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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액션’ 그 찬란한 영광

IOS와 Android의 스마트폰 시대가 오기 전, UI/UX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해보건대 ‘리듬액션’이라는 게임이 UI/UX로서 제 기능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10년 전 일이라는 걸 생각하면 전에 새삼 놀랐습니다. 더군다나 그때 당시 ‘리듬액션’ 게임은 유행을 넘어 열풍에 이를 정도로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왜 그 당시 ‘리듬액션’이 인기를 넘어 신드롬이 되었을까요?

11 <영화 Big의 한장면 / 출처 : 네이버 영화>

Why?

당시 리듬액션 게임이 왜 인기가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과감한 ‘컨트롤러의 변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듬액션 게임이 선보이기 전에 국내 아케이드 게임장(오락실)의 대부분의 컨트롤러는 좌측에 레버, 우측의 버튼으로 이루어진 장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외에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게임 머신 형태도 오락실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레이싱 게임, 건슈팅 게임(가상의 총 슈팅 게임), 핀볼, 농구, 두더지, 에어하키, 인형 뽑기 등이 있었는데 이마저도 출시한지 오래되었고 새로운 게임이라고 해도 그 당시에는 너무나도 익숙했던 게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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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중반의 오락실 풍경

- 이미지 출처 : 통 (http://tong.joins.com/archives/18777) -

그러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여태까지 본적 없는 건반과 턴테이블의 조합으로 된 게임 머신이 오락실에 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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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konami 라는 회사에서 출시한 Beatmania.
게임머신, 컨트롤러의 형태는 그 당시 굉장히 획기적이었다.
–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

지금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비트 매니아’ 라는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일본에서는 1997년 말에 첫 출시되었으며, 대한민국에서는 1년 뒤인 1998년에 서울 중심가의 오락실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게임 방식은 음악을 연주하는 형태로 화면 상단에서 내려오는 음표가 아래쪽 판정 라인에 맞닿을 때 해당 건반 및 턴테이블을 움직이는 형태로 플레이를 하는 형태입니다.

(초기 비트 매니아 플레이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mlTcIRBeEpM)

비트 매니아는 국내보다는 국외 오락실에서 더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사실 게임에 대한 난도가 높았고 당시의 게임 비보다 비쌌기(플레이다 500원. 최대 3번의 기회) 때문에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컨트롤러의 변화로 인해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1년뒤 비트 매니아를 발매한 Konami사에서 ‘댄스댄스레볼루션(DDR)’이라는 게임을 출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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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미지인 영화 ‘big’을 떠올리게 하는 DDR은
발로 하는 게임은 비트 매니아 보다 더 획기적이었다.
–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

컨트롤러의 변화가 한번 더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손이 아닌 두 발로 게임을 하는 시스템이 출시되었습니다. 게임 방법은 비트 매니아와 동일한 형태로 진행되었으나 이전 비트 매니아에서는 ‘음악을 연주하는 게임’ 이라고 한다면, DDR은 ‘음악에 맞춰 온몸을 이용해 발판을 누르는 형태의 게임’ 이였습니다. 이 두 개의 게임 때문에 국내 및 여러 나라에서는 리듬액션 게임의 유행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대중화에서 신드롬으로 진화

비트 매니아와 DDR을 만든 Konami 사의 리듬액션 욕심은 끝이 없었습니다. 많은 수익을 창출한 뒤에 1999년 ‘드럼 매니아’ 와 ‘기타 프릭스’ 라는 게임도 출시하게 됩니다. 두 게임 모두 비트 매니아와 동일한 형태로 플레이하는 게임이었으며 악기인 드럼과 기타를 컨트롤화하여 출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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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ami 사의 드럼 매니아 (좌) 와 기타 프릭스(우)의 초기 모델
–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_1 나무위키_2 -

위 두 게임은 DDR 만큼의 큰 인기는 못 누렸지만 드럼과 기타를 컨트롤러화하여 출시한 점은 게임 UI에 있어서 놀라운 발전한 사례입니다.

