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UX, 이동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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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이 재미있는 전동기구를 하나 샀습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싱글 휠과 유사하지만 바퀴가 두 개인 2륜 전동휠인데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정준하가 타고나와서 눈길을 끌기도 했던 것입니다.

01[ 무한도전 정준하/사진=정준하 인스타그램 ]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데다 특이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전기모터나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탈것들은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을 벗어나 생활 속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놀이기구로까지 확장되어서 사람들에게 제공 되고 있는데요.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제품들이 대중화 될 것이라고 생각되진 못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탈것들에 대한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전기자동차로 이름난 테슬라나 경제성과 대중성이 확보된 전동휠을 발표한 중국의 샤오미가 좋은 예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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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오미 나인봇 미니, 쌍발 전동휠 ]

제가 흥미로웠던 것은 이런 제품들이 안전성, 속도 등 이동수단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성능들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흥미와 감성도 중요시 한다는 것이고,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것들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이런 이동수단들에 영감을 주었던 영화 속 재미있는 이동수단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흥미와 재미의 호버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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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빽투더퓨처2 후버보드 ]

제 나이 또래 분들은 분명히 기억할 영화 빽투더퓨쳐2의 후버보드입니다.
공교롭게도 영화 속 주인공은 2015년 10월의 미래에서 이런 공중을 떠다니는 보드를 경험하게 되지만, 실제 그 미래가 현실이 되어 버린 지금 아직 이런 제품이 상용화 되진 못했죠.

하지만 올해 8월에는 렉서스에서 Lexus Hoverboard라는 제품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ZwSwZ2Y0Ops

조회수가 1200만을 넘긴 이 영상을 살펴보면 호버보드는 공중에 뜬 상태로 하얀색 기체를 내뿜고 있고, 바닥에서 약간 떠 있는 상태로 움직이기 때문에 마찰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영화처럼 지면과의 높이가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네요.

렉서스에 따르면, 이 호버보드는 초전도체가 자성을 밀어내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바닥에는 자석 레일을 깔아 호버보드가 정해진 경로로 움직이도록 설계되었고, 액화질소 냉각으로 만든 초전도체와 전력을 공급하지 않아도 자성을 유지하는 영구자석을 이용해 공중에 떠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상 촬영에 참여한 프로 스케이트보더 로스 믹거랜(Ross Mcgouran)조차도 중심잡고 타는 것을 어려워했다고 하네요. 실제 제품으로 출시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이동수단의 보편적인 니즈를 벗어난 사용자의 감성과 재미 추구 면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360도 무빙, 360도 시야각의 자이로 스페어

영화의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발전된 이동수단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쥬라기공원의 레일자동차와 자이로스페어 입니다.

쥬라기공원1에서는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공원을 관람하는 레일자동차가 있었다면 최근 개봉한 쥬라기월드에서는 공원을 어디든 다니면서 사용자들에게 보다 현장감 있는 관람을 제공하는 자이로스페어가 등장했습니다.

이 자이로스페어는 시야가 360도 개방형이고 외부를 감싼 글래스가 바퀴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것 역시 ‘관람’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넓은 시야와 자유로운 이동성과 편리한 조작 등 목적에 맞는 UX들이 반영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는 이동수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를 통해 처음 접했을 때 매우 신선했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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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쥬라기공원 ‘무인 레일 자동차’ (포드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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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쥬라기월드 ‘자이로스페어’]

실제 전시된 자이로스페어의 모습을 살펴보면, 전체를 감싸는 글래스는 없지만 스틸로 제작된 의자와 양쪽 어깨를 모두 감싸야 하는 안전벨트, 그리고 간단한 조작이 연상되는 조이스틱이 중앙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적으로 높은 속도를 내기엔 무리가 있고, 구체형 글래스의 내구성이 의문이긴 합니다만, 구현이 가능하다면 천천히 자유로운 관람이 필요한 곳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
다만 순수한 교통수단으로서는 의문은 좀 남아 있습니다.

360도 방향전환이 가능한 이동수단에 대해서는 한국타이어 드라이빙 랩에서도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9월 이후 광고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4개의 타이어가 아닌 하나의 타이어로 어느 곳이든 방향전환이 가능하다는 것과 균형 센서를 이용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이동수단이 어디까지 바뀔 수 있을지를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zyMk13Haac

미래형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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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 ‘자율주행자동차’]

다음은 이동수단 외에도 많은 시사점을 남겼던 ‘마이너리티 리포트’ 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 탐크루즈가 손짓으로 제어하는 버쳘 스크린 인터페이스 인데요.
자동차 역시 그에 못지 않은 임팩트를 남겼습니다.

생활에 매우 밀접한 승용차의 미래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자동차에 대해 갖고 있는 니즈와 그것에 대한 거시적 상상이 돋보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도시의 교통 통제 시스템하에서 자동으로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도달하게 해주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등장합니다.
또한 달리던 방향과 직각으로 수평이동이 가능하며 벽을 타고 수직이동을 하기도 하고, 내리면 바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요.

영화상으로는 자동 주행과 수동 주행이 음성제어를 통해 자동 전환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시점에서 50년 후의 워싱턴DC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아직 그 시점이 되지 않아서 인지 현실에서의 자동/무인 자동차에 대한 개발은 아직은 시작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이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데요.
구글의 무인자동차나 2015년 1월 CES에서 공개된 벤츠 F015가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구현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ercedes-Benz F015 - Luxury in Mo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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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NZ F015 ]

벤츠의 F015는 아직은 컨셉트카 상태이고 아직 상용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능들의 일부는 실제 구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개발엔지니어가 설명했다고 하네요.

잠깐 자동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F015의 몇 가지 기능들을 살펴보면, 무인 자동차가 컨셉임에도 핸들과 페달이 남아있다는 것이 이채롭습니다.

직접적으로 자동차를 조종하고 제어하는 기능들이 고스란히 탑재되어 있습니다.
즉 운전을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핸들을 등지고 앉을 수 있는 시트가 있음에도 조작의 감성이 여전히 자동차의 UX에 있어서는 결코 배제 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죠.
운전석만이 아닌 전체 폭을 활용한 광활한 대시 보드도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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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동차 앞의 보행자를 탐지하면 안전지대를 표시해주기도 합니다.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시면 이 자동차에 대한 더 상세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최첨단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이런 무인 자동차의 컨셉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직은 미지수일 것 같습니다.

사람이 제어하고 조종하는 것에 즐거움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든가,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 속의 판단을 기계가 제어하는 것에 대해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 지가 성공의 여부를 가를 것이라 예상됩니다.
이동 상황에 따른 사용자의 감성이 어디까지 만족 될 수 있을지, 또 영화 속의 이동 수단들이 어디까지 현실화가 가능한지 기대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고 싶네요.

– 가치 UX그룹 윤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