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디자인 – 하라 켄야

디자인의 디자인 – 하라 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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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책, [디자인의 디자인]은 아직은 풋내기 디자이너인 저에게 직업의 개념을 조금은 알 수 있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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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라 켄야’는 이 책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디자인의 의미와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었던
경험들을 책 한 권에 담담하게 풀어놓았습니다.
저자 스스로 생각하는 디자인의 개념, 과거의 디자인, 그리고 일본 디자인의 역사는 어떠한 배경에서 탄생하였고, 어떠한 원동력으로 성장해왔는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디자인의 시대적 흐름 등을 서술하며 도입부는 시작됩니다.

저자는 책에서 말합니다.
21세기는 참 다양하고 빠르게 발전하면서 디자인 또한 ‘자극’을 디자인해왔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디자인 사고를 해야 한다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수록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 내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을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저자는 독창성이 새롭고 기묘한 것만이 아닌, 기존의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하는 것 또한 창조성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눈치채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러한 것들을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자원처럼 재활용할 수 있는 능력 또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창조성과 마찬가지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들과 똑같은 것은 가능한 한 멀리하려 합니다.
이는 제가 만들어내는 모든 디자인에도 적용하려 노력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늘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독창성에 대한 견해를 읽고 나서는 독창성이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는 것으로부터, 평범하면서도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발상을 이끌어내는 독창성.
그동안 뻔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너무 어렵게 생각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2004년 자신이 진행했던 전시인 [리디자인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저자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 많이 강조했던 내용의 실제 사례를 서술한 부분입니다.
이 파트에서 소개되는 ‘반 시게루의 화장지’, ‘후카사와 나오토의 티백, CD 플레이어’등의 제품디자인
아이디어가 아주 절묘하고도 재미있어 그 기발함에 살짝 놀라며 읽기도 했습니다.

저자 본인이 생각하는 디자이너의 개념을 설명하는 대목이 기억에 남습니다.
감각의 영역과 정보의 건축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그는 그래픽디자이너라 칭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시각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저는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하는 그 순간(2003년)부터 시각디자인의 영역에 대한 모호함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시각디자인의 영역일까? 그 경계를 벗어나면 내 능력 밖의 일에 도전하는 것이 될까?
내가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었지요.
하지만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며 어느 정도 답을 찾아가는 듯했습니다.
졸업하고 첫 직장에 다닐 때 즈음, 내가 배운 것들로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 정도는 구분이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저보다 한참 선배 디자이너인 저자의 생각을 서술한 이 부분을 읽고는 제가 가진 직업에 대해
개념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한계를 정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 현재의 제 개인적 견해입니다.

그는 자신이 참여했던 나가노 동계 올림픽 개회식 및 폐회식 프로그램(행사 차례를 설명하기 위한 인쇄물)을 예로 들며 앞서 언급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눈을 밟던 기억을 종이에 적용하는 것을 보고, ‘이렇게도 작업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디자인 컨셉에 맞추기 위하여 기존에 없는 종이를 발명했다고 하는데, 없는 종이를 개발해서 결국
디자이너 자신이 의도한 대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저자 본인이 아트디렉터를 맡은 무인양품(MUJI)이야기가 나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무인양품의 아트디렉터가 되었는지, 무인양품의 가치관,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설정하였는지, 그 컨셉에 맞는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남미의 소금사막에 갔던 에피소드 등을 읽으며, 마치 제 눈앞에서 생생히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 같았고 그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아마 제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일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자 하라 켄야가 조국인 일본에 애착이 강한 사람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제6장 나는 일본에 살고 있다.’ 편에서는 일본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서술하였는데, 그가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언급만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본인의 생활 의식 전체에 관한 문제를 서술한 부분에서는 일본의 분양 주택 수준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100여 개가 넘는 도시를 방문해보았지만, 도쿄에 뿌리를 내리고 세계를 마주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말합니다.
이 이후의 파트에서도 저자의 일본에 대한 깊은 애착이 드러나 보입니다.

이것으로 [디자인의 디자인 _ 하라 켄야] 리뷰를 마칩니다.
제가 리뷰에 다루지 않은 내용이 아주 많습니다. 또한, 이 리뷰에서 언급되지 않은 저자의 여러 프로젝트가 책 속에 소개됩니다.
제 리뷰를 읽고 혹시라도 내용이 궁금해지셨다면 읽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저는 몇 가지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있고, 조금은 깨달은 점도 있었습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마다 얻는 것, 느끼는 바는 다를 것입니다.
저와 같은 신진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있다면, 분명 무언가 책을 통해 가져가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by 정훈구[catlist name=”Book review” numberposts=5 excerpt=”yes” pagination=”yes” excerpt_size=”0″ title_only=”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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