸에서 진행자와 처음으로 조우하게 됩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처음 느끼는 감정과 태도는 편차가 있겠지만, 이질적인 환경에 대한 경계는 누구나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상황상 준비되어 있는 의도된 질문에 따라 무언가 답변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인터뷰 내내 느끼게 됩니다.

아무리 잘 준비되어 있는 이슈와 질문들로 무장했더라도, 사용자가 경직되어 편하게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얻기는 상당히 힘듦니다.
이에 따라 진행자가 첫 대면시 어떠한 방식으로 경계를 허물고, 자연스럽게 정서를 나누며, 얼마나 사용자와 공감하고 있는가를 느끼게 해주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공감을 통한 인터뷰는 사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도 뿐 아니라,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태도나 동기, 니즈 등을 자연스럽게 언급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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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타인의 정서 안으로 들어가 그 정서를 함께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공감은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감정을 경험하고 받아 들이는 것으로, 나(진행자)의 자아를 잠시 억누르고, 타자(사용자)를 깊게 들여다 본 다음, 그것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 진지하게 통찰해 본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개념 ‘공감’은 실제 행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관건은 나를 잠시 억누르는 과정인데, 찰나의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나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드러내게 되면 이는 공감을 해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공감이라는 것은 단순히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의 상황과 맥락을 고려해 그와 부합하는 정서적인 반응이 적절한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까지를 의미합니다.

이제부터는 인터뷰 진행시 사용자의 입장에서 배려와 공감적 측면을 고려한 진행자의 기본적인 인터뷰 스킬과 효과적인 운영에 관한 가이드를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배려와 공감을 위한 진행자의 태도 7가지

1. 인터뷰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입니다.
참가자가 느끼는 정서(단기적 감성) 측면을 주의 깊게 고려합니다.
진행자의 인상이나 개성을 참가자가 어떻게 받아 들일지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2. 의상은 깔끔하되 너무 격식을 차리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전문직이 아니라면, 내가 올 자리가 아닌 생각이 들어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3. 참가자의 주의를 분산 시킬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합니다.
진행자나 주변 환경이 산만하면 참가자가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테스트 룸의 유리창에 블라인드를 내리지 않는다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뺏기는 사용자를 컨트롤하기 힘들어집니다.

4. 1시간 내외 혹은 그 이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는 지치게 됩니다.
음료는 반드시 준비하시고, 별것 아닐 수 있는 맛 좋은 다과는 참가자에게 의욕을 줄 수 있습니다.

5. 참가자를 만나면 어색함을 풀어줄 수 있게, 가볍게 농담이나 칭찬의 말을 던져 친밀감을 형성합니다.
사전에 리쿠르팅시 얻게 된 사용자의 기본 정보를 활용하여 작게나마 그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조금 더 깊이 있는 내면을 보여줄 것입니다.

6. 인터뷰 시작 전, 주제에 대한 설명, 인터뷰 주의사항을 언급하여 인터뷰의 이해도를 높여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용자가 인터뷰의 목적을 잊을 때쯤 자연스럽게 상기할 수 있도록 약간의 유도도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인터뷰가 산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 어쩔 줄 모르게 될 것입니다.

7. 참가자의 말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제스처는 좋으나, 잦은 반복으로 흐름을 끊기게 하지 않습니다.(음~, 네~ 등 자주 반복).
차라리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낫습니다.
또한, 진행자는 사용자를 공감하고 있다는 모습과 함께 중립적인 태도를 갖추어야 하는데, 빈번한 칭찬이나 피드백은 자칫 사용자가 자신도 모르게 허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즉 작은 정도를 크게 부풀려 과장된 내용으로 실제 자신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관련 이미지5

진행자가 기억해야 할 14가지 질문법

1. 질문을 통해 이슈에 대한 현상을 물었으면, 후속 질문(예:장.단점, 개선점 등)을 질의합니다.
분석을 할 때 현상이 주는 암시적 정보가 있지만, 그 이상 얻을 수 없다면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결정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2. 사용자에게 이유를 찾고자 지나치게 왜? 라고 묻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하게 Why를 강요하면, 사용자가 인지한 순간부터 불편함을 느끼고 방어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유를 묻는 방법이 현명합니다.

