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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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경제, 기술, 사회 면에서의 미래 사회 예측과 유망 분야 선정

미래를 연구하는 UXer로써 나름 미래 유망 분야를 예측해 보았다. 사실 작년에 어떤 고등학교 진학담당 선생님의 요청을 받고, 그 숙제를 계속 미뤄오다가 마침 시간이 나길래 ‘한번 해보자’하고 반나절동안 정리해 본 것이다. 매번 쓰던 형식의 글이 아니고 워낙 다양한 영역을 다뤄야 하는지라, 글이 다소 함축적이고 투박할 수 있다. 또한 글쓴이 나름의 지식과 전망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좁고 편협한 해석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 해도 너그럽게 양해해 주시기 바라며, 오히려 많은 피드백을 주시기를 바란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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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치적인 면

지난 30여 년간 세계 질서를 이끌어왔던 미국중심/자본주의/민주주의/세계화 흐름이 한풀 꺾일 것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을 둘러싼 미중갈등으로 촉발된 진영 간 대립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기존의 나토나 파이브아이즈(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를 제외하더라도 쿼드동맹(미국, 호주, 인도, 일본)과 같이 러시아-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전지구적인 장벽을 쌓은 상태이고, 러시아는 니켈과 같은 자국 자원을 중국 위안화로만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등 신냉전은 이미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서구세계와 동아시아의 안정적 성장을 가져왔던 ‘세계화’ 흐름은 꺾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탈세계화로 인해 자유로운 이동과 무역/물류/재외국인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못 간다는 의미보다는 갈 수는 있지만 그 과정이 훨씬 까다롭고 힘들어졌다고 보는 게 맞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적어도 향후 10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며, 우리는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더 극단적인 대립까지는 없기를 바라는 게 더 현실적인 희망이 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현재 우리나라 K방산이 수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같이 방위산업 성장세가 이어지고, (이미 남북대립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평화에 젖어있던 서방세계 대부분이 군사/안보 분야에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 최고는 단연 미국이지만, 미국은 안보 문제로 인해 동맹국에조차 자국의 첨단무기 수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당분간 하드웨어(전차/자주포/전투기) 면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완화시키고자 나온 사회적 시스템(연금, 보험, 여신)들은 뒤이어 설명할 전지구적인 경제불안정(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그 실질적 효용성이나 때로는 역할 자체가 뒤로 후퇴할 것이며, 이에 대한 사회적 반발과 불신 또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지도를 직접 보면서 길 찾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듯이 사회적 시스템 운영에서도 AI가 그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 국가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 안전망들은 점차 AI에 의해서 대체될 것이며, 그 공정(Process)을 관리하는 공정관리자가 부상할 것이다. 마치 사람이 직접 옷감을 짰던 시대에서 기계가 그것을 대신하고 사람은 그 기계를 관리하는 것으로 변화된 것처럼 말이다. 공정관리자는 민의를 수용하여 AI 알고리즘을 튜닝하고 더 적절한 결과를 내놓도록 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겠지만, 실제 사회 시스템을 운영하는 메인은 AI가 될 것이다.

탈세계화는 지금까지의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거나 진영 간 이동이 금지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냉전시기에도 공산권과 서방국가 간의 교류나 무역이 이뤄져 왔듯이 현재 이뤄지고 있는 거대한 물동량과 국가 간 경제 생태계가 완전히 부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더 까다로운 절차와 규제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여행/이민, 물류, 무역, 투자 등이 앞으로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자명해 보인다. 작년 미국의 IRA 전기차 보조금 규제가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절차와 규제는 꾸준히 장기적으로 운영되기보다는 현안에 따라서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할 것이다. 정치 논리와 지역 내 현안에 따라서 절차와 규제가 계속 바뀌면 그 지역/국가를 잘 아는 로컬에이전트의 중요성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 외부인에게는 아예 정보 접근 자체가 차단되는 일도 비일비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로컬 에이전트는 작게는 여행 가이드, 이민/유학 상담부터 크게는 무역, 투자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걸쳐서 주목받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불안한 긴장감에 편승해서 시큐리티에 대한 비용 지출을 기업이나 부를 가진 개인들이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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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제적인 면

