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관점에서의 ‘마쓰다 스타디움 히로시마’ 1편 – 리서치와 건설 계획

UX 관점에서의 ‘마쓰다 스타디움 히로시마’ 1편 – 리서치와 건설 계획

UX 관점에서의 ‘마쓰다 스타디움 히로시마’ 1편 – 리서치와 건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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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해 보다 뜨거웠던 스토브리그가 지나 새로운 2015 시즌을 앞둔 프로야구. 최근 몇 년 동안 프로야구 각 구단과 지자체에서는 뜨거운 야구 인기에 걸맞은 인프라를 확충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여가 생활을 선사하기 위한 방안으로 ‘팬 친화적인’ 야구장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선진 야구 인프라를 벤치마킹하며 저마다 최고의 야구장을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국내 야구장 관계자라면 꼭 한번씩은 다녀 간다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MAZDA Zoom-Zoom 스타디움 히로시마'(이하 마쓰다 스타디움)입니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최고의 관람환경을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마쓰다 스타디움’을 사용자 경험(UX)측면에서 총 2회에 걸쳐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홈 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마쓰다 스타디움’은 지난 2009년 낙후된 기존 홈 구장을 대체하기 위해 새롭게 건립된 33,000석 규모의 오픈형 구장입니다[1].
약 4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완공된 마쓰다 스타디움은 웬만한 메이저리그 구장에 머금가는 최고의 관람환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한데요.
지난 시즌 첫 선을 보인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비롯하여, 신축이나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많은 구단들이 한번씩 다녀왔을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한 곳이기도 합니다.

한 여름에 에어컨(!)이 나온다는 돔 구장도 아니고, 그렇다고 최첨단 IT 설비가 있는 것도 아닌 이 평범한(?) 오픈형 야구장이 ‘팬 친화적인’ 경기장의 대명사로 불리게 된 이유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바로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끊임없는 토론에 의해 진행된 설계 과정에 있습니다.

 

사용자의, 사용자에 의한, 사용자를 위한

마쓰다 스타디움 착공 후 7개월 경과

마쓰다 스타디움 착공 후 7개월 경과 (출처 : 위키피디아 [2] )

지난 2004년 11월, 히로시마 시민들의 오랜 염원을 담아 시작된 신 구장 건설 계획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추진 되었습니다.
4년 여의 준비 기간 동안 시민들과 기업 그리고 지자체가 함께 모여 무려 100 차례의 토론을 거치며 최고의 경기장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이어졌습니다[1] [2].
이 자리에서 사실상 주 관객이라고 할 수 있는 히로시마 시민들은 기존 홈 구장에서 느꼈던 불편함을 바탕으로 신 구장에 담아내고 싶은 아이디어들을 도출해 내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한국 구단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지만, 당시 히로시마 시 당국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30개 전 구장을 직접 방문하여 각 구장들이 가진 장점들을 모아 신축 구장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쏟아낸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은 ‘마쓰다 스타디움’의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면서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선사하는 ‘팬 친화적인’ 야구장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히로시마 시(市)가 시민들과 기업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이를 마쓰다 스타디움 건설 계획에 반영했던 것처럼 웹 관련 프로젝트 진행 시에도 공급자와 사용자 양측 모두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분석하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우측 외야에 위치한 소베리아 시트.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우측 외야에 위치한 소베리아 시트.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웹 기획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착수와 함께 해당 프로젝트에 구현하고 싶은 디자인이나 기능 등에 대한 다양한 요구사항을 공급자로부터 전달받게 됩니다. 이와 동시에 향후 해당 서비스를 실제로 경험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도 FGI, Extreme user interview 등과 같은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여 그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되는데요.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경기장에 반영된 마쓰다 스타디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되는 다양한 의견들은 이것을 구조화, 시각화하여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내었을 때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날 수 있게 됩니다. ( 자세히 보기 : 필드 리서치의 7가지 속성 )

 

