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기획자가 본 프로젝트 성공과 실패요건

UX 기획자가 본 프로젝트 성공과 실패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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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라이트브레인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대략 14건.
A프로젝트는 작년 10월에 시작 후 곧 서비스 오픈을 기대하고 있고, B프로젝트는 컨설팅부터 시작하여 UX 설계를 마치고 한창 그래픽 작업으로 바쁩니다. C프로젝트는 6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고도화 하고 리뉴얼 하고 또 고도화하고 싸이클을 돌리며 진화하고 있고, D프로젝트는 김천까지 출장을 가서 UX 리서치를 진행 중입니다.
차주에는 또 하나의 의미있는 제안을 준비 중인데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14 개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컨디션이 하나같이 다릅니다.
천차만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주지와 거리가 있는 곳으로 출퇴근하며 물리적 수고로움을 동반하기도 하고, 클라이언트와 호흡 맞춰 7부 능선을 넘어섰는데 임원보고에서 되돌아와 고민중인 케이스도 있습니다.
고객사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고생을 하는 프로젝트도 있고, 담당자와 우리 실무자가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주고 지원하며 서로 신바람이 나 즐겁게 프로젝트를 순항시키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떨까요?
늘 100% 만족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어쩌면 100% 만족한다는 경우가 오히려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결과 또한 과정처럼 하나같이 다릅니다.
꽤 큰 만족을 경험하며 종료 회식을 하기도 하고, 때론 고객사에서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에이전트 입장의 우리가 섭섭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 분명한 건 위의 과정상에서 함께 이루어가는 하루하루의 스토리가 그 결과를 예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그렇다면 우리가 하고 있는 이 작업들의 다양한 과정과 결과에 어떤 요인이 있기에, 다른 결과를 낳고 서로 다른 경험으로 기억되게 하는 걸까요?
물론 여러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서비스 내용, 비용, 일정, 시장환경, 조직의 성격 등.
우리의 업이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사용자를 연구하여 결과를 내는 일이지만, 이 또한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가장 중심은 역시 사람입니다.

UI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코웍(co-work)하는 사람의 구성은 크게 고객사(담당자와 결정권자)와 UX 디자이너(설계와 그래픽) 그리고 개발자로 이루어 집니다.
컨설팅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고객사와 컨설턴트 중심의 구조에 피조사자가 그 구성을 채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각 파트의 역할을 간단히 살펴보면,
고객사는 서비스하고자 하는 정책을 정의하고 서비스의 방향에 대한 요구를 수립하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UX 디자이너는 고객사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편리하면서 유익하게 경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당합니다.
컨설턴트는 고객사가 알고 싶어하는 사용자의 경험치를 분석하고 방향을 찾아내고, 개발자는 고객사의 요구와 디자인을 완벽하게 구현할 방법을 찾아 현실화 합니다.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위와 같이 각자 맡은 자기역할에 부응하는 능력과 자세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간의 소통능력에 따라 과정과 결과가 달라집니다.

UX 디자인 에이전시는 회사마다 각자의 고유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일을 진행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진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사의 접근방식이나 요청에 따라 유동적으로 그에 대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기본역할이 가장 중요한 요인인 것은 분명하며 그것이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결정한다고 봅니다.

생각해보건대
각자 어떤 포션에서 어떤 태도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잘 정의해보면, 문제적 결과의 가능성을 줄여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성공적인 프로젝트의 요건

개념적으로 정의할 수도 있겠지만 결과가 좋은 프로젝트들을 차근히 분석해보면서, 우리가 하는 일의 퀄리티와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고객사와 우리, 모두가 만족한 프로젝트는 어떻게 각자의 역할이 정리되어 있었으며 어떤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했으며 어떤 관계 속에서 진행이 되었는지 말입니다.

제가 경험한 프로젝트 중,
몇 개의 유쾌하고 의미있던 프로젝트들의 긍정적 요소들을 뽑아보니 아래와 같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고객사

  •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책이 있다)
  • 의사결정 라인이 명확하다.
  • 고객사 담당자가 디지털 디바이스 UI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리딩한다.
  • 다수 에이전시 또는 개발사로 구성된 경우 R&R 구분 및 업무 진행 방식을 사전 정의한다.
  • 단계별 산출물의 결과를 정확하게 짚고 명확한 요구조건을 가지고 GAP이 있다면 그것을 줄여가며 진행한다.
  • 존중하는 태도와 소통방식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 이슈발생시 파악, 보고, 의사 결정 단계를 빠르게 진행한다.

UX 디자인 에이전시

  • 프로젝트 착수 전 상세한 사전분석을 통해 해당 프로젝트에 적절한 인력을 투입한다.
  • 설계 전 프로젝트 관계자들의 의지 또는 요건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 내 서비스를 만들 듯 자발적이고 적극적 자세를 가진다.
  • 단계별 산출물을 제시하며 주요이슈들을 계속 파악하고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주요 설계 진행시 개발파트와의 리뷰자리를 일찍 준비하여 가능성과 일정 등에 대한 계산을 고려한다.
  •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선진적이면서도 사용자지향적 UI를 제공하기 위한 자세를 유지한다.

공통요건

  •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고객실무자와 설계, 디자인 파트가 함께 아이데이션을 진행하며 눈높이를 맞추고 프로젝트 해석력을 갖춘다.
  •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 기반에서 책임과 능력을 발휘한다.
  • 임원진 등 의사결정권자 보고시 함께 참석하여 실무자와 UX 설계, 디자이너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낸다.
  • 고객사와 UX 디자이너 서로 경쟁하듯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케이스를 찾아본다. UX 디자이너에게 지속적인 자극을 준다.

“너무 새삼스러운데? 당연한 거 아닌가?”
많이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두가 모든 프로젝트들을 위와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각자에게 기대한 역할이 정당할 때,
기대하는 능력에 부합할 때,
그리고 존중할 때 가능한 일들입니다.

프로젝트 실패사례

프로젝트가 어려워지는 대표적인 경우들을 생각나는대로 아래 정리해 봤습니다.

  • 고객사의 의사결정권자가 수시로 맘을 바꾸어 실무자를 지치게 하는 경우
  • 담당자가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한 것을 자신 있게 보고하지 못하고 뭇매를 맞는 경우
  • 서로 무리한 일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라고 하면 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서 업무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원하는 결과도 얻지 못하는 경우
  • 때론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갑과 을이라는 잘못된 관계인식이 자존감을 상하게 해서 의욕을 꺾어버리는 경우
  • ‘당신들이 전문가 집단이잖아’하며 실무자가 뒷짐지고 있는 경우

다양한 변수, 즉 자신의 위치에 따른 역할과 태도를 갖지 못해 일어나는 요인들에 의해 멋진 그림을 그려보자고 만난 TFT가 불화를 겪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겪다가 결과를 아쉬워하며 헤어지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만약 지금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무언가 문제가 느껴진다면, 위의 성공요인과 실패요인을 한 번 살펴보고 개선하면 어떨까요?

마치며

우리는 현재의 프로젝트를 마치면 잠시 리프레시를 거치고, 또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해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갈 것입니다.
사용자의 숨겨진 니즈를 찾아 가장 적확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 고통스럽더라도,
늘 순풍에 돛단 듯 아무 일이 없다면 그 또한 문제적 상황일테니,
작고 큰 문제를 만나더라도 각자 포지션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고
그 위치에 맞는 능력을 발휘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 속에서 해결하여
희망적이고 발전적인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작은 물결 波 큰 물결 浪을 겪으면서도
찾고자 하는 섬을 향해 함께 가는 길에 건투를~

 

– 가치 UX 그룹 민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