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트렌드리뷰(미국편) – 잘 나가던 디자인 기업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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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Media Lab을 이끌었고 RISD(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총장을 역임한 존 마에다(John Maeda)가 벤처 캐피탈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Byers, www.kpcb.com)에 디자인 파트너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습니다. (물론 이는 실리콘 밸리 밖의 관점일 수 있지만..)

그는 디자인계에 꽤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며 오바마 정부의 교육 정책에 관여 – 오바마 교육정책의 핵심인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이 향후 미국 교육의 미래라고 했을 때, 여기에 Art를 추가하여 STEAM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 –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최고의 디자인 대학으로 손꼽히는 RISD의 총장을 역임한 인물이 VC의 디자인 파트너로 옮기는 것은 아무래도 낯선 이직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낯선 흐름이 지난 2여년 동안 더 빠르고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실리콘 밸리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그 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존 마에다가 KPCB에서 발행한 Design in Tech Report가 이러한 흐름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하단 링크 참조)

Design in Tech Report 원본
Design in Tech Report 한글 번역

2015년에 처음 발표된 이 보고서는 2016년에는 더욱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국내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소개된 자료입니다.
이 내용을 모두 다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보고서가 담고 있는 실리콘 밸리의 변화에 견주어 현재 국내 디자인 컨설턴시, 에이전시들의 상황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우선 존 마에다의 2016 리포트에서 언급한 향후 5년간의 변화 예측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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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 & A를 통해 많은 디자이너들이 Top Service 기업들로 유입될 것이고 이를 통해 디자인 산업은 새롭게 재편 할 것이다.
* 디자이너들은 유입에 그치지 않고 이사회 멤버와 같은 중요 의사결정이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여기서 Top Service 기업들이란, 리포트 맥락상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서비스 사업자나 IBM, SAP와 같은 비즈니스 솔루션 기업, Accenture, McKinsey와 같은 비즈니스 컨설팅 기업을 의미)  

2.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VC의 파트너로 합류할 것이고 종국에는 디자이너들 자체 펀드가 출현할 것이다.
*향후 VC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고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3. 기존 통상적인 디자인의 의미는 퇴색하고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디자인 분야로 특징될 것이다.
* 전통 디자인 vs 디자인 씽킹 vs 컴퓨테이셔널(기술과 결합되어 GUI 등으로 구현되는) 디자인
(이 중 전통 디자인은 정체되는 반면 디자인 씽킹과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 결국 전통적인 디자인 지형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함)

여기에서 좀더 살펴볼 것은 1번에서 이야기된 디자인 기업의 M & A에 관한 것입니다.
2004년부터 2016년초까지 42개 디자인 기업이 피인수 되었는데 그 중 절반은 2015년 이후 벌어진 일입니다.
우리 조직이 모델로 연구했던 대표적인 디자인 기업들이 지배구조, 일하는 대상, 일하는 방식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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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기업들이 인수될 때 반대로 UX 디자인의 선구인 Cooper만 Catalyst를 인수하여 몸집을 불렸음)

왜 많은 Top Service 기업들이 디자인 기업들을 인수하였을까요?
존 마에다가 지적한 요인에 더해 필자가 보는 관점을 더하면 주요한 요인은 5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1. 우선 기술적 경쟁 우위로는 차별화의 한계에 다다른 시장 환경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스펙으로는 더 이상 고객을 유인하기 힘들어진 기업들이 고도화된 총체적 사용자 경험 제공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이를 기업의 최고 과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2. 대중의 시대에서 다양성의 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고객 욕구가 더욱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개인의 작은 관심사가 한 개인의 머리속이나 책상에만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는 SNS를 통해 표출되고 타인과 연결되는 과정을 거쳐 작지만 의미 있는 욕구 집단이 형성됩니다. 이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하는 시장이 존재함을 의미하고, 롱테일이 더 이상 아마존의 고객 대응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디자인 씽킹이 기업이 일하는 방식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HBR(Harvard Business Review) 2015년 9월호에서 이를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발 빠른 기업들은 제품 디자인을 넘어 사업전략 수립과 조직의 변화관리에도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IDEO, IBM, 삼성전자, Pepsico 등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잡하고 다양해진 시장에 대한 빠른 응대를 위해서는 이전의 비즈니스 전략 수립이나 신제품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타계할 방식으로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기업에 도입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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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자인 씽킹을 도입/활용하고 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부딪히는 첫 번째 장벽이 조직의 셋팅입니다.
미국도 한국도 마찬가지로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제대로 프로세스화 할 수 있는 디자인 전문가나 UX 디자인 전문가가 시장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편입니다.
특히 UX 전문가는 다양한 산업군과 사용자를 대상으로 여러 프로세스와 방법들을 적용해 보면서 전문성을 키워가게 되는데, 인하우스 디자이너들은 사정상 경험의 폭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어 디자인 컨설턴시나 에이전시에 그들이 포진하고 있던 것이 현실입니다.
조직 필요에 대한 의지와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이러한 컨설턴시와 에이전시를 인수함으로써, 1)빠르게 조직을 셋팅하고 2)경험 자산을 내부 역량으로 가져올 수 있을 뿐 아니라 3)처음부터 스스로 셋팅하는 비용보다 더 저렴하게 조직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IBM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000여명의 디자이너를 보유한 디자인 센터를 내부에 두겠다고 발표했을 때 제시한 투자 비용은 1억불이었습니다.

5. 마지막으로 디자인 기업을 인수하는 이유에는 디자인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도입하여 내재화하려는 의도입니다.
기존 조직에 디자인적 사고를 도입하여 기업의 변화 관리 방안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전략 수립, 의사결정과 관여, 실행 방식 등 많은 부분을 바꾸겠다는 것인데, 기존 조직의 관성과 저항을 이기고 이를 정착시키는 것은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디자인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조직을 유지하며 부서화하는 것은 기업 문화의 변화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소프트 랜딩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여기까지는 미국의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그럼, 한국 디자인 기업들의 경우는 어떠할까요?

다음 포스팅에서 그 내용을 이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라이트브레인  황기석

메인이미지 출처. www.redpon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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