좋아! 편안함과 익숙함

많은 이들의 의견이 곳곳에 녹아있는 마쓰다 스타디움도 사실 실제로 방문을 해보면 전체적으로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야구장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물론 한국의 야구장에 비해 훨씬 더 깨끗하긴 합니다 ^^;;).
티켓팅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선 후 좌석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기까지, 이러한 동선과 공간에서 겪게 되는 경험들이 기대만큼 특별하다거나 놀랍게 다가오긴 않았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관객에 최적화된 경기장이 아닐까란 생각도 하게 됩니다.
갈 때마다 길을 헤매게 되는(?) 잠실야구장보다 처음으로 방문한 마쓰다 스타디움이 더욱 익숙하고 편안했던 것처럼 말이죠.^^

도요 카프 서포터즈 만을 위한 2층 응원석 ('카프 퍼포먼스'석)

도요 카프 전용 응원석 ‘카프 퍼포먼스’석

관객은 파울라인에 닿을 듯 가깝게 배치된 좌석(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도 이 부분을 벤치마킹)에 앉는 순간부터 마치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듯 경기에 빠져들게 되며, 낮은 경사면을 따라 배치된 좌석들은 50 x 85cm 의 넓은 공간과 함께 확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1].
또한 다음 편에 좀 더 자세히 다루게 될 콘코스(경기장 내 개방형 통로) 덕분에 경기장 내 편의시설 이용 시에도 경기를 놓치지 않고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마쓰다 스타디움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역시 30가지가 넘는 다양한 좌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티켓을 예매할 때부터 큰 고민에 빠지게 하는 이 다양한 좌석들은 경기장 곳곳에 깨알같이 위치하여 다른 야구장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외야에 위치한 매트리스석(공식명칭 ‘소베리아 시트’석)은 친구나 연인들을 위한 편안한 관람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바로 그 위에는 도요 카프의 서포터즈를 위한 2층 규모의 스카이 응원석(공식명칭 ‘카프 퍼포먼스’석)이 마련되어 매 경기마다 열띤 응원전을 펼치게 됩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테이블 단체석이 경기장 곳곳에 깨알같이 설치되어 퇴근 후 단체로 관람 온 직장인이나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3].

마쓰다 스타디움의 다양한 좌석들. 파티 데크 외야석, 프리미엄 테라스석, 코지 테라스석, 스카이 시트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쓰다 스타디움의 다양한 좌석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파티 데크 외야석, 프리미엄 테라스석, 코지 테라스석, 스카이 시트 ( 출처 : 히로시마 도요 카프 공식 홈페이지 )

이처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30가지가 넘는 관람석을 탄생 시킨 마쓰다 스타디움과 달리, 실제로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려고 할 때면 적잖은 어려움을 만나곤 됩니다. 리쿠르팅 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에 적합한 인터뷰 대상을 찾지 못한다거나, 인터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스토리가 흘러가는 경우 매우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무난히 리서치를 진행하여 좋은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더라도 기획자로서 이 것을 실제로 결과물에 반영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난관을 이겨내야 하는 또 다른 산들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앞서 소개한 것처럼 마쓰다 스타디움 건설을 위해 히로시마 시(市) 당국과 시민들, 그리고 기업들이 함께 보여준 일련의 준비과정들은 (물론 그 안에서 알려지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 자체가 성공사례로 여겨질 만큼 아주 모범적인 필드 리서치 과정을 거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서치에서 겪게 되는 이러한 어려움과 해결책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자세히 보기 : 리서치를 잘하는 비법 )

아름다운(?) 건설 과정 만큼이나 깨알 같은 매력을 지닌 마쓰다 스타디움의 내부 모습에 대해서 2편 ‘끊김없는 경험과 콘코스, 그리고 디자인 아이덴티티’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 가치 UX 그룹 최길수

UX 관점에서의 ‘마쓰다 스타디움 히로시마’ 2편 – 끊김없는 경험과 디자인 아이덴티티

 

참고 :[1] Mazda Zoom-Zoom 스타디움 공식 홈페이지[2] 위키피디아 (MAZDA Zoom-Zoom 스타디움 히로시마, 日本語)[3] Hiroshima Toyo Carp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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