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도널드노만의 디자인 심리학 – 좋은 UX는 좋은 표상을 디자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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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와 HCI를 위한 인지과학 교과서라 할수 있는 도널드 노만의 디자인 심리학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 제3장 ‘표상의 힘’에서 다루는 내용이 좋은 UX를 디자인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개념이라 생각되어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표상을 이야기하기 위해 몇 가지 개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001

* 개념 도식화

 

설명하고자 하는 표상, 반성적 사고, 체험적 사고와의 관계를 나타낸 그림입니다.
표상된 과제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반성적 사고 또는 체험적 사고를 하여 이 과제를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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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이란?

사람이 세상을 인지할 때 대상, 사물 개념을 지칭하기 위해 소리, 몸짓, 상징 등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소리, 몸짓, 상징이 사물의 의미를 대신하여 전달하고 있으며 이것들이 그 사물의 표상이 됩니다.
어떤 사물 또는 개념을 표상하기 위해 표시나 상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 지각, 경험, 사고 등에서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추려내어 추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좋은 표상이란 적절히 추상화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자극은 버려지고 본질이 잘 드러나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고력과 추리력으로 그 표상된 이야기의 핵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______
반성적 사고 ↔ 체험적 사고

표상에 대해서 이해했다면, 반성적 사고와 체험적 사고를 좋은 표상과 나쁜 표상과 연결 지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쁜 표상은 아주 간단한 문제를 반성적으로 풀어야 할 도전으로 만듭니다.
반면, 좋은 표상은 동일한 과제를 쉬운 체험적 과제로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반성적 사고:
표상된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거나 나아가 개념의 표상을 다시 표상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러한 상위 표상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하고, 실제 세상에서는 알아차리기 힘든 어떤 일관성이나 패턴을 표상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체험적 사고(지각적 사고):
사람이 세상을 경험하고 행동, 지각하는 방식 등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사고를 말합니다.

 

col_g1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해답이 분명하도록 표상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이먼, 1981

 

표상과 반성적 사고, 체험적 사고의 개념과 관계에 대해 이해가 되셨다면,

아래 비행기 노선 공식 안내서 양식을 적합한 표상으로 디자인하는 과정을 통해 동일한 과제를 어려운 반성적 과제에서 체험적 과제로 변형시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더 쉽게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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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 노선 공식 안내서에서 발췌한 부분(1990년, 11월)

 

위 이미지는 노선 공식 안내서에서 사용하는 형식으로 미국 내의 전문 여행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다고 합니다. 샌디에이고에서 런던으로 가는 세 가지 항공편을 나타내고 있는 이 노선표를 보고 비행기 여행 계획을 짜야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어떤 비행기가 탑승 시간이 가장 짧은지, 경유지 대기 시간이 가장 짧은 항공편은 무엇인지 안내서를 보고는 한눈에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즉, 이 노선 안내서는 비행기 노선을 선택하는 것을 반성적 과제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003* 표상 A

새로 만든 표상 A는 출발, 도착 시간 차이를 쉽게 알 수 있고, 소요 시간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브리티시에어(BA)가 탑승 시간이 가장 짧은 것은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도착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몇 시인지는 빠르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기착 정보도 알 수 없습니다.

 

004* 표상-B

 

표상-B는 그림으로 정보를 제시하여, 비행 정보 파악하고 의사 결정을 하기에 더 용이해 보입니다. 이 안내서는 비행시간을 선의 길이로 표현하고, 기착에 관한 정보 선과 선 사이에 간격을 둬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비행기 편의 비행시간이 가장 짧은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다시 반성적 사고를 해야 합니다.

 

005* 표상-C

 

하지만 선들이 시작하는 위치를 일치시키면, 반성적인 비교 작업이 체험적 과제로 바뀌게 됩니다. 표상-C는 선의 시작점을 일치시키고 몇 가지 혼란스러운 정보를 제거하여 아주 쉬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냥 보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비행기 노선 안내서와 표상 A, B, C 중 어느 것이 좋은 표상일까요?
정답은 과제가 무엇이냐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즉, 좋은 표상을 위해서는 사용자가 현재 맥락에서 직면한 과제 또는 니즈, 고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비행기 노선 안내서의 과제는 ‘안내서는 최소의 공간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집어넣어야 함’ 인 점을 고려해 보면, 현재의 표기 방식이 공간을 적게 들 수 있는 효율적인 텍스트 표기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에 비행을 계획하는 사용자에게 비행기 목록을 출발 시간에 따라, 비행시간에 따라, 혹은 요금 등 확인하고 싶은 정보에 따라 보기 쉬운 형태로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해야 하는 과제를 체험적 과제로 디자인하는 것이 UXer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과정 속에는 사용자의 현재 경험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확실한 문제와 확실하지 않은 이슈를 기반으로 사용자 조사를 수행하여 개선해야 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간단하지 않은 프로세스가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도널드 노먼이 말하는 표상을 잘 디자인하기 위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1. 적절한 정보 발견하기
2. 원하는 결론 판단하기

정보의 표시 방식을 볼 때, 위 두 가지 과제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즉, 해당 표시 방식이 적절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어떤 도움을 주는가?
판단을 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책에서 제시한 의료 처방전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006* 가벼운 뇌졸중 환자의 처방전 

이 처방전은 아주 읽기 쉽고 잘 정리되어 있지만 환자의 관점에서 작성된 것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처방전을 받은 환자는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미 먹은 약도 기억하기 어려워했습니다.

이 환자뿐일까요? 여러분이 다음 두 질문에 답해보시기 바랍니다.

1. 점심시간(12)이다. 어떤 약을 먹어야 할까?
2. 점심때 집을 떠나 다음날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어떤 종류의 약을 얼마나 챙겨야 할까?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것이 반성적 과제가 되었다는 것이 이 처방전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007

* 새로운 처방전 디자인

 

새로운 처방전을 보면 환자의 현재 시간에 따라 먹어야 하는 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가 점심이라면 환자는 점심 아래행을 쭉 살펴보면 먹어야 하는 약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표상은 이전 처방전보다 환자가 적절한 정보를 발견하기 쉽고, 원하는 결론을 판단하기 쉽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표상의 변화가 어려운 반성적 과제를 훨씬 간단한 체험적 과제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표상의 특징이 표상되는 대상의 특징과 맞아떨어질 때 체험적 인지가 쉽습니다.
또한 인간은 공간적인 동물로 지각적 정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각적 관련성을 활용한 표상은 우리의 지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만들고 체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반면 인위적인 기호를 사용하는 표상은 정신적인 변형과 비교, 그리고 다른 처리 과정을 필요로 하여 우리를 반성적으로 사고하게 만듭니다.
지각적 원리에 의해 그래프가 숫자표보다 낫고, 차이가 큰 것이 작은 것보다 지각적 인지가 빠르다는 것 등을 기억한다면 더 좋은 표상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제 3장 표상의 힘 요약을 마칩니다.
글에서 사용한 예시는 모두 책의 내용을 인용하여 재편집했으며, 중간중간 저의 해석이 들어간 부분이 있어 100% 요약 글은 아니라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 CX컨설팅그룹 나정선

 


 

타이틀 이미지 출처 – 유엑스리뷰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 도널드 노먼 저/범어디자인연구소 역 | 유엑스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