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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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주전자가 말을 하며 시간여행을 시켜주던 애니메이션. ‘땅, 불, 바람, 물, 마음’ 반지만 끼면 반지와 내가 하나되어 엄청난 파워로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들! 만화 속 주인공과 똑같은 시계를 차고 팔을 쭉 뻗어 주문을 걸며 친구들에게 액션을 취합니다. 그렇게 허공에 대고 입으로 효과음을 내며 날고 뛰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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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웨어러블디바이스 이미지검색)

어릴적 놀이터에서 주문을 외치며 휘두르던 장난감 시계나 일본 만화에서 보던 드래곤볼 스카우터 장비,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경찰들이 착용하던 안경 모두 상상속에 존재했던 기능들을 똑같이 구현해 낸다는 것에는 크게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제가 가지고 있던 장난감과 다른 점은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동시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져 더 실용적이고 무엇보다 더 폼이 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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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마이너리티리포트 이미지검색)

2002년 스티븐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
요즘에야 SF영화의 흔한 장면들이 되었지만, 당시 이 영화는 미래사회의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던 장면들로 유명합니다. 손가락의 제스처를 이용하여 컴퓨터를 조작하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빼내어 주고 받는 클라우드 환경을 예측해 내기도 했습니다.

이미 오래 전, 스마트를 품고 웨어러블을 연구하다.

2002년 제작된 마이너리티리포트의 여러 장면들은 이후 MIT 연구에 의해 현실화됩니다.
바로, 2009년 발표된 MIT Media lab의 ‘Pranav Mistry’ 의 sixth sense technolog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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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MIT sixth sense 이미지검색)

탐크루즈와 Pranav Mistry의 두 이미지를 비교해 볼까요?
영화 속 이미지의 남성이 굉장히 잘생겼다는 것 외에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손가락의 제스처를 이용해 크게는 컴퓨터를 작동하고 작게는 특정 데이터를 컨트롤 합니다.

아이폰 발표당시 스티브잡스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가락은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포인팅 디바이스다”
이 말을 좀더 확장해 생각해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 디자인의 핵심은 인체와 일체화된 도구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모든 것들을 손목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MIT sixth sense technology는 이제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손목부터 안경까지 웨어러블의 형태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10 발표현장에서 무선 홀로그래픽 컴퓨터 ‘홀로렌즈’를 발표하면서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디바이스를 선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홀로그래픽 플랫폼’인 윈도우 10은 개발자들이 실제 현실에서 홀로그래피를 만들 수 있는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데, 홀로렌즈는 이를 활용해 실제 공간에 홀로그램을 입혀 목소리나 동작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허공에 뜬 스크린을 손으로 확대하거나 3D 프로그램으로 만든 결과물을 3D 입체 영상으로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함을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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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스탬프 MC10 홈페이지정보: http://www.mc10inc.com/digital-health/home-diagnosis/ )

미국의 재료 과학자 존 로저스(John Rogers)가 이끄는 회사 MC10에서 발표한 ‘바이오스탬프(Biostamp)’.
실리콘 회로를 가늘게 연결해 신축성을 갖춘 반투명 회로를 일회용 밴드처럼 간편하게 몸에 붙이면 두뇌, 심장 박동, 근육 활동, 체온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들고 다닌다는 개념에서 착용하고 붙이는 것으로까지 진화하는 중입니다.
‘들고 다닌다’는 것은 얼마든지 타인과의 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착용한다’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이미 내 몸에 착용되어 있는 것은 내가 허락해야만 다른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붙이다’라는 것은 고유함을 갖습니다.
마치 붙였다 떼어내면 그 기능이 사라질 것 같은 심리적 불편함이 존재하고, 내 몸에 붙였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역시 유쾌하진 않습니다.

바이오스탬프는 개인의 몸에 붙여지면서 지극히 개인적인 고유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합니다.
하나의 기계로 다양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에게만 특화된 철저히 개인화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디자인은 결국 몸과 하나가 되는 디자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웨어러블. 상용화는 어디까지일까?

들다 → 착용하다 → 붙이다
다음은 또 어떤 행위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저는 렌즈 삽입술이 떠올랐습니다.
렌즈 삽입술은 눈이 나쁜 환자에게 각막 안에 렌즈를 삽입함으로써 눈을 더 좋게 해 주는 수술인데, 필요하지 않을 때 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먹다. 넣다. 삽입하다…’ 와 같은 것들도 가능해질까요?

디바이스는 점점 작아졌지만 그 안에 담긴 기능은 점점 복잡해졌습니다.
결국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하드웨어가 아닙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연결되어질 가상현실, 그것을 사용하는 그 안에서 실현될 새로운 인간과  컴퓨터와의 인터랙션 및  UX 디자인은 생활 속의 디자인을 바꿀 뿐만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마저 바꿔갈 것입니다.

UX 기획자인 우리는 그 안에 담기는 콘텐츠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역할로써, 생활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그리고 인체공학까지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울 것도, 해야 할 일도 점점 더 많아지는 세상입니다. ^^

 

– 가치 UX 그룹 송창익

 

* 메인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MS 홀로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