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아우르는 UX의 중요성 (ft.디지털 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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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아우르는 UX의 중요성 (ft.디지털 취약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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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시대, 정말 모두를 위한 UX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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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현재 우리는 모든 것을 앱 또는 버튼 하나면 해결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방 불을 끄는 것, 집에서 나가면서 차 시동을 미리 걸어두는 것… 이제는 웬만한 것들이 손쉽게 가능해졌죠. ‘~이랬으면 좋겠다’는 사용자의 바람과 ‘~이런 것들이 불편했는데’ 하는 사용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력적인 UX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살기 좋은 세상, 하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까요?
네! 하고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예시로는,
저희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콜택시에 전화하시거나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십니다. 저에게도 콜택시 번호를 외우고 다니라며 알려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

요즘 우리는 그 많은 택시 어플 중 하나를 골라 켜서 호출하고, 기사님이 도착하실 때쯤 맞춰 나가서 이용합니다. 추운 날 밖에서 굳이 기다릴 필요도 없이 간편한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 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가장 크게 와닿은 ‘정보 격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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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바이드와 사례

사전적 의미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간에 발생하는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이용 가능성의 격차를 ‘디지털 디바이드’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같은 말로 ‘정보 격차’라고 하는데, 우리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 전반에 비대면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키오스크’가 있습니다. 사업체에서 키오스크를 사용함으로써 매년 증가하는 최저 시급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며 인건비 절약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매출 정산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사업주에게 관심이 더욱 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디지털 취약계층의 생활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취약계층이라면 고령층 또는 장애가 있는 사람만 뜻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5-60대의 부모님 세대에게도 전자기기 사용은 여전히 생소하고 어렵고, 농어민과 저소득층 모두 디지털 취약계층에 포함됩니다.

키오스크가 생기면서 사람이 직접 대면하며 주문을 받거나 문의를 받는 서비스가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고, 교통시설뿐만 아니라 동네 음식점, 대형마트, 문구류 매장, 병원, 영화관, 은행, 공항, 숙박업소 등… 우리 생활 주변 많은 필수 장소들에서 셀 수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UX기획 직무에 종사하는 저 또한 키오스크에서 시간을 꽤 오래 소요할 때도 있습니다. 매장마다 기계마다 모두 UI가 다르기 때문에 할 때마다 낯설게 느껴집니다. (버튼 위치, 진행 과정 등) 그럼 고령층과 장애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요?

키오스크 이용하기가 어렵거나 하지 못해서, 조작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 눈치가 보여서 결국 “미안해요. 먼저 하세요” 라며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뒤돌아 매장을 나가는 고령층들이 많다고 합니다. 노인들은 그에 대해 자존감 하락, 소외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고, 생활 자체에 불편함이 생긴 것이죠.

[참고용] 2023.01.16 관련 기사

휠체어를 탄 사람의 경우, 비장애인들이 서 있는 키에 맞춰 만들어진 키오스크의 높이는 너무 높습니다. 손이 닿지 않아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또, 청각 장애인의 경우는 점자/선형블록이 없어 키오스크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렵고 음성지원이 되지 않아 화면을 조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출처] 2023.01.11 관련 기사 

또 다른 사례로는, 최근 이슈가 되었던 ‘현금 없는 버스’가 있습니다.

현금통에 동전 또는 지폐를 넣고 버스를 타거나 카드를 찍고 타는 대중교통시설에 이제는 현금통을 없애고 카드로만 이용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시범 운행 기간)

‘현금 없는 버스’를 운행하게 되면 현금 계수에 들어가는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등 유지비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입장입니다. 카드만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카드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소지하지 않고 있는 사람도 있고 또 가끔 그런 날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계좌이체 또는 QR코드 인식 등을 통해 돈을 낼 수 있게 방안을 제시해 준다고 하는데, 그 또한 디지털 취약계층에게는 또 어려움으로 닥쳐온다고 합니다.

[참고용] 2022.05.25 관련 기사

[참고용] 2022.07.02 관련 기사 

변화되는 세상이 모두에게 편한 UX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발전된 기술과 서비스가 오히려 누군가들의 삶을 힘들게 한다면 그런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추가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거나 그런 사람들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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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프리 세상

모르면 무작정 배우라고 다그치기보다는, 각자 위치에서 도울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은 어떨까요?

다행히도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적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것을 ‘배리어 프리’라고 하며, 고령자, 장애인은 물론 사회적 약자 모두가 불편 없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제거하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키오스크에 대한 배리어 프리 사례 2가지를 소개해드려고 합니다.

1. 엘토브 elTOV | Barrier Free Kiosk

<엘토브>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키에 따라 높낮이 자동 조절, 아바타 수여안내, 점자안내 등으로 디지털 취약계층에 포함되는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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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닷 배리어프리 | 소셜벤처 (주)닷 (dotincorp.com)

<닷>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2022년 한국유니버설디자인 [제품 부분]에서 대상 수상을 했으며 사용자에 따른 높낮이 조절, 스마트 키패드, 음성안내 등이 가능하게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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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회적 차원의 통합과 변화도 필요하지만, 위와 같이 각자의 위치에서 이런 노력들이 모인다면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를 최소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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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디자이너로써의 고민

그래서 저는 저와 같은 UX 기획자 또는 UX 디자이너로써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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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머니투데이 2021.08.30 기사

 

위 자료 자료를 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아래 5가지는 조금이나마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 상품 선택부터 결제까지 단계가 너무 복잡하다.

→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시점부터 끝나는 단계까지의(결제) 과정에서 필수 과정만 포함하여 최대한 짧고 간략하게 기획하려고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2.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버튼을 찾기 어렵다.

→ 키오스크 사용에 디지털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사용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기계마다, 매장마다 UI가 모두 다 달라서 사용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사용하는 것 같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취약계층이 아무리 배워도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개별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살리되, 기본적인 UI의 틀을 통합시키면 훨씬 간편해지지 않을까요?

3. 화면은 그림,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 복잡한 글씨 내용은 최대한 줄이고 최대한 알아듣기 쉬운 픽토그램 사용과 글씨 크기를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어떨까요?

* 예시. 네이버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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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 화면당 조작시간이 짧아 처음화면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 사용 중에 고민을 하거나 버튼 위치를 찾는 동안에 초기 화면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넉넉한 시간을 주고, 다음 사람이 사용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초기화시키는 버튼을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면 어떨까요?

5. 주문할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가 없다.

→ 키오스크 옆에는 사람을 배치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고 사람을 대처하려고 기계를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니 이 문제는 UX기획자/UX디자이너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함께 고민을 해볼 수 있는 문제 같습니다. 주문할 상품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도록 화면을 설계하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음식점 키오스크에서 메뉴 이름은 있는데 사진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필요에 따라 사진을 꼭 첨부해 두거나, 첨가되는 성분등 자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해 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발전된 사회 속에서 거의 모든 일들을 휴대폰, 컴퓨터를 통해서 손쉽게 처리하는 세상, 하지만 누구에게나 당연한 세상은 아닙니다.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더 관심을 가져주면 누구도 불편함이 없는 진정한 UX가 반영된 사회가 조금 더 빨리 찾아오지 않을까요?

 

– 가치UX그룹 연승연

 

* 타이틀이미지:  Anna Shvets님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