리듬액션에 대한 인기가 날로 치솟을 즈음에 국내 게임사에서 아류작을 출시하였습니다. 비트 매니아를 똑같이 따라한 ‘EZ2DJ’ 와 DDR을 똑같이 따라 한 ‘EZ2DJ’ 와 DDR을 똑같이 따라 한 ‘Pump it up’이라는 게임을 출시하였고 모든 리듬액션 게임이 인기가 많을 때 아류작인 데도 불구하고 위 게임들과 더불어 함께 인기가 생기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Pump it up’ (이하 펌프)은 플레이하는 음악 자체가 국내 가요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인기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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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의 상하좌우를 뺀 나머지 화살표로 게임을 출시하였다.
DDR 게임 플레이 영상 (좌) 와 펌프잇업(우)의 게임 플레이 영상
– 이미지 출처 :
gamepreddure, 게임샷 -

당시 리듬액션의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그에 대한 몇 가지를 언급하자면

첫째. 오락실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리듬액션이 출시되기 전의 오락실 분위기는 남자들만 모이는 곳이었고 어두 컴컴하고 지하에 있는 곳이 많아 햇빛은 볼 수 없었고, 곰팡이와 세균 그리고 담배 연기가 가득하였습니다. 가끔 여자가 있어도 따귀 머리를 한 비행 청소년들의 집합 장소였으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형 및 학교 선생님은 오락실은 가지 말아야 하는 곳이라고 교육하였으며, 그나마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어른들의 눈치를 받지 않고 출입이 가능한 장소였습니다.

리듬액션이 출시된 이후의 오락실은 더 이상 비행청소년만 출입을 하는 곳이 아닌 모든 청소년 및 아이 및 성인들이 남녀 구분 없이 오락실에 가서 리듬액션 게임을 즐겼습니다. 점차 초등학생들이 건전한 목적으로 리듬액션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많아짐과 동시에 오락실에서의 흡연이 법적으로 금지가 되었으며, 22시 이후에는 미성년자의 출입도 금지하는 상황도 만들어졌습니다. 더 이상 오락실은 어두 컴컴하고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이 아닌 대중적인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두 번째. 청소년이 있는 집에서는 DDR 및 펌프를 집에서 플레이하기 위하여 가정용 패드를 하나씩 구입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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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판매가 되고 있는 가정용 컨트롤러
– 이미지 출처 :
아이에스티몰 -

가정용 콘솔 및 PC에 연결하여 집에서도 돈 안 들이고 게임을 할 수 있는 비닐 패드가 출시되었습니다. 그 당시 3만 원에 판매를 하였는데요. 필자를 포함한 주변 친구들이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집에서 하는 게임이다 보니 오락실에 가시기 껄끄러운 나이 많으신 어머니 및 아버지도 집에서 리듬액션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필자의 어머니와 누나들도 집에서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DDR 게임을 즐기셨습니다;;)

그리고 공중파 방송에서 전국의 DDR 고수를 모아 방송(방송명 : 고교챔프) 도 하였으며, TV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하였고, 노래방의 연주기도 DDR 및 펌프의 형태로 출시되어 오락실이 아닌 노래방에서도 리듬액션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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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실을 넘어 노래방 기기까지 리듬액션 게임은 여러 공간을 넘나들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그럼에도 불구하고_1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리듬액션은 인기, 유행을 넘어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파급력이 대단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리듬액션 게임의 전성기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 초반까지 2~3년 정도로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게임으로 음악을 연주한다’ 또는 ‘리듬을 탄다’, ‘춤을 춘다’라는 컨셉이 흥미를 잃어버린 이유가 가장 큽니다. 그로 인해 신드롬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식었습니다. 필자가 경험한 이유를 몇 가지 들자면 이렇습니다.