지난 세대, 세계 경제를 이끌어온 3가지 힘은 저금리/저물가에 따른 경제안정, IT 혁신에 따른 새로운 소비시장 창출, 중국의 고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작년부터 이미 겪고 있듯이 저금리/저물가 기조는 이미 사라졌다. 전 세계 대부분이 높은 물가와 불안정한 금리로 인해서 작든 크든 고통을 받고 있다. IT 부문은 혁신과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으며, 중국의 고성장은 이제 끝났다고 보는 게 맞다. 더불어 지난 100년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던 석유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에 의해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또한 예외 없이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그러나 20여 년간의 저금리 기조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상당히 예외적인 케이스였으며 굳이 최근의 여러 이슈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저금리 정책 유지가 힘들다는 것은 자명하다.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경제당국의 최대 관심사는 언제나 자국의 물가 안정이며, 이에 따른 환율/금리 변동과 다른 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후순위에 불과하다. 물가는 FED(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미국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결국 FED의 금리 정책은 다른 나라들의 환율과 금리, 경제안정에 미국보다 더 민감하게 작용하게 된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 스스로의 노력으로 얼마를 벌어들이든지 간에 FED의 금리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문제는 현재 이 연쇄사슬이 매우 꼬여버렸으며, 금리를 결정하는 FED조차도 뭐가 최선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IT는 20세기말부터 세계 경제의 혁신 동력이었다. PC, 인터넷, 모바일, 가상화폐로 이어진 IT 부문에서의 혁신은 지구촌의 경제 지형을 그야말로 뒤흔들었다고 해도 빈 말이 아니다. 이것은 20세기초 전기/유선통신과 흡사하다. 앞으로의 전망 또한 전기와 유선통신이 걸었던 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IT는 이제 사람들의 일상생활 저변에 확산된 나머지 보편적인 시스템/재화로써의 가치는 있을지언정 혁신적인 성장 동력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IT에서 파생되어져 나온 AI나 메타버스는 이제 막 개화한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IT와 그 둘을 동일시 여기기에는 그들 간의 패러다임 자체가 매우 다르다.

중국의 고성장은 이제 종착점에 이른 듯하다. 현 공산당지도부의 정책기조가 아니더라도 중국 내부에 축적된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이 고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게다가 미중마찰로 빚어진 여러 가지 서구사회의 제약도 점점 힘을 가세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경제적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있는 뒷배경에는 인구수와 자원이 있다. 이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인구수는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자원에 대한 중국의 파워를 아직까지는 무시할 수 없다. 디지털 기기나 2차 전지에 사용되는 희토류 자원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 리튬, 니켈 등의 중요 자원에 대한 중국의 구속력은 무척 큰 편이다. 그러나 탈 중국 희토류 자원 확보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의 노력이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고, 리튬프리와 같은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석유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까지도 지대하다. 그러나 패러다임은 이미 2차 전지, 수소연료로 전환되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석유를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차가 과연 얼마나 도로를 다닐 것인가는 ‘그래도 절반은 되겠지?’ 하는 자조 섞인 답변으로 이어진다. 석유는 자동차 연료뿐만 아니라, 산업의 전 분야에서 매우 필요한 자원이었다. 석유가공 제품들은 우리 일상을 뒤덮고 있다.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제약에서도 석유가 활용된다. 그러나 화학공학과 같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이고 있다.

경제는 기술과 면밀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의 미래 유망 직종은 다음 챕터인 기술 편에서 같이 서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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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술적인 면

이 글 전체를 설명하는 두 단어는 단연코 AI와 메타버스이다. 글쓴이가 판단하기에 미래유망분야 대부분은 AI나 메타버스와 관련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래의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될 것이다. 미래 어느 시점에 아직 적용되지 않은 분야가 있다면 ‘아직 안된 것’ 뿐이다.

만약 자녀가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된다면 세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AI에 의해서 대체되지 않는 직업이거나 AI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직업이거나 AI로 인해서 더 증강된(시간/노력 단축, 생산성 향상, 더 가치 있는 결과 산출) 직업군에 주목해야 한다.

AI에 의해서 대체되지 않는 직업과 AI로 인해서 더 증강된 직업은 사실 같은 얘기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적용되었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역할/성격 변화가 없는 직업들이 있다. 교사, 법조인, 의료인, 정치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능적으로는 대체할 수 있어도 사회 통념상 대체할 수 없다는 성격을 띤다.

