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로서 ‘정리’를 잘한다는 것

기획자로서 ‘정리’를 잘한다는 것

기획자로서 ‘정리’를 잘한다는 것
Category
Share Story

다른 직종도 그렇겠지만, 특히 기획자는 ‘정리’를 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서 작성, 일정 관리, 멤버간의 커뮤니케이션 등 하는 일이 많은데, 그 와중에 어떤 일은 이미 했고, 하고 있으며,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는 기획자가 갖추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양일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이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대략 어느 정도에 왔는지,
과거의 히스토리 중 현재의 이슈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현재 어떤 폴더의 어떤 문서 내에 있는지 혹은 어떤 메일에 작성되어 있는지에 대해 파악이 안되어 급한 업무 처리에 곤란을 겪거나,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야 할 기획자의 업무혼선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번 글에는 기획자로서 그간 일하면서 제 나름대로의 ‘정리’노하우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각자가 나름의 정리 방법이 있고 자기만의 편한 방법이 있기 마련이지만, 가볍게 읽어보시면서 필요한 부분만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1. 메일 정리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메일일 것입니다.
업무 요청 메일이 하루에도 몇 십개 심하면 몇 백 개를 받으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이 모든 메일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들어온 메일이면 다 보관해도 상관 없지만, 참조자로 들어온 메일이라면 메일 폴더 내에 별도의 보관용 폴더를 생성해서 따로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하나가 아닌 여러 요건에 대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 요건별로 별도의 폴더를 생성하여 각각 따로 보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한 요건 내에서도 세부적인 업무 성격별로 내용을 분류해서 폴더 생성 하는 것도 편리합니다.

제겐 메일정리가 가장 기본입니다.
과거에 온 메일 내용을 찾기 위해 들여야 하는 시간도, 불필요한 야근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2. 일정 정리

1번 메일 정리와 연계되는 사항일 수도 있겠네요.
아마 업무 요건의 대부분을 메일로 전달 받으실 겁니다.

요건을 받으면 즉시 일정 정리 Tool에 해당 내용을 작성합니다.
모두 개인적으로 편한 나름의 일정관리툴에 기입하시면 됩니다.
클라우드가 될 수도 있고, 로컬PC의 엑셀 파일이 될 수도 있고, 다이어리 혹은 포스트잇처럼 전통적인 수단을 이용하실 수도 있겠네요.

각자의 일정 정리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즐겨 쓰는 일정 관리 방법을 예를 들어 설명 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위 내용은 실제로 제가 2014년 초에 작성한 일정표의 일부입니다.

“요건명 관련(메일 받은 일시) 기획서 작성 마무리 후 디자인 요청 후 완료되면 확인 후 메일 보내기(마감:2/10)”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일정 관리를 할 때 요건명만 적는 것이 아닌 해당 요건에 대한 업무 프로세스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세부적으로 나열한다는 것입니다.
마감일자도 명확하게 적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요건을 마무리하게 되면, 대부분 적어둔 일정을 지우거나 ‘완료’ 표시 등을 하는데, 전 각 업무 프로세스가 완료될 때 마다 아래와 같이 색깔로 표시를 해둡니다.

1) 기획서 작성 마무리 후
요건명 관련(메일 받은 일시) 기획서 작성 마무리 후 디자인 요청 후 완료되면 확인 후 메일 보내기(마감:2/10)”

2) 디자인 요청 후
요건명 관련(메일 받은 일시) 기획서 작성 마무리 후 디자인 요청 후 완료되면 확인 후 메일 보내기(마감:2/10)”

이렇게 업무 프로세스 중간 중간마다 색깔로 표시를 해주는 이유는,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업무 등으로 이전 업무를 잠시 중단해야 하는 경우, 내가 이전의 다른 업무를 어디까지 진행했었는지를 명확히 알려주는 일종의 업무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간 단계 표시는 녹색으로, 마감일자 표시는 붉은 색 등의 나름의 범례를 정해놓으면 식별하기가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요건이 완벽하게 종료될 때 마다 일정 관리 표에서 완벽히 삭제하기보다는 숨김 처리를 해둡니다.
이는 과거의 히스토리와 근거자료가 필요할 경우 매우 요긴하게 쓰여집니다.

3. 폴더 및 문서 정리

기획자의 PC에는 많은 문서가 있습니다.
이 문서를 어떻게 관리하고 아카이브화 하느냐가 관건일텐데요.
사실 ‘정리’라는 것에는 ‘분류’라는 본질적인 공통 분모가 있기에, 그 ‘분류’라는 핵심 명제만 마음 속에 잘 간직한다면 폴더 정리 또한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3

<이미지 출처 : http://letscc.net>

정리를 할 때에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라는 기본규칙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업무에 필요한 문서와 그렇지 않은 문서를 각각 분류합니다.

각 프로젝트별 / 요건별 등의 하위 폴더 구조에 따라 폴더를 생성하고, 생성된 폴더에 문서를 담습니다.
문서에 이름을 붙일 때는 아래와 같이 규칙을 정해 이름을 붙입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프로젝트명_요건명_버전_날짜_작성자명

이렇게 문서명을 규칙화하는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프로젝트 별 관리 / 요건 별 관리 / 명확한 버전 관리의 이점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그 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문서명을 규칙적으로 명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됩니다.

