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기능과 직선으로 대변되는 아방가르드 운동, 데 스틸(De Stijl)의 디자이너 피트 츠바르트

07. 기능과 직선으로 대변되는 아방가르드 운동, 데 스틸(De Stijl)의 디자이너 피트 츠바르트

07. 기능과 직선으로 대변되는 아방가르드 운동, 데 스틸(De Stijl)의 디자이너 피트 츠바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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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시세션의 배경과 <빈분리파>의 행적을 기록한 잡지 신성한 봄(Ver Sacrum)을 소개했습니다. 금주는 기능과 직선으로 대변되는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아방가르드 운동인 데 스틸(De Stijl)의 주요 디자이너중 한 명인 피트 츠바르트(Piet zwart)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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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반, 네덜란드는 그래픽 디자인에서 독일, 러시아와 더불어 아방가르드의 최전선이었습니다.
그 중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인 영역에서 독창적인 공헌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피트 츠바르트(Piet zwart)입니다.
그는 1902년부터 1907년까지 암스테르담의 “미술공예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이 학교는 회화, 건축, 가구 디자인을 구분하지 않는 예술종합학교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피트 츠바르트는 이곳에서 여러 가지 디자인 실험을 하며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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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에 피트 츠바르트는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처음으로 의뢰받습니다.
그 후 그는 델프트 공과대학에서 잠시 공부하고, 학위까지 받지만 1914년 전쟁의 발발으로 인하여 갑작스레 학업을 중단하게 됩니다.
그는 1919년에 당대의 유명한 건축가 얀 빌스(Jan Wils)의 건축 사무실에서 조수로 일하게 되면서, <데 스틸>의 구성원이었던 빌스를 만났고 처음 <데 스틸>을 접하게 됩니다.

<데 스틸>이라는 말은 네덜란드어로 양식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The Style”입니다.
<데 스틸>은 1917년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미술, 조각, 건축, 디자인 등 예술 전 분야에 걸쳐서 형성된 조형예술운동 이며 <데 스틸>이라는 용어도 그들이 발간한 잡지의 이름에서 유래 했습니다.
<데 스틸>은 20세기 입체파에서 비롯된 조형 예술 전 분야에 걸쳐 본격적으로 전개한 최초의 운동입니다.
이들은 조형 예술의 통합을 주장하였는데, 그 원리는 회화, 건축, 디자인을 막론하고 모든 공간을 평면으로 간주하고 기하학적 형태와 삼원색의 기본적인 조형 요소로 적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지금 부터는 <데 스틸>이 탄생하게 된 계기와 <데 스틸>이 가진 역사적 의미 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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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는 새로운 조형 운동으로서 전위적인 조형 원칙을 고수하였던 구축주의(Constructivism)가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조형적 사상은 재차 서유럽 국가와 러시아의 아방가르드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되며 1917년 네덜란드에서 <데 스틸>이 등장하는 중요한 빌미를 제공합니다.
조형영역에서의 구조주의 영향은 전통을 거부하며, 순수한 형태에 대한 고집, 조형상의 단순성, 재료의 제한 그리고 색의 제한을 통한 기계적인 대량 생산의 조건과 일치하는 새로운 조형원칙으로서 유럽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바로 산업적 조형을 의미합니다.

