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모바일 그리고 미래자동차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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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변화

모바일 프로젝트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간혹 PC웹과 관련된 업무를 접하게 되면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아직 주니어 디자이너라 경험도 많이 없을뿐더러 해상도, 폰트 크기, 사용 방식 등이 모바일과 차이점이 있어 규격에 맞게 작업을 할 때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모바일 비중이 커졌지만 과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웹 시장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종종 선배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웹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넘어올 때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듣곤 하는데, 최근 제 경험과 같이 작업 환경의 큰 변화가 그 혼란의 주된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 주문을 하고, 영화표를 예매하고, 쇼핑을 하고, 자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모습은 지금 누구나 다 당연하게 생각하고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전 시절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렇듯 수신자와 발신자 간의 의사소통이 주목적이었던 전화는 휴대할 수 있는 이동전화로 바뀌었고, 이제는 그 주 된 목적을 넘어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 디바이스가 되었습니다.

자동차 또한 단순한 이동수단의 목적을 넘어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듯 합니다. 현재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키워드로 발전하고 있고,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기업들도 자동차 관련 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시장이 확대되어 가는 상황에서 현재는 웹, 모바일 디자인을 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업무의 영역이 확대될 것 일수도 있기에 자동차에 관한 생각과 고민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 발전의 다양한 키워드 중 가장 관심이 가는 키워드는 자율주행 관련 분야입니다.
이미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들은 시중에 출시되었고,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전한 5단계 자율주행 자동차도 머지않아 출시될 것입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보편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힌 시대에 자동차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동수단이 주된 목적이었던 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로 바뀌면서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 소비공간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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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19에서 선보인  실시간  감정반응 제안시스템 R.E.A.D  / 이미지 출처: 기아자동차
* 삼성전자 하만 디지털 콕핏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CES(세계가전전시회)등 주요 박람회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자동차 비전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는데, 그곳에서 보여지는 자동차의 모습은 운송수단이 아닌,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가치들이 모인 하나의 디바이스처럼 보여집니다. 그런 모습에서 GUI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일하는 분야와 연관된 자동차 관련 업무를 경험한다면 어떤 점들에 대해 미리 고민해보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자율주행에서의 조작 방식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는  내부 모습에 대해  몇 가지 고민들을 해 보았습니다.

 

공간에서의 Touch, Gesture

터치는 현재 가장 보편화된 인터랙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 크기만 한 모바일 환경에서 터치만큼 자연스럽고 쉬운 인터랙션 방법은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대형 백화점 등에 있는 큰 스크린을 가진 키오스크를 조작할 때는 왠지 모르게 불편한 감이 느껴집니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진 탓인지 큰 스크린을 터치로 조작하기에 개별 Component와의 사이도 멀고 그만큼 조작해야 할 반경이 넓어지면서 다소 이질감과 불편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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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Photo by Charles on Unsplash
* Tesla / 이미지 출처:  Tesla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나 세계 주요 박람회, 모터쇼 등을 보면  대쉬보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지닌 자동차 등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등으로 운전자의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과 동시에 차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많아지다 보니 그 와 관련된 정보를 표시해둘 영역이 필요해진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보겠습니다.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이러한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대형화된 디스플레이를 제어하고 조작할 방법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 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현재까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야 하는 환경에선 운전자의 시야와 동선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요 물리적인 조작 버튼을 두어 운전을 함에 있어 방해 요소를 많이 줄이려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운전이 필요 없어지는 앞으로의 상황에서는 자동차 자체가 하나의 디바이스처럼 공간 자체에서의 제어 기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스를 활용한 조작 (VUX) 또한 유용한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현재 사용하는 터치만으로 대형 디스플레이와 차내 공간 곳곳에 배치되어 있을 기능을 조작하기에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므로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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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019 기아자동차 concept car / 이미지 출처: HMG저널

 

그에 따른 대안으로 ‘제스처’ 를 통한 인터랙션이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제스처를 통해 차내 곳곳의 부분을 제어할 수 있다면 사용자가 공간을 컨트롤하고 이용하기에 좀 더 수월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비슷한 사례로 이미 2019 CES에서 기아자동차는 V-Touch라는 가상 터치식 제스처 제어 기술을 선보였고, 이 기술은 탑승자의 손끝을 차량이 인색해 버튼 조작이나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지 않고도 제스처를 통해 다양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은 미래 자동차에서 공간 자체를 제어할 때에도 유용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운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좋은 기술이라 생각되어집니다.

