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디자이너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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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주친 ‘디자이너의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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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공간

SNS를 하다 보면 ‘oo동 핫플레이스’, ’oo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주제의 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주로 차별화된 맛집이나,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가진 가게에 대한 글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독립 책방, 소규모 전시공간 같은 다양한 창작공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개성 있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가지는 메시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잘 짜인 공간일수록, 방문객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요즘 떠오르는 장소 중에 ‘디자이너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디자이너의 공간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지 궁금했기에, “주니어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보고 느낀 점”에 대한 글을 써 보기로 했습니다.

집요한 검색과 지인 추천을 통해 ‘가볼 만한 디자이너 가게 리스트’를 추려내고. 약 2주 동안 퇴근 후에, 혹은 주말 오후에 시간을 내어 돌아보았는데요. 그중 인상적인 장소들 몇 곳을 리뷰하겠습니다.

 

CollagE

 첫 번째로 소개할 장소는 카페 collagE (콜라주)입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아트워크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합니다.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엘리펀트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퍼블리싱 숍과 지하의 카페로 이루어져 있었는데요.

 0001<출처 citifolio >

 

1층 퍼블리싱 숍에 들어서니, 많은 종류의 디자인 소품들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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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로 포스터나 매거진을 관심 있게 보았는데요.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 뮤지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제작했다고 합니다. 감각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는 디자인 서적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둘러보았습니다.

0005<출처 www.the collage.co.kr >
* CollagE의 일러스트와 사진,  CollagE에서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 중 일부 입니다.

 

콜라주에서는 전시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전시에 대한 정보는 콜라주의 홈페이지(www.thecollage.co.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성 있는 CollagE 작가의 전시를 보고 싶으시다면 전시 기간을 참고하여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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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주를 둘러보다 보면, 소품마다 단어나 문장이 새겨져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요. 장식적인 요소 없이 간결한 레이아웃을 사용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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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gE의 테이크 아웃 컵 (좌) 보드카 패키지 (우) >

 

콜라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테이크 아웃 컵의 디자인입니다. 의류 라벨이 연상되는 형태와 미니멀한 레이아웃, 무채색 컬러 등의 디테일에서 콜라주 특유의 절제된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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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itifolio >

 

테이블마다 형태가 제각각인 가구가 놓여있습니다. 대부분 차분한 컬러톤 이었는데요. 가구의 모양과 색상이 모두 달랐음에도 어색하거나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사물을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센스는 콜라주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인 듯합니다.

이렇게 콜라주를 모두 돌아보았는데요.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공간으로써, 작은 부분까지도 고민이 녹아있는 섬세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있는 커피와 아트가 있는 공간 콜라주, 한 번쯤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OPEN
월-목,일 12:00~23:00
금-토 12:00~25:00

 

 

HungoRingo Bread

두 번째 장소는 망원동의 작은 빵집 훈고 링고 브레드입니다.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 부부가 운영하고 있어 호기심이 생겼는데요. ‘좋아하는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동네 빵집’을 만들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합니다.

0010<출처 citifolio>

 

가게로 들어서니 맛있는 빵 냄새와 아기자기한 가게 내부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소품 숍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 빵, 빈티지 가구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이곳에서 느껴지는 아늑하고 키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임에도 곳곳에 눈길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인상 깊었던 순으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0011<출처 citifolio>

0012<출처 : www.facebook.com/hungoringobread>

 

‘훈고링고 브레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로고에 쓰인 일러스트였습니다.

이 일러스트는 부부가 직접 작업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빵의 패키지, 벽면의 포스터 등 가게의 곳곳에서 다양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 이 공간이 담고 있는 분위기를 재치있게 표현한 것 같아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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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고링고에서는 빵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물건들은 주로 가게의 구석구석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모퉁이에 있었는데요. 생뚱맞은 위치에 놓여있는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이곳에 대한 부부의 애정과 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훈고링고를 둘러보는 내내, 누군가의 소중한 공간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0014<출처 citifolio> * 훈고링고 브레드의 공간들-한켠에서는 직접 고른 앨범들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평일 늦은 저녁에도 찾는 사람이 많아 가게 내부가 북적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얼른 자리를 나서야 했는데요. 조만간 다시 들러봐야겠습니다.
아기자기한 공간 속 디테일이 돋보이는 훈고링고, 망원동에 간다면 들러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OPEN
화-일 12:00~21:00
매주 월요일, 첫째, 셋째주 화요일 휴무

 

TWL Shop 

마지막으로 소개할 디자이너의 가게는 TWL Shop입니다.

twl<출처 citifolio>

그래픽 스튜디오 Fnt에서 운영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인데요. 여기서의 TWL은 ‘Thing, We Love’ 을 말합니다. ‘오래도록 소장할 가치가 있는 생활용품’을 만들고 파는 것이 이 숍의 운영 방향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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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L Shop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매장을 방문한 모든 고객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었는데요. 사용되는 다기와 트레이가 모두 매장에서 실제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고객이 물건을 사기전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TWL의 배려가 엿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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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9<TWL Shop의 디스플레이 방식>

 

물건을 진열하는 방식도 눈에 띄었는데요. 각각의 제품이 가장 돋보일 수 있도록, 물건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발굴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0020<TWL Shop의 작은 전시공간> 그릇 관련 작가들의 리빙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

0021<TWL Shop의 가게 한편에 마련된 키친>

 

TWL을 둘러보고 나니, 다시 한번 공간이 가지는 메시지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된 계기 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브랜드를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 여러 방법으로 알아보니, 간단한 만들기 워크숍부터 플리마켓까지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었습니다. TWL Shop에 들르실 계획이 있다면, 웹사이트에서 행사 소식을 미리 찾아보고 방문해보세요.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TWLShop www.twl-shop.com

 

OPEN
화-토 11:00~20:00
일 13:00~20:00

 

 

리뷰를 마치며

리뷰를 진행하는 동안, 주니어 디자이너로서 많은 점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일상의 장소들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관찰하는 계기가 되었고, 알면 알수록 개성 있는 메시지가 담긴 디자이너의 공간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날씨가 점점 선선해지고 있는 것을 보니 여름도 이제 거의 끝나가는 모양입니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디자이너의 공간’으로의 산책, 어떠신가요?

이상으로 주니어 디자이너가 바라본 <어쩌다 마주친 ‘디자이너의 가게’>리뷰를 마칩니다.

 

– 가치디자인그룹 이은비

 

* 본문내 사진출처 :

Citifolio (https://citifolio.co)
CollagE (www.the collage.co.kr)
hungoringobread (www.facebook.com/hungoringobread)
TWLshop (www.twl-sh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