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er 성장 단계

얼마 전 라이트브레인 컨설팅 그룹에서 UXer의 성장 단계 관련 내부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컨설팅 그룹장이신 조성봉 이사님께서 평소 많은 UXer들을 만나시며 들었던 고민들을 토대로 그려본 UXer 성장 단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주셨고, 여러 질의응답을 통해 현재 각자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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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er 성장 단계는 크게 5단계로, 명사 단계 > 동사 단계 > 스킬업 단계 > 본질탐구 단계 > 차원적 사고 단계로 구분됩니다.

 

1. 명사 단계 – 개념을 깨우치다

UX는 굉장히 많은 개념이 있는데, 용어가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명사 단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UX가 무엇인지 그 개념과 의미를 파악해가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어렴풋이 이해는 했으나 아직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사용성과 UX의 차이, HCI와 UX의 차이를 아직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 시기에는 UX 원칙 및 트렌드를 위주로 공부하며, 개념이 조금씩 자리 잡아가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단계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라이트브레인 블로그의 다양한 UX 관련 글들이 UX의 매력에 빠져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픈 작은 떨림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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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사 단계 – 활동하다

동사 단계는 UX를 시작하면 잘할 것 같았는데 막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니 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고, 이 업계에 뛰어는 들었는데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로 시작됩니다. 그래서 Double Diamond (UX design 방법론)대로 차근차근해보고, 성취감을 반복해서 경험해보는 단계입니다. 그렇게 되면 점차적으로 능숙하게 되며, 미진했던 부분이 채워져 가는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세스를 반복함에도 결과가 뛰어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며 딜레마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프로세스가 정답이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일까? 시간도 많이 걸리는 프로세스를 반드시 따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내적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프로세스 초반에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문제들만 찾으면 디자인 결과물 역시 일반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모른 채 이 단계에서 성장이 멈추고 도태되는 분들이 꽤 많이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제품, 비즈니스, 사용자 니즈의 모든 측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러한 잘못된 계산도 모든 과정에서 따라다닌다.”는 Think First의 저자 Joe Natoli의 말처럼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문제 발견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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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킬업 단계 – 활동에 깊이를 더하다

스킬업 단계에서는 개별 활동에 대한 스킬은 향상되었지만, 공장같이 똑같은 프로세스를 찍어내듯 일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맞닥뜨렸을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는 “무엇을 더 배워야 할까?”에 대한 의문과 함께 성장에 대한 또 한 번의 목마름이 시작되고, 부정적인 방향으로는 “난 최선을 다했다. 사용자가 그랬다.” 하며 스스로와 사람들에게 변명으로 일관하게 됩니다.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차츰차츰 쌓여 벗어나고자 할 때, 가장 흔한 테크트리가 제일 먼저 심리학을 공부하는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원하는 답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실망하게 되어 매너리즘에 빠지고 흑화 되기도 합니다. 이때는 성장 속도가 더뎌져서 UX design 방법론이 주는 안정감에 의지하려는 경향도 커집니다. 하지만 결과물이 나아지지 않고 정체되어 있는 분들이 많고, 이 단계에 머물다 이직 또는 전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 지루한 통로를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지 성찰하고 지식을 얻고 되뇌며 성장에 대한 목마름을 가지고 꾸준히 헤쳐나가다 보면, 어둠을 뚫고 새어 나온 한줄기 빛과 같은 감이 잡히는 시기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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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질탐구 단계 – 내용에 깊이를 더하다

본질탐구 단계에서 비로소 좋은 디자인이 나오게 됩니다. 인간의 경험은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을 깨닫게 되고, 예전에 자신이 보고 들었던 책 한 구절, 문구, 이야기들의 의미가 해석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UX 디자인의 본질에 다가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용자 경험의 세부적인 측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고, 전문가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비로소 올곧이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다양한 지식들이 UX 디자인에 수렴되면서, 제품 분석, 경험요소 파악, 맥락 파악, 이슈 도출, 키파인딩, 인사이트 등 그동안 노력하면서도 왜 하는지 몰랐던 수많은 지식들이 이제 비로소 그 활동 속에 녹아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좀 더 깊이 있게, 한편으로는 좀 더 쉽게 문제가 도출되며, 어떤 차별화를 둘 것인지가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진짜 원인, 변수, 인과관계, 척도, 타당도 등 심리학 및 인지과학 용어들이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쓰는 것이 아닌, 실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적용되기 시작합니다. 무엇을 할지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가 명확해지면서 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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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차원적사고 단계 – 다양한 차원에서 디자인을 고민하다

마지막 차원적사고 단계에서는 비로소 다양한 차원에서 디자인을 고민합니다. UX는 하나의 절차, 활동, 프로세스 등 그것이 무엇이든 UX 측면에서 고민하고 사고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져 초점을 디자인에 맞출 수 있게 됩니다. 4단계까지만 해도 결과물은 ‘있어야 할 것 같았던 그것’, 즉, 처음부터 머릿속에 그려졌던 그것을 절차상으로 풀어가고 정교화했던 것이었다면, 5단계에서는 전략 수립 전까지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하고, 좀 더 폭넓은 차원에서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디자인을 해야 될지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상태, 스스로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자유도를 획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품의 한계나 클라이언트의 요구 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이나 맨파워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보며 현재의 자원이나 한계를 감안해서 변수들을 통제하고 결과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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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님께서는 이 구분이 맞는 것인지, 특히 5단계는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계들을 정리하여 나누게 된 것은, 길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막막함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길에서 만날 고민들을 미리 알고서, 담대함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걸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한 단계씩 도약하기 위한 좀 더 빠른 지름길을 알려줄 수 있는 이사님과 선배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모든 UXer 분들 용기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 컨설팅그룹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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