AI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직업은 앞서 ‘정치적인 면’에서 잠깐 거론한 바와 같이 AI가 처리하는 공정을 관리하는 공정관리자와 같은 것을 말한다. 인간이 완벽하게 신뢰하는 ‘강 AI’가 등장하기 전까지 AI는 인간의 손에 의해서 관리될 수밖에 없는데, AI 관리자는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그 역할을 할 것이다. 공장의 기계를 돌릴 때, 자동차를 조립할 때, 재활용 쓰레기를 처리할 때, 물품을 배송할 때, 노약자를 병원에 후송할 때 등 우리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실제 그 일의 처리는 AI가 주로 하되, 그 과정을 담당하고 개선하는 작업은 인간이 관여할 것이다.

AI로 인해서 더 증강된 직업군은 화이트칼러보다 오히려 블루칼러에서 많이 나타날 것이다. 보일러 수리, 전선/통신장비 교체, 소방/방제/치안 업무, 군사/안보 분야 등. 블루칼러라고 하더라도 청소나 간단한 유지보수/수리 등은 AI가 완전히 대체할 것이다. 문제는 화이트칼러이다. 사회통념에도 어긋나지 않고, 경제성 면에서 대체가 더 유리한 직군들은 그 생명력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일상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분야이다. 인사/노무/총무/행정 분야의 인력들이 먼저 줄어들 것이다. 전문직이라도 금융/물류/회계/심사 분야도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영업이나 판매직군은 장기간 존속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분야는 창의적인 직업군이다. AI가 만들어내는 창의(Generative AI)는 사실상 모방과 변형의 알고리즘이기 때문에 일정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순전히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창의는 오랜 기간 살아남을 것이다.

 

02

현실세계에서의 나는 단일 시공간을 살고 있지만, 메타버스에서의 나는 멀티버스에서 산다.

 

AI에 이어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하는 것이 메타버스이다. 단언하건대 현재의 10대들 일부는 인생의 절반 이상을 메타버스에서 보낼 것이다. 그 아래 세대는 그 비중이 더 높아질 것이고..

아직 메타버스는 개화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쉽게 상상하지 못하곤 하는데, 메타버스는 내가 평소에 ‘꿈꿔오던 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나만의 세계’이다. 거기에는 (돈 말고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 나는 잘생기고 멋지고 (겉으로 보기에) 돈 많고 만인에게 떠받들여지는 누군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꼭 한명일 필요도 없다. 나의 부캐릭터들이 각각의 메타버스 세계관에 존재하면서 따로, 또는 연합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휴대폰, 냉장고, 자동차, 연필, 반려견도 메타버스에서 사람처럼 활동할 수 있다. 기업들의 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샤넬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거리에 나타나면 그 메타버스 타운은 그날 뒤집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공짜일까? ‘꿈꿔오던 나’가 ‘가장 원하던 세계관’에서 ‘가장 원하던 경험’을 보내는 데 모든 것이 공짜일 리 없다. 게임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는 무료였다가 레벨업하거나 캐릭터를 꾸미려고 할 때면 여지없이 과금을 요청할 것이다. 우리 뇌는 쾌락에 쉽게 반응한다. 쾌락이 주는 도파민은 우리로 하여금 계속 그곳을 찾아가게,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만든다. 현실보다 메타버스가 더 좋은데, 굳이 현실에 머물 이유가 어디 있는가? 메타버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현실 세계에서 돈을 번다? 불행해 보이지만 인류의 운명은 그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생태계를 유지하는 빅테크 기업들만 돈을 벌까? 유튜브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은 구글이지만, 일반 유튜버들도 부자가 되는 경우가 수없이 많듯이 메타버스 세계에서도 그와 유사한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다. 가장 먼저 수많은 M(메타버스) 자영업자들이 등장할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만 활용 가능한 캐릭터, 소품, 의류, 장신구, 선물 등을 파는 자영업자들과 실제세계와 연결되어서 동네 치킨집과 연결해 주고, 심부름을 대신해 주는 자영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들은 현실세계에서 처럼 장소를 임대하고 권리금을 주거나 인테리어를 꾸미는 것은 똑같지만 그 비용은 훨씬 더 적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M스토리텔러들이 등장할 것이다. 현재는 웹툰 작가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메타버스 시대에는 웹툰을 굳이 볼 필요가 없어진다. 본인이 직접 ‘경험’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그러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현재의 웹툰 작가들과 비교 안될 정도로 성공을 구가할 것이다. 가령 ‘임진왜란 시기 선조로 태어나서 왜란을 막는 스토리’나 ‘재벌집 막내아들에서의 조연으로 태어나서 위기를 극복하는 스토리’ 등을 짜는 일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여러 가지 우연이나 변수에 따라서 스토리가 다르게 전개되어야 하므로 M스토리텔러는 웹툰이나 웹소설과는 다르게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게임기획자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에서의 연예인을 의미하는 M엔터테이너(그녀는 문자 그대로 여신의 형상을 띄고 있을 수도 있다), 전혀 듣도보도 못한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M크리에이터도 등장할 것이다.