레이너(Rayner)는 현대 예술과 산업사이의 데스틸에 대하여 “<데 스틸>은 기계 시대의 산업적 조형을 위하여 매우 적당하다”고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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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데 스틸> 결성을 주도하였던 테오 반 도스브륵(Theo van Doesburg)은 예술가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말 합니다.
첫째는 순수한 시각적인 작업을 창조하는 것이며, 둘째는 바로 순수한 시각적 예술의 공명성이 널리 수용되도록(보편화) 노력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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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스틸>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또 한 사람의 작가는 유명한 몬드리안(Piet Cornelius Mondrian) 입니다.
몬드리안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우주의 표현이며 또한 순수한 인상을 표현 해야 한다는 새로운 이론을 펼칩니다. 이는 신조형주의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의 초기 작업과 후기 작업을 비교해 보면 후기 작업으로 갈수록 형태가 극명히 단순화 되는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순수한 인상의 추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엔트로피(무질서도)의 증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예술에서의 엔트로피에 관한 이해는 밑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terms.naver.com/entry.nhn?cid=556&docId=894782&mobile&categoryId=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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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새로운 조형에 관한 두 사람의 공통된 입장은 바로 순수한 아름다움의 예술은 절대적으로 순수한 형태만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의견적 일치는 새로운 조형적 주체가 되어 유럽의 추상 미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데 스틸>에서의 조형적인 색의 수단은 원색과 적색, 황색과 무채색, 회색으로 제한됐고 크기와 색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동일한 가치를 소유하는 등가성의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예술의 기능성과 순수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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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교양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연을 포기하며 이것은 추상적인 삶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위에 글은 <데 스틸>의 선언문 일부입니다.
그들의 선언문에서도 읽을 수 있듯 <데 스틸>은 순수한 추상의 시도와 대칭적 정돈이 절대적인 조형가치로서 추구됩니다.
<데 스틸>은 이후 이탈리아의 미래파 작가인 지노 세베리니의 주장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지노 세베레니는 예술가의 목표가 추상적인 예술의 성취가 아니라, 바로 구성적이며 구체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기계의 구성과정은 예술작업의 구성 과정과 동일하다는 견해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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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평가되는 <데 스틸>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바우하우스에 끼친 지대한 영향입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데 스틸>의 경향은 조금씩 바우하우스에 수용되기 시작되었으며, 1922년 이후 바우하우스 내부에서의 유명한 테제 “예술과 기술의 새로운 통합”이라는 이념적 전향을 이끌어 냈습니다.
이러한 <데 스틸>의 역할은 바로, 바우하우스의 새로운 조형적인 경향 즉 <기능주의의 토대와 대량생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디자인 시대를 알리는 상징으로서 인정됩니다.
결국 <데 스틸>은 지노 세베리니로 대변되는 미래파(Futurism)와 이를 수용하였던 독일공작연맹(DWB)을 거쳐 바우하우스(Bauhaus), 러시아의 아방가르드(Avantgarde)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시기 부터 본격적인 산업 조형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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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은 피트 츠바르트가 <데 스틸>과 처음 접촉을 하는 해 입니다.
접촉을 한 이후부터는 확연히 그의 작업에서 기능주의와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피트 츠바르트는 1921년까지 얀 빌스의 건축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역시 건축가인 베를라헤(H. p. Berlarge)의 조수로 일하게 됩니다.
여기서 그의 일련의 타이포그라피 작업에 가장 큰 공헌을 하게 되는 “엔카에프 NKF(nedelandsche kabelfabriek)”를 소개받게 됩니다.
이때부터 피트 츠바르트는 자신의 대부분 일생을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에 바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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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츠바르트는 1931년 바우하우스의 초빙 교수를 지냈으며 전쟁 전까지 네덜란드에서 타이포그라퍼로 활동합니다.
그 당시 네덜란드의 디자인은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으나 그들만의 통찰력으로 독창성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피트 츠바르트의 작업에는 두가지의 뚜렷하게 상반되는 경향이 존재하는데 <다다이즘>의 유희적 요소와 <데 스틸>의 기능주의 및 형식상의 명쾌함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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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진행되어 감에 따라 그는 전통적인 레이아웃과 <데 스틸>이 고집하는 엄격한 수평 수직의 레이아웃에 염증을 느낍니다.
그는 괘선 그리고 심벌들을 식자공에게 주문하였고 주문한 디자인 요소들을 레이아웃 면 위에 올려놓고 재미있게 조절해가며 자신의 디자인을 발전 시켰습니다.
피트 츠바르트의 작업들을 보면 콜라주 기법의 유희적(다다에서 영향을 받은)인 성격이 기능적(데 스틸)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과 결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피트 츠바르트는 공간을 율동적인 구성, 즉 활기찬 크기 및 중량감의 대비 그리고 활자 형태와 배경 페이지 사이의 동적인 상호작용 등으로 생동감이 살아난 ‘긴장의 장’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관습적인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의 지루함과 흐릿함을 배격하고 피트 츠바르트는 역동적이고 시선을 사로잡는 인상적인 레이아웃을 창조합니다.
그는 마치 피카소와 마티스가 그림의 재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픽 디자인의 재료들을 새로운 시각(건축적)으로 처리하며 전통을 무너뜨립니다.
아마도 그의 비전문가적인 입장 ㅡ 그는 타이포그래피나 그래픽 디자인의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으므로 ㅡ 이 자산이 된 듯합니다. 전통적인 전문가의 실습 방법과 규칙에 구애받지 않았을 테니까 말입니다.
단지 피트 츠바르트의 관심은 그 시대와 조화를 이루는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필요와 유용한 생산 방법들을 재미있게 조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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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대량 인쇄 체제가 그래픽 디자인 전반(특히 타이포그래피)의 문화적 힘이 되리라는 것을 예측한 피트 츠바르트는 강한 사회적 책임감과 독자들에 대한 깊은 배려를 가집니다.
그가 페이지 디자인을 기획할 때는 독자가 경험하는 입장에서 시간의 기능(그리드 시스템의 이용)이 고려되었습니다.
피트 츠바르트는 20세기의 시민이 너무 많은 미디어에 치여 그것들을 힘들여 다 읽을만한 넉넉한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일찍부터 인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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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굵은 서체의 커다란 글자들로 된 타이틀을 대각선 방향으로 배치하여 핵심 아이디어나 내용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고, 계속 더 읽어 나갈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설명문은 실질적인 정보가 부차적인 내용으로부터 쉽게 분리될 수 있도록 글자의 굵기나 크기를 이용해 디자인 했습니다.
피트 츠바르트의 오랫동안에 걸친 화려한 활약상에는 사진, 제품과 실내 디자인 그리고 교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타이포텍트(Typotekt)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 말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가 되기 전 건축가로서의 직업적 면모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대개 하나의 장르가 가진 고정된 흐름을 전환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기존에 다른 일을 하다 그 분야로 전향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디자인 분야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차적 관점들이 꾸준히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의도적으로라도 디자이너가 아닌 친구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오히려 친구들이 저보다 디자인 트렌드를 더 잘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창의적 사고란 실체가 없는 유령 같은 것이며, 스스로 쳐놓은 경시줄을 삭뚝 잘라버리고 탈출할 수 있는 용기의 뒤편에 살며시 묻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가치디자인그룹 SY Kim[catlist name=”Design History” numberposts=5 excerpt=”yes” pagination=”yes” excerpt_size=”0″ title_only=”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