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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리더와 커뮤니케이션

지난해 여름 방영된 무한도전 신들의 전쟁 편에 영화배우들이 아수라라는 영화홍보를 목적(?)으로 출현한 적이 있었습니다.
무한도전 팬분이시라면 기억하겠지만, 그 내용은 주연배우인 정우성, 황정민을 비롯한 배우들로 구성된 영화 아수라 출연진과 무한도전이 팀을 나뉘어 추격전을 해서 각 팀 여섯 명의 멤버 중 숨겨진 왕을 찾아 잡는 게임이었습니다.

예전부터 무한도전에서 많이 다뤘던 추격전 장르였기에, 특별한 기대 없이 보고 있는 도중 조금은 특이한 점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중 아수라팀 배우 곽도원이 무한도전팀에 잡혀서 이동하고 있었는데, 이미 상대 팀을 한 명 잡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무한도전 멤버인 광희가 게임의 규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기막혀 웃으면서 한마디 합니다.

‘너도 생각이라는 걸 좀 해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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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전이 펼쳐지면서 비슷한 상황들이 계속 노출됩니다.

광희 외에도 게임의 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멤버들이 더 있었으며, 문제가 있다 판단한 무한도전 팀 리더 유재석이 방송 중에 다시 한번 멤버들에게 게임의 룰을 설명해 줍니다.

그러자 곽도원은

‘와~ 이런 걸 일일이 다 설명해 주는구나!~’

02

그리고 유재석에게 11년을 이런 멤버들로 어떻게 끌고 왔냐고 묻습니다.

03

평소에 별생각 없이 웃어넘기던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갑자기 2가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1. 게임을 하기 전 PD로부터 게임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었는데 왜 일부 멤버들은 룰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까? 이 게임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는 걸까? 그냥 다른 멤버들도 뛰니 덩달아 뛰고 또 잡으라니까 잡는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2. 혹시 PD가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거나 방식이 잘못되어 일부 멤버들의 오해를 일으키게 한 걸까? 그렇다면 유재석은 같은 내용을 전달을 받고도 어떻게 잘 이해하고 다른 멤버들에게 설명까지 해주는 것일까?

위 상황들을 우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통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 경험이 많거나 혹은 역량이 뛰어나거나, 직급이 높은 인원에게 PM이라는 직책을 주게 되며 해당 프로젝트의 리딩을 하도록 역할을 부여합니다.
PM은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발생하는 모든 사항들을 챙기고 또 알아야 합니다.
우선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떤 프로세서와 일정으로 진행해야 할지 업무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파악해야 하며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일정을 세우게 되며, 이를 기준으로 TF 구성원에게 내용을 공유하고 임무를 나눕니다.
즉 PM은 위에서 이야기한 무한도전의 PD가 되거나 혹은 PD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은 유재석의 역할과 흡사하다 할 것입니다.

자 이제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무한도전에 비유하면 바로 추격전이 스타트 된 것입니다.
실제 프로젝트 상에서라면 PM이 설명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TF 구성원은 때때로 적합하지 않은 결과물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설계 문서일 수도 있으며, GUI일 수도 있으며, Html 일 수도 있으며, 프로토타입이거나 실제 구현된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PM이 요청한 산출물은 동그라미였으나, 팀원들은 동그라미가 아닌 네모로 이해하여 작업하였다면 과연 어떤 포인트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요?
PM이 전달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TF원에게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요? 혹은 PM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요?

처음 웹기획 업무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업무의 내용이나 방식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럴 경우 종종 네모로 나오는 결과물로 인해 PM이나 TF팀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하고 또 나로 인해 재 작업과 업무 부하 그리고 결국 야근을 동반하게 하는 불편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프로젝트 진행 시 요건을 받거나, 전달할 때 많은 고민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려움에 겪을 때도 있습니다.
제가 PM일 경우는 고객의 요청사항을, 또는 제가 TF원일때는 PM의 전달사항을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내가 저 고객을 제대로 이해시키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등 많은 고민을 합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프로젝트 리더가 고려하면 좋을 세 가지 포인트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듣는 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세계적인 협상 권위가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Stuart Diamond) 는 ‘커뮤니케이션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기 중심성이다.’ 라고 했습니다.
보통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팩트라고 판단되면 흔히들 PM이 ‘답정너’가 되고 꼰대가 되기 십상입니다. 물론 그것이 프로젝트 순항을 위한 진리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우 PM과 TF원들 사이 커뮤니케이션은 엉망이 되곤 합니다.
프로젝트 리더라면 내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이 아니라 업무지시를 받는 TF 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사전 친밀감 형성입니다.
프로젝트 팀 내부 TF 원들과 PM 사이 끈끈한 무엇인가 형성되어 있다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일사천리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결국 물리적으로 시간이 소모됩니다. 사전에 친밀감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선행은 물론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노력들은 단기적으로는 업무적 능률을 떨어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필수 요소이며 분명 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젝트 리더라면 분명 고려해야 할 지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업무 진행 중 제가 필수적으로 행하는 방법은 복기와 재확인입니다.
일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중간중간 수시로 체크를 하면서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문제점이 있지는 않은지 추가로 협의하거나 정의할 것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곤 합니다.
이렇게 확인하는 것은 직급이나 역할에 따라 다르지 않습니다.
단지 PM만이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TF 구성원들도 함께 확인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업무를 진행 하는 입장에서는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PM이, 또는 TF 구성원이 나를 믿지 못하기에 이러나?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협의에 따른 결과물이라면 꼭 거쳐야 할 단계이며 지시하는 입장뿐만 아니라 역으로 내가 업무를 지시받는 입장에서도 꼭 다시 한번 확인은 필요합니다.
PM에게서 업무를 받거나, 고객으로부터 요건을 전달받을 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을 시에는 다시 한번 질문을 합니다.

“지금 요청하신 내용이 이것인데 이렇게 진행하면 될까요?”

내가 커뮤니케이션상 누락된, 또는 오해로 인해 잘못된 내용을 전파하거나, 설계를 할 경우에는 이에 대한 책임은 결국 오롯이 나에게 주어지면 프로젝트 전체에 피해를 주게 됩니다.
UX/UI 기획을 시작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이 업을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방법 이외에도 참고할 만한 팁이 있다면 삼가 고언을 구합니다.

 

– 가치UX그룹 이일환

 

PS.
관련해서 Rightbrain lab 포스팅 중 민보영 수석의 “일 잘하는 사람되기” 글도 참고해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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