메타버스와 AI는 상호 보완적이다. 현실 세계에서 AI에 의해서 대체되었던 것은 메타버스 내에서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고유한 특징을 이해한다면 결국 인간의 창의성이 먼저이고, AI는 보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실세계는 가상세계로 계속 옮겨오게 될 것인데 이를 디지털트윈이라고 부른다. 아직은 물류나 건설과 같은 일부 산업현장에서만 사용되고 있지만, 향후에는 보통사람들도 자신의 현실세계를 똑같이 메타버스 상에 구현하고 동기화시킬 수 있게 된다.

 

03

메타버스에서는 사람과 사물의 분간이 어렵고, 때로는 의미없기까지 하다.
현실세계에서는 가상인간도 존재하지 않는가?

 

기술적인 면에서 AI와 메타버스 외에 모빌리티 분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빌리티는 하나의 교통수단이 아닌, 교통/운송 서비스 전반을 일컫는다. 운송하는 대상에 따라서 시장이 나눠질 수 있는데, 인간을 운송하는 것이라면 도심교통통합 서비스나 자율주행,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유망하다. 반면에 물건을 운송하는 것이라면 캐리어에 따라서 해상/육상/공중으로 나눠질 수 있다. 복잡하게 들릴 수 있으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핵심은 AI이며, 인간인 우리는 이 분야에서의 AI 관리자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생명공학은 현재의 의료서비스에 편승해서 앞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특히 유전공학과 뇌과학이 결합된 의료 서비스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인해 각자는 자신의 체형과 체질, 유전적 결함에 따라서 표적치료와 일상생활 가이드를 받게 될 것이다. 뇌를 통해 자연적인 치료를 하든, 인공 삽입물을 통해서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을 증강시키든 인류는 더 똑똑해지고 건강해질 것이다. 한편으로 인공팔/다리와 같은 로봇 외골격(ExoSkeleton) 분야도 매우 유망한데, 장애인을 치료하고 군인들의 전투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영역뿐만 아니라, 앞서 설명했던 AI로 증강된 직업들에서도 각 신체부위를 대체하는 부분 로봇들이 뇌와 연결되어서 선보일 것이다. 이와 같이 의료에 기술이 접목된 분야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며, 그 중심에는 유전공학과 뇌과학이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우주진출이다. 언론에 비친 일론머스크나 제프베조스는 어릴 적 꿈의 실현이 전부인 것처럼 자신의 우주개발 창업 의의를 얘기하곤 하는데, 사실 우주개발에는 냉정한 경제논리가 들어가 있다. 순진하게 그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마치 15세기에 신대륙 개척에 돈을 투자한 스페인/포르투갈 왕실의 의도와 유사하다. 아직 무주공산인 그곳을 선점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면에서 우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우주에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자원이 널려 있다. 그것을 어떻게 가져오는가에 대한 문제만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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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사회적인 면

저출산 고령화는 자연스럽게 생산인구의 감소를 초래한다. 사회에는 불가피하게 필요한 인력들이 존재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중앙정부가 여러 가지 시스템을 잘 갖춰놓은 고도화된 선진국에서는 공공분야에 필요한 인력들만 하더라도 수백만 명을 넘어선다. 저출산 고령화는 그러한 사회기본시스템 운영조차도 어렵게 만든다. 전체적인 활력이 저하되는 것은 덤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AI가 어느 정도 보조할 수 있어 보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인력 감소가 비극적인 파국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저출산 고령화는 연금 운영 기금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받는 사람은 늘어난다면 연금의 의의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선진국일수록 연금에 대한 노후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 연금의 고갈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것이며, 정치적 집권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생산인구가 줄어들면서 현재의 도시 크기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의 도시가 형성된 가장 큰 이유는 업무와 교육이다. 그러나 이미 은퇴를 한 사람에게는 업무 역할이 필요 없어지고, 아이를 낳지 않은 젊은 층들은 교육에 목메달 이유가 없어진다. 도시에 거주할 이유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이다.