기획자가 제대로 문서를 정리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는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을 벗어나 프로젝트 팀원과 업무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들면 문서의 버전이 꼬여서 디자이너에게 업무가 잘못 전달되어 밤새 불필요한 일을 하게 한다거나,
협업시 서로 다른 기억으로 논쟁이 일어날 경우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 잘하는 기획자는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보다는 위와 같은 기본을 제대로 지켜나가는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4. 커뮤니케이션 정리

여기서 말하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대화 뿐 아니라 메일 등의 텍스트로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이 포함됩니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물론 현장에 가서 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부득이하게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도중에 치고 나가야 할 때도 있지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말이 끝날 때까지 귀를 기울여 들으려 노력합니다.
메일을 작성할 때에는 비록 메일을 받는 사람이 메일 히스토리에 처음부터 있었다 할지라도, 항상 그 메일 내용을 처음 접하는 사람인 것처럼 배려합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 즉 흐름이 있습니다.
충분한 컨텍스트(Context)를 작성한 후 현재의 이슈를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해와 왜곡이 생길 수 있습니다.

메일이든 회의든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끝은 간략한 정리로 마무리합니다.
대화 혹은 메일 작성을 길게 하다 보면 요점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5. 아이젠하워 원칙

앞서 말한 정리 사항을 지켜나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획자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태도일 것입니다.
항상 정리된 생각과 행동을 유지하는 것은 업무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4

<이미지 출처 : http://letscc.net>

실제로 미국 아이젠하워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행동 및 업무 진행 방식을 점검하고 정리했다고 합니다.
‘아이젠하워 윈칙’이란 미국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함에 적용하고 있는 방법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이 원칙의 주요 골자는 어지럽고 복잡한 상태를 간단하게 정돈해 주는 것입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먼저 빈 책상을 4등분으로 나누고
가, 나, 다, 라의 이름을 붙인 후 책상 내 흩어진 물건들을 4등분한 자리의 한곳에 모두 모읍니다.
그 후 아래와 같이 해봅니다.

1) (가)구역에는 버릴 물건들을 모읍니다.
버릴 물건들이란 예를 들어 날짜가 지나간 신문 및 달력, 참고서, 쓰지 않아 방치한 카드 및 문서, 그 외 사용하지 않는 도구들이나 그 설명서 등입니다.

2) (나)구역에는 팀 내 혹은 조직 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거나 위탁함으로써 처리가 가능한 것들을 모아봅니다.
아이젠하워 원칙에 따르면 일을 정리 정돈할 때는 모든 일을 자신이 직접 진행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가급적 팀원들과 분담하여 일을 다같이 함께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모든 일을 함에 있어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가능한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3) (다)구역에는 바로 지금 진행해야 할 것들을 모읍니다.
그 자리에 모아지는 사항 혹은 요건들은 반드시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 구역에 모아진 것들은 미루면 안됩니다.

4) (라)구역에는 해야 할 많은 일 중에서 아직은 시급하지 않은 사항들을 모읍니다.
이 구역에 분류되는 사항들은 전화를 걸거나 메일 혹은 팩스를 보내서 진행/처리할 수 있는 사항들도 포함됩니다.
서류철에 곧바로 끼워 넣을 수 있는 것들은 그 즉시 정리함으로써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4등분의 방법은 아래 원칙을 지켜야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1) 4등분 된 영역 내, 중간에 어정쩡하게 걸쳐 놓는 사항들이 없어야 합니다.
2) 각 서류는 망설임 없이 한 번 만에 손에 잡아야 합니다.
3) 말씀드린 4가지 구역 외에 다섯 번째 구역이나 여섯 번째 구역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주변을 정리하면 언제든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이 생겨난다고 합니다.

정리 정돈은 앞서 말한대로 개인의 고유한 스타일이 있기에 옳고 그른 것이 없습니다.
외부의 사람이 봤을 때 그저 혼란스럽고 정리가 되어 있지 않는 것 같지만, 나름대로 그 안에 나름의 규칙을 갖고 관리하고 있는 사람도 본적이 있습니다.^^

5

<이미지 출처 : https://twitter.com/sw_apricot/status/620982357986639872>

 

중요한 것은 나름의 정리 스타일을 반드시 정의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타일은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아예 그 ‘정리하는 태도와 스타일’이 없는 것은 업무를 진행해 나가는 데에 한계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

– 가치 UX 그룹 문서인

3 Comments

  1. 2ys 2016년 01월 27일 at 11:33 오전 - Reply

    좋은정보 감사해용:-)

  2. 문철한 2016년 01월 27일 at 5:01 오후 - Reply

    아이젠하워 방식은 저도 취업자 역량 강화 캠프에서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책상의 사이즈가 충분히 커야 한다는 것이 있는데 이건 책상이 아니라 책장에 똑같이 적용해 해결하고,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융통성이 없길래 ‘소모성 물건’을 위한 부분을 추가해봤습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

  3. 하늘나리 2016년 02월 26일 at 9:36 오전 - Reply

    회사 생활 하다보면 부서가 변경되거나 자리 이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력물로 보관하는 것은 한계가 많더라고요.
    하나의 굵직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짬을 내어 스캔해서 정리해 놓게 되었습니다. 물론 외장하드 용량이 1TB라서 파일 보관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가능하지요..^^ 1년 내에 보지 않는 문서는 그 이후로도 안 볼 확률이 높고, 스캔한 파일의 문서명을 구체적으로 지정해 놓으면 추후에 검색해서 찾기도 좋더라고요.

    1. 원본이 꼭 필요한 문서인가? (가령 결재문서 등) -> Yes. 출력물을 파일철에 잘 보관
    (1의 질문에서 No의 경우)
    2. 다음에 다시 볼 가능성이 있는가? -> Yes. 스캔 후 파일명 구체적으로 기재 / No. 폐기

    전에는 참고도서며 회의자료며 출력물들이 굉장히 많아 책장이나 캐비넷까지 꽉꽉 들어차 있어서 자리 이동 때마다 힘들었는데, 이제 개인 책상 안에서도 충분히 공간활용이 가능하답니다 ^^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