(예시) 5 why 기법 – 참가자의 말과 내용의 흐름을 경청해 두고 응용한다.
– A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항상 이런 식으로 하시나요? 아니면 가끔 이렇게 하시나요?
– A를 할 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3. 참가자가 알아 듣기 어려운 모호한 단어로 말을 했을 때에는 반드시 후속 질문을 통해 내용을 확실히 파악합니다.
나중에 이것, 저것이라고 말한 것들이 뭔지 도통 알 수가 없게 됩니다.
명확히 답변의 의도를 파악해 둡니다.

[예시] 그것이라면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 메아리 후속질문: 응답자가 한 말을 그대로 되풀이한다.
– 요약 후속질문: 응답자가 한 말을 요약해 보고, 응답자의 느낌이 제대로 표현되었는지를 직접 확인 받는다.
– 해석적 후속질문: 응답자가 말한 것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말해 본다.

4. 질문에 여러 개 의도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하나씩 순서대로 의도를 담아야 합니다.
(예: 주중/주말 일과를 기록해 주세요 – 참가자는 초두효과로 주중만 기록한다)

5. 질문의 목적과 지침을 질문지에 기입합니다.
목적을 잃은 이슈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6. 참가자가 말을 하지 않을 때 재촉하지 않고 잠시(5~7초) 기다려 줍니다.
모든 사람이 바로 척척 생각을 떠올리고 정리해서 말해주진 않습니다.
이럴 때에는 참가자가 생각을 떠올리거나 정리하는 중입니다. 중간에 이미지 연상을 끊지 말고, 말을 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 때 이유를 묻습니다.

7. 인터뷰 질의서를 작성할 때, 너무 많은 이슈를 다루지 않습니다.
대상에 맞게 카테고리(예: 일상/건강 등) 우선순위를 둡니다.
이것저것 다 물어보려다 중요한 것은 정작 못 물어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8. 참가자를 가르치려 들거나 정보를 주려 하지 않습니다.
연구자가 자신이 듣고 싶은 바를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너무 많이 노출하면 편향된 응답이 나오게 됩니다.

9. 사용성 테스트 경우, 사용자가 진행자에게 제품/서비스의 사용법을 묻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 때, 바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자에게 진행자가 없는 혼자 있는 상황으로 간주하고, 양해를 구한 후 스스로 해결을 해보라고 권유합니다.
사용자가 직접 해보지 않고 넘어간다면, 그 인지적 오류의 미충족 욕구(unmet needs)는 다시 찾기 어렵습니다.

10. 특히 유도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진행자가 듣고 싶은 대답이 무엇인지 의도가 드러나는 질문을 말하면 안됩니다.
예를 들면 좀 더 이랬으면 좋겠죠? 그렇죠? 제 말에 동의하시나요? 같은 질문입니다.

11. 질문의 순서는 포괄적/일반적으로 시작해서 무거운 주제는 나중에 합니다.
갑작스런 무거운 주제는 참가자가 당황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가볍게 전개하여 일반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분위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깊이 있고 날카로운 질문은 뒤에 합니다.

12. 인터뷰를 진행하며 주제를 전환할 때는 정황을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이끌어 줍니다.
일상생활에 대해 얘기하다가 갑자기 성격이 다른 주제를 묻는다고 할 때, 인지 전환에 오류가 생깁니다.
즉 현재 주제는 성취했기 때문에 앞과 관련된 다른 주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다음 주제는 무엇이다~ 라고 상냥히 설명해야 합니다.
(예: 지금까지 일상에서 일과들을 잘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A와 관련해서 B부분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큰 의미가 없더라도 앞에 질문과 후속 질문의 맥락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질문으로 화제를 전환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3. 사용자가 종종 질문의 의도와 다른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도 끝도 없이 듣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끊자니 예의가 아닌 것 같죠.
인터뷰 진행 전, 인터뷰 주의사항에서 이런 상황을 언급하고, 질문의 의도와 다른 답변을 할 때 자연스럽게 질문의 의도를 제차 말하거나 심한 경우 양해를 구하고 통제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14. 리서치 운영 시간이 꼭 1시간은 아닙니다. 1시간이 되었다고 마칠 이유가 없습니다.
조금 더 길어도 상관없지만 참가자의 체력과 집중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소요 시간을 예상하고 분배를 잘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인터뷰시 진행자의 태도와 질문하는 방식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는 필자의 경험에 의한 조언임으로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공감’입니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민감하게 파악하여 함께 느끼는 동시에,
주관적인 해석을 금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강력한 공감 사고의 핵심은
바로 ‘사용자에 대한 관심’이라는 점은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 UX 컨설팅그룹 곽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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