도시의 물리적인 크기가 줄어들 리는 없지만, 현재와 같은 도시 역할이 점점 쇠퇴할 것이다. 도시 변두리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운영을 멈추거나 운영시간을 줄이는 시설들이 늘어날 것이다. 도심에서의 비싼 거주비용 때문에 노후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고령층들은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는 경향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 경향이 가속화되면 도시에 대한 정의 자체도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도시를 필요하지만 꼭 살고 싶은 곳으로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종합병원까지 쉽게 갈 수 있고, 거주비용이 적으며, 이웃들과 왕래하는 게 부담 없는 곳이 생활권으로 인기를 끌 것이다. 가령 지금은 이천/여주 방면에서 분당서울대병원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게다가 이천/여주는 분당에 비해서 거주비용은 저렴하지만, 마트, 약국, 행정기관을 찾아가는 것이 더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맑은 공기와 도시가 주는 스트레스도 적다는 장점도 있다.

환경문제는 현재의 지구를 괴롭히는 가장 큰 요인이다. 앞서 많은 예측을 남발(?)했지만, (AI, 메타버스에 이어서) 가장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기후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인류는 기후위기로 인해서 파국적인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 기후위기는 현재도 심각하지만 그 원인들이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현상유지도 힘들다는 데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각국 정부들이 내놓는 해결책들은 소극적인 것 일색이었다. 특히 중국과 같은 신흥개발국들은 환경문제에 대해서 강한 반발을 보이기도 한다. 인간은 위협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위협과 보상은 가장 기본적인 인간 심리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환경운동가들이 뉴스 일면을 장식하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한편으로 환경관련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도 늘어날 것이다. 예전이었다면 봉이김선달 소리를 들었을 상품들이 버젓이 판매될 것이다. “뉴질랜드 밀포드사운드의 순수한 공기를 3분 동안 누리세요”, “어떤 물이든지 간에 100% 순수 자연 물로 만들어내는 신비의 알약”

팬데믹은 어느덧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진 듯 보인다. 그러나 아직 하루에 만 명 이상의 양성환자들이 발생할 정도로 코로나19는 꾸준히 우리 일상생활에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면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이 끝이 아니며, 새로운 팬데믹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팬데믹이 한참 기승을 부리는 과정에서 우리는 마스크와 손 씻기로 인해서 역대 최저의 감기 발병률을 보였다. 펜데믹으로 인해서 아이러니하게 더 건강해지고 공중보건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진 것이다. 언제든 나도 걸릴 수 있다는 위협은 아직까지 우리 의식 저변에 남아 있다. 강화된 공중보건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들고 산다.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스마트폰 중독은 우울증이나 두통, 주의력 부족과 같은 정신 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뇌에 큰 무리를 가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스몸비족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고 나타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위험을 무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가끔 메시지를 확인하는 정도는 괜찮지만, 걸으면서 습관적으로 뉴스를 읽고 동영상을 보고 심지어는 게임까지 하는 것은 그 자체부터가 정신 질환에 가깝다. 정신 질환이 늘어나면 그에 대한 치유도 모색되기 마련인데, 다른 신체부위와 달리 뇌의 기능적 저하는 (현재 뇌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매우 까다롭다. 메타버스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 커질 위험이 높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은 위협이나 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팬데믹, 고령화, 연금고갈, 환경문제 등은 단지 위협과 불안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대응방법을 꾸준히 모색하게 만들 것이다. 더 온전한 식재료/소재를 추구하고,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치유와 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일과 놀이는 정작 AI나 메타버스에 의존하면서 치유와 극복은 다른 인간들에게서 얻으려고 할 것이다.

04

놀랍게도 픽사의 애니메이션들에는 메타버스에 대한 예언이 담겨져 있다.
세계관과 세계관을 옮겨다니는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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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이 글 중 일부는 여러분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동의하지 못한다고 할 수도 있다. 글쓴이는 업무상 일반인들보다는 미래에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는 그러한 평소의 정보/지식이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 미래를 ‘과거의 눈’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시점에서 읽으려고 노력한다. 과거에도 그랬으니까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는 논조는 타당할 때도 있으나,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우리가 견지해야 할 관점은 변화를 추적하는 눈이다. 우리는 점쟁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 CX컨설팅그룹  조성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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