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매니아의 사용자 관점에서 본 러닝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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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건너뛴 겨울을 갑자기 맞았지만 한겨울 추위에도 몸짱 열풍에 헬스케어와  피트니스의 열기는 식을 줄 모릅니다.

계절 불문!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몸 가꾸기에 열심입니다. 헬스클럽 PT를 받거나 요가-필라테스 등과 같이 훌륭한 방법들이 있음에도 큰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자신의 몸을 가꿀 수 있는 방법으로 (숨쉬기 운동) 달리기를 꼽을 수가 있습니다.

특히 러닝을 할 때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앱을 이용하면 기록을 체크하거나 전문가 수준의 프로그램 제공 받는 등 적잖게 도움이됩니다. 실제로 피트니스 앱 사용이 운동능력 향상과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1].

마라톤이 취미인 필자 역시 러닝을 할 때 이 앱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러닝앱이 처음 출시된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사용성 및 효용성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긴 했지만 필자에게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평소에 러닝을 즐겨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좀 더 러닝에 몰입할 수 있고, 한 명이라도 러닝의 길(?)로 이끌기 위해 어떤 개선점이 필요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러닝하기 딱 좋은 날인데!

러닝은 아무래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심술을 부릴 때면 내일 뛰어야 할지 말지 고민이 되곤 합니다(고민이 시작되면 결론은 항상 늦잠이 되는게 문제지만…). 이럴 때 내일 날씨를 알려주는 기능이 더해진다면 어떨까요?

내일 저녁 서울/강남구의 날씨는 달리기에 좋은 기온 19도/ 습도 60% 입니다.
LSD훈련에 딱 좋은 날씨입니다!

내일 아침 서울/광진구의 날씨는 2017동아마라톤 대회일의 평년 기온과 유사합니다.
이런 날 실전 연습을 하는 건 어떨까요?

마라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상태라면 수 개월 전에 사전등록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회일 평균 기후와 비교하여 알려준다면 유용할 듯 합니다. 특히 (유사한 기후의) 6개월 이상 앞두고 있거나 해외 대회일 경우엔 나름 전지훈련을 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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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길을 막지 마라

러닝을 하는 동안만큼은 오직 러닝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러닝앱을 실행한 이후부터는 러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화나 모닝콜 등 알림 차단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특히 암밴드 사용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암밴드에 스마트폰을 넣고 달리는 경우 화면을 정방향으로 보기 어려운 데다 지문인식 등 화면선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장거리 레이스 중에는 아예 팔을 들어서 바라보는 것 조차 힘겹기 때문에 음성 안내의 접근성을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간별 자동안내 간격을 좀 더 타이트하게 설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러닝 중 화면 구성을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되 세부적인 조작보다는 음성안내 버튼 영역을 넓게 설정한다면 러닝을 멈추지 않고 “홈버튼->화면 선택” 만으로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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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음악에 몸을 맡겨보세요

숙련된 러너들도 러닝을 할 때 음악을 듣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음악의 템포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천히 달리는 중에도 빠르고 신나는 EDM을 들으면 초반부터 속도를 내게 된다 거나 반대로 편안한 음악을 듣게 되면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는 식으로 말이죠. 일상적인 러닝 중 에서야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만, 마라톤 대회처럼 기록에 민감한 경우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음악 때문에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결국 기록에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합니다.

만약 음악 선곡이 사용자의 운동기록에 따라 바뀌게 된다면 어떨까요? 실시간으로 기록되는 사용자의 러닝 속도를 수집하여, 해당 속도에 맞는 BPM을 분석하여 음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러닝앱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음악을 통해서 사용자의 러닝 속도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 또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트레이닝 일정을 다시 설정합니다”

최근 러닝앱들은 단순히 사용자 운동량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것을 넘어 전문 트레이너 수준의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 하지만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들 실제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무용지물일 뿐인데요. 특히 최소 10주 이상의 장기로 설정해야 하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그 시작부터 이미 사용자를 주저하게 만듭니다.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그만큼 노력이 뒤 따르는 것은 필연적이지만, 우리 모두가 ‘서브-3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이내로 완주)’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마치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따라 가다 잘못된 길로 들어설 때 즉시 새 경로를 안내하는 것처럼 사용자 상황에 맞게 부담없이 트레이닝을 받을 수는 없을까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는 자신이 이용하는 피트니스 앱에 행동에 대한 선택권 등을 통해 자율성을 충족하고 행동에 대한 유능성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2] [3]

사용자가 앱을 설치 후 먼저 프리-러닝 기록이 쌓인 이후에 이를 바탕으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것은 어떨까요?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에도 훈련일 플래닝은 제안해야겠지만 계획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새로운 기록을 추천해 주는 것이 필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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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실의…. 아니 ‘상실의 시대’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저서에서 “세상엔 달려야 할 이유보다 달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다” 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러닝앱이 있어도 이불 속에서 나와 달리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겠죠? 추운 겨울 집안에만 있지 말고 러닝앱과 함께 건강과 몸매를 위해 동네 한 바퀴라도 지금 뛰어 보는 건 어떨까요?

 

-가치UX그룹 최길수

 

 

[참고문헌] [1] [App use, physical activity and healthy lifestyle: a cross sectional study], Dallinga JM 외 4인, 2015[2] [운동/피트니스앱 속성이 앱 활용에 미치는 영향: 자기결정성 이론을 기반으로 한 융복합적 관점에서의 탐구], 최정화 외 2인, 2015[3] [Mobile Health Apps to Facilitate Self-Care: A Qualitative Study of User Experiences], Kevin Anderson 외 2인,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