첫째. 리듬액션을 즐겼던 유저들이 대부분 철이 들었습니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pump It up으로 인해 많은 용돈을 소진했으며, 집 학교 오락실을 전전하면서도 펌프를 하였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어느 순간에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필자보다 어린 학생들 앞에서 리듬에 몸을 맡긴다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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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자체를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근래의 포켓몬고 유저와
그 당시 리듬액션 유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 이미지 출처 : jtbc 비정상회담

두 번째. 그 당시 오락실 이외의 놀이 문화로 PC방이라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PC방이 급격하게 많아질 때쯤 그나마 리듬액션 게임이 오락실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긴 했었지만.. 리듬액션의 유저들도 점차 개인적인 PC 게임으로 옮겨가는 현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더불어 pc방에서 하는 게임 중 여성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인 ‘포트리스 2’ 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리듬액션을 게임을 즐기는 여성 유저들도 모두 포트리스 2로 옮겨가게 됩니다. 더군다나 PC게임으로 비트 매니아를 모방한 국내 아류작들이 판을 치게 되고 또 그마저도 천편일률적인 게임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게 되면서 더 이상 오락실의 리듬액션 게임 머신이 하나둘씩 없어져버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_2

시대가 변해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성화되어 있는 요즘 리듬액션 게임은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게임 방식은 바뀌지 않습니다. 게다가 또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하는 리듬액션 게임은 해당 음악을 다운로드하고 플레이를 불편함도 많았고 또 유료로 부분 결제를 해야만 유니크한 음악을 플레이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듬액션 게임은 대중적인 게임에서 매니아 유저들만의 게임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매니아들을 잃지 않기 위한 일본의 게임 제조사들의 노력으로 인해 리듬액션 게임 머신은 아직까지도 많은 시리즈 및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되어 왔으며, 또한 가정용 콘솔게임과 PSP와 닌텐도 DS등의 게임으로도 출 되어 왔고 현재는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리듬액션 게임이 만들어져 왔고 또 현재 진행형으로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트 : 아이엠 채널)

국내 리듬액션 게임의 매니아들의 노력도 상당했습니다.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리듬액션 유저들은 리듬액션 게임 머신이 있는 오락실을 커뮤니티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라고 있으며 ‘jubeat’ 유저들은 게임 머신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에 표시하는 ‘유비트 루트’라는 App도 개발한 노력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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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유비트 게임머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App
매니아들의 노력이 상당하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플레이 (유비트 루트)

그리고 요즘에는 VR을 이용한 리듬액션 게임도 하나 둘씩 선을 보이기 시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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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m에서 출시한 Music Inside(좌) 와 Audioshield (우)
앞으로의 리듬액션 게임의 제2 제3의 전성기의 해답은 VR이 아닐까?
– 이미지 출처 :
Music Inside, Audioshield

‘뮤직인사이드 : VR 리듬 게임’은 컨트롤러를 스틱으로 활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방식의 리듬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보유한 곡이나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리스트에서 곡을 골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플레이어가 원하는 곡을 넣으면 게임 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노트를 배치해 준다고 합니다. ‘오디오쉴드’는 방패로 같은 색깔의 노트를 막아내는 방식의 리듬 게임으로 모든 모드와 스킨에서 유튜브 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어 더욱 다채로운 재미와 곡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VR을 이용한 다양한 리듬게임은 계속 출시 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고, 앱이 활성화 될 수록 게임도 시대에 맞게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듬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에서 주목할 것은 스마트폰과 앱은 UI/UX를 빼고 얘기할 수 없듯이 리듬 게임을 비롯한 기타 게임들도 User 관점에서 디자인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치며

이처럼 리듬액션 게임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아직까지도 수많은 게임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리듬액션 게임이 기존의 게임 머신 또는 VR 등으로 제2의 제3의 전성기가 될지는 예상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 인형 뽑기 열풍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리듬액션 게임도 틀에 박힌 게임 방식에서 벗어난 something new를 선보인다면 열풍이 다시 한번 생겨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과 10년 전,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만 해도 사람들은 오프라인 게임과 아날로그 문화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는 길을 걸어도, 지하철을 타도, 언제 어디에서나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희는 온라인과 모바일 컨설팅을 하는 조직이지만, 예전의 아날로그 문화가 가끔씩 생각날 때가 많습니다. 아울러 요즘은 찾아볼 수 없는 오락실의 부활 및 새로운 놀이 문화가 탄생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가치UX그룹 최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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