새로운 인터랙션 방식이 생겨나면 이를 뒷받침해 줄 요소들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그 에 따른 인터랙션과 더불어 디자인 요소들도 변화가 있었듯이 체스처를 취했을 때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지는 모션 효과나 명확한 시각적 그래픽 요소 등도 함께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관련영상/ 현대자동차 그룹 https://www.youtube.com/watch?v=ws_RsEamuuA

 

디자인 표현 방식에 대한 고민

현재 출시되는 차량을 살펴보면 자동차의 조작 방식이 물리적인 버튼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점차 디지털화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작 버튼뿐만 클러스터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영역도 디지털화 되어감을 쉽게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속도나 RPM 등의  차량정보를 제공하는 클러스터는 아날로그, 하이브리드를 지나 디지털 클러스터의 시장이 매년 급성장함과 동시에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이 자동차 기업이 아닌 곳도 관련 분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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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클러스터 / 이미지 출처: Young HYUNDAI
* 하이브리드 클러스터 / 이미지 출처: HMG저널
* 디지털 클러스터 /  제네시스 G 70 / 이미지 출처: Young HYUNDAI

 

디자인 표현 방식을 보면  익숙한 원형 형태의 게이지가 아닌, 디스플레이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범위도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의 성격과 주 소비자층에 맞는 컬러, 구조, 기하학적인 조형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 자동차 기업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해 현재는 각 기업들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터쇼나 박람회에서 볼 수 있는 콘셉트카를 살펴보면 클러스터 못지않게 대시보드 또한 디지털화된 대형 디스플레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이러한 변화는 자율주행이 될수록  차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등은 다양해지고 관련된 정보를 제공할 영역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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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디스플레이의  자동차 디스플레이 / 이미지 출처: LG디스플레이 블로그
* Benz 무인자동차 F015 / 이미지 출처 :  Media Daimler

 

그렇게 대형화된 디스플레이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이 아닌 인테리어 디자인 측면에서 공간 연출로서의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율주행 경험에 따른 디자인 콘셉트라든지 연출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자동차 기업들이 중요시하는 디자인 아이덴티티까지 더해진다면 다양하고 실험적인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웹과 모바일과는 또 다른 표현 방법이 요구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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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I  Next / 이미지 출처: BMW
* CES 2017 현대자동차 콘셉트 / 이미지 출처: 9px

 

기존 한정된 정보를 윈드실드에 제공하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서 스마트한 최신 기술들과 connected technology, 자율주행 등이 자동차에 적용되면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 전면 유리 전체를 활용한 3D HUD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AR형태로 실제 전경과 그래픽을 함께 정보의 형태로 보여주는 기술은 벌써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기아차도 홀로그램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 내비게이션을 CES 2019에서 공개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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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기아차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 이미지출처 : HMG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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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규어랜드로버 3D HUD / 이미지출처 :  www.autoblog.com

 

스큐어모피즘, 플랫 디자인 등과 같이 시대와 각 환경에 맞는 디자인 스타일이 생겨났듯이 자동차에 기반한 새로운 디자인 스타일이 계속해서 생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점차 규격화되고 획일화되어 가고 있는 듯한 모바일 디자인 환경에서 저와 같은 디자이너 분들이 새롭게 도전하고 실험해볼 새로운 기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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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dribble

 

마치며

스마트폰 등장 이전과 이후에 세상이 많이 달라졌던 것처럼 사회와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의외의 지점에서 상상하지 못한  큰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또한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방대한 시장을 개척할 것이며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면 저와 같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웹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변화했을 때처럼  또 다른 대응 방법을 찾아 고군분투해야 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시 공부해야 할 것들과 또 만들어 가야 할 것들이  많아져 업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디자이너로서 색다른 시도를 해 볼 수 있고 또 그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가치 디자인그룹 권두현

 

타이틀 이미지출처 : Official Microsoft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