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른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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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친구에게 안부를 묻다.

내가 원할 때 말하고 싶은 내용을 담아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고전적으로 안부를 전하던 편지나 통화를 넘어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보고싶은 사람의 표정과 상황까지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소통이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형태로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고 지금도 필자는 글을 쓰는 동시에 친구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tt<출처 : globalfriendapp.com>

지난 경주 지진 당시를 기억하시나요?

이른바 ‘국민 메신저’가 트래픽 폭주로 먹통이 되고 이른바 ‘카톡대란’이 발생했습니다.
그렇게 재난상황에 유래없이 제때 작동하지 않은 메신저로 인해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고 뜻하지 않는 갑작스런 소통의 불편함을 경험했습니다.
당시 상황만 봐도 우리 삶에서 이 소통이 얼마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재난 상태에서 통신마비로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다시 온다면,
그래서 연락 조차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생사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소통의 단절은 불안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전갈 (傳喝)과 ‘봉화 (烽火)

통신이란 소식을 전한다는 뜻으로 원거리에 상대방에게 어떤 도구나 수단을 통해 소식이나, 여러 가지 정보를 주고받는 것을 말합니다.

다행스럽게도 현대에는 전파의 발명으로 전화(음성), 텔레비전(화상), 컴퓨터(데이터) 등을 활용해 소식이나 정보를 손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과거에는 지금처럼 손가락 몇 개 움직여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고대에는 그리스 마라톤고원에서 승전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한걸음에 달렸던 병사와 같이 열심히 소리를 지르거나 북을 치며 발빠르게 뛰어가 소식을 알렸고, 이후 좀 더 빠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봉화’가 등장하였습니다. 높은 곳에서 불을 지펴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로 이상 없음의 안부를 전하곤 했으며, 외적이 침입해 오거나 위급한 소식을 알릴 때 사용되어 개인적인 소통의 수단이기보다 군사적인 목적으로 위험하고 다급한 상황의 공공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The.Return.of.the.King.2003.Extended.1080p.BluRay.x264.Hi10P.AC3-ONe.mkv_20161025_153852.296<출처 : 영화 반지의 제왕>

따릉따릉! ‘철수야 옆집 민수 엄마 와서 전화 받으라~’

위급을 전하던 전갈과 봉화의 시대가 지나고 근대에 들어서는 위험하거나 위급한 상황 공공의 대중을 대상으로 정보를 전하는 것에서부터 개인적인 만남의 장소를 논의하는 것까지 그 전달의 내용이 다양해졌습니다.
1876년 미국에서 대량생산과 운송이 가능해진 다음 통신수단이 필요했던 시점 ‘벨’ 이라는 사람에 의해 처음 전화기를 발명되었으며, 우리나라도1896년 대한제국 궁내에 설치된 9대의 궁중전용 전화기를 시작으로 100년 넘는 세월이 흘러서야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습니다.

현대의 들어 소통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담당해온 전화는 70년대 까지는 부의 상징이었고 1983년  모토로라에서 최초 상용 무선전화기가 선보인 이 후 ,  한시대를 풍미했던 페이저(삐삐)와 시티폰,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또 걸면 걸리는 개인용 휴대폰으로 빠르게 변화 해 왔습니다.
이러한 개인용 통신 디바이스의 발전은 소식이나 안부를 묻는 소통의 개념을 넘어 일상생활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소통의 개념을 확장시켜 주었으며, 그렇게 눈부시기 발전해온 현대의 소통은 내 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일상 속에서 보다 세세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Alexander_Graham_Telephone_in_Newyork<출처 : 위키페디아 백과사전>

 

상상 그 이상의 데이터들이 소통하는 인터넷 모바일 시대

이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장소를 넘나들며 원하는 상대에게 연락을 할 수가 있으며 연락을 넘어 서로의 감정과 상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물리적인 거리 뿐만 아니라 방법적인 면에서도 더 이상 한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즉 그만큼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더 크고 다양해 졌습니다. 또한 주고받는 내용도 안부나 소식을 담은 글이나 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들이 인터넷 통신망을 타고 전세계를 누비고 있습니다.
이제 소통은 인터넷이 없으면 상상할 수 없고 우리 생활에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우리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개인에게 부여된 물리적인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모르는 것들은 바로바로 찾아볼 수 있는 정보화 사회도 거치게 되었으나 너무 많은 정보속에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고  인터넷에 집착하고 잠시라도 멀어지게 되면 생기는 금단현상이나 부작용을 겪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진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분석과 판단력이 중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넘어 사물간의 소통의 실현

이제는 말하지 않는 사물에게까지 인공지능을 탑재하여 사물의 상태와 처한 상황 역시 소통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넘어 사물간의 소통도 끊임없이 이루어 지는 시대가 되었으며 상호간의 메세지를 넘어 사용자의 상태, 환경, 감정, 행동 등 다방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변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시대가 도입되면서 이미 우리는 빅데이터, 모바일, 웨어러블의 화두 속에서 지속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것을 ‘소통’이라는 관점으로 보지 않고 ‘사용성’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그저 더 편리해 진 삶의 형태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물과 사물의 소통, 사람과 사물의 소통, 이것을 어떤 형태의 소통으로 바라보아야 할까요?

사용성에 기반한 소통이란 무엇일까요?

사용성을 반영한 ‘소통’이란

그 옛날 ‘봉화’는 가장 중요한 소식들만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로 존재하였고, 전화기의 발전은 다양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해 주었으며, 인터넷 모바일 시대 이후부터는 공간에 제약 없이 내용을 넘어 상태를 알리는 것까지 확장되어 왔습니다.
이제 소통하는데 있어 물리적인 시간 개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전자제품의 전원 스위치를 오프하기 전까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 시대에서 우리는 우리 주변에 보이게, 또 보이지 않게 흩뿌려 있는 수 많은 소통들을 어떤 개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컨트롤 해야 할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 삶에서 나에게 필요에 의한 소통은 과연 무엇이며 어느 정도의 범위일까?’

‘나는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사용자 경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수많은 편의 시설과 함께 숨을 쉬며 살아가는 우리는 가끔 이런 편리함이 우리의 생활을 침범할지도 모른다는 위험은 잘 인식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디바이스들로 인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더 빨리 업무를 처리하게 되었지만 역으로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기도 했고, 핀테크나 자동결제 시스템은 편리한 만큼 개인정보 보안에 개인이 더 신경 써야 하는 불편과 불안감을 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 주변의 환경은 모바일 시대를 넘어 AI시대로 더욱 인공지능적으로 진화할 것이며 수많은 빅데이터들과 보호받지 못한 수집된 개인 데이터들과 개인화된 프로파일링으로 인해 제공 받는 편의의 밝음 이면에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지는 그늘의 위험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면성을 가지고 제공되는 정보들과 인공지능적 소통을 아무런 필터 없이 받게 되는 개인은 과연 얼만큼 분별력 있게 판단하고 선택하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상태와 욕망을 가장 잘 알고, 자신에 대한 소중함을 우선순위로 두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시 한번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는 이 세상의 무수히 많은 소통의 창들 속에서 주체적인 소통을 하는데 있어 과연 얼마만큼의 준비가 되었을까?’

 

biosophical<출처 : biosopical.org>

 

– 가치UX팀 송창익

 

*메인이미지출처 :  https://www.micr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