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Context)와 사용자의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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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입문자부터 시작해서 실무자까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것이 있다면 그중 하나가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파악하라.’ 라는 것입니다.

왜 컨텍스트를 파악해야 할까요?

제가 실무를 하면서 느낀바, 그리고 블로그나 다른 디자이너들이 쓴 글에 따르면 컨텍스트 파악 없이, 만들어진 서비스나 제품은 눈치 없이 일방통행을 하는 커뮤니케이터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즉, 사용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없는 서비스, 제품, 혹은 앱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컨텍스트에 대해 서술한 이유는 이번 글에서는 작년 여름 싱가포르에서 경험한 사용자 컨텍스트를 잘 활용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기 이전에 포스팅된 「컨텍스트 (Context) 이해하기」란 글을 함께 읽으신다면 이 글에 이해가 높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녹인 SAFETY 영상

비행기를 타게 되면, 승무원들의 안전 교육을 직접 보거나, 영상을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혹시 안전 교육과 영상을 끝까지 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 맨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모든 것이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하고 본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를 탄 경험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집중해서 보는 경우가 드물 겁니다. 저도 그랬구요.

정말 중요한 콘텐츠이지만, 어느 항공사나 매번 반복되는 지루한 내용을 사람들을 집중해서 보게 만들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한 항공사가 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 에어라인입니다.


*싱가포르 에어라인 안전교육영상

이 영상을 보고 옆에 앉은 가족에게 안전 교육 영상 맞냐고 물어볼 정도로 새로웠습니다.

지금부터 싱가포르가 만든 영상을 소개해드릴게요. 이 영상의 컨셉은 싱가포르의 관광 명소에서 여행객의 상황을 빗대어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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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 동반한 부모가 유람선을 타고 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는 모습입니다. 출발 전에 유아를 직접 안지 않고 시트에 앉혀야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구명조끼를 안내하는 장면에는 수영장에 놀러 간 가족들을 보여주면서 아빠가 아이에게 구명조끼 입는 법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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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부정적인 수 있는 내용과 상황을 여행, 가족, 휴식 등의 주제로 풀어서 만든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비유적인 표현으로 정보 전달이 흐려질 수 있는 점을 경계하여 중요한 내용은 문맥과 맞지 않더라도 사실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제가 이 사례를 컨텍스트 사례로 소개한 이유는 비행기 안, 그리고 여행을 가는 사용자의 컨텍스트 상황에 적절하게 녹였기 때문입니다. 안전 교육은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극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그 중요도에 대해 피부로 와닿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col_g1설마 산소마스크를 쓸 일이 있겠어? 설마 구명조끼를 입는 일이 있겠어?
col_g2

라고 말이죠

이 영상에서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줌으로써 영상의 집중도를 높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간중간 싱가포르 명소가 나타나면서 주목도를 더 높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제가 의식한 게 아니라, 방문할 목적지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 덕분에 5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이러한 시도를 먼저 시작한 항공사도 있습니다.
바로 호주의 콴타스 항공입니다. 2017년 버전은 호주의 주 (State)를 소개하는 컨셉으로 안전 교육 영상을 만들었고, 2018년 버전은 세계 여행을 컨셉으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 콴타스 항공 안전교육영상 – 2018년 버전


* 콴타스 항공 안전교육영상 – 2017년 버전

사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했습니다.
2016년 네이버 웹툰과 에어 서울이 협업해서 만든 영상으로 웹툰 캐릭터가 기내안전수칙을 안내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입니다.


* 네이버 웹툰 X 에어서울 홍보 영상

하지만, 싱가포르 에어라인과 콴타스 항공과 달리, 이 영상이 좋은 사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인기 웹툰 캐릭터와 콜라보레이션 하는 점은 마케팅 측면에서는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신선할 수 있지만, 직접 콘텐츠를 바라보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한번, 컨텍스트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자면, 비행기 승객이 왜 안전 교육에 집중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번 똑같은 내용이고,  이륙 시 강제 상영되는 안전교육 영상보다는 이륙 후 볼 최신영화나 혹은 어떤 면세품이 기내판매 중인지에 더 관심이 갈 뿐입니다.  사용자의 가장 큰 관심 거리는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고려한 싱가포르 에어라인은 여행지와 안전 교육을 잘 녹여내어 승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했습니다.

UX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열쇠는 사용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언급한 니즈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직면하고 있는 숨겨진 컨텍스트를 살펴본다면 조금의 실마리를 풀 수 있지 않을까요.

 

-UX1 컨설팅그룹 김소연

 

* 타이틀이미지 :  www.pexel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