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사람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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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더 어려워져요. 저는 능력이 없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일을 잘 하고 싶은데, 자꾸 엉키고 자신이 바라는 만큼 되지 않아 속상해하는 후배를 보면서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환경적 조건의 불가피성은 일단 차치하고, 각자의 노력으로 조금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곰곰히 생각하고 적어보니, 세가지 방법이 떠오릅니다.

역할에 대한 이해
커뮤니케이션
약속이행

모두가 아는 개념일 수 있지만, 제 스스로도 리마인드하는 셈 치고 간단히 정리를 해봅니다.

역할에 대한 이해

우리가 하는 業에서의 역할로만 한 번 볼까요?

프로젝트 바깥에서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살피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을 하는 PD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면서 방향을 제시하고 고객의 요건을 수렴하면서 일정과 결과물을 관리하는 PM
구축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며 밑그림을 그리는 UX기획자
기획과 설계를 PM, 고객사, 디자인, 개발파트와 조율하며 정리하는 기획 PL
설계파트에서 구조화한 설계를 상상할 수 있는 화면으로 형상화하는 UX디자인
디자인의 컨셉을 제시하고 그것을 구현한 그림으로 결정을 도와주는 디자인 PL
설계, 디자인된 화면을 사용자가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실체로 구현하는 퍼블리셔, 프로그래머

위에 나열한 역할과 능력, 조건 등에 대해서는 회사에 따라 관점에 따라 대동소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각각의 위치에 적합한 인력을 구성하고 각자 그 역할에 필요한 능력을 다할 때 조각맞춤이 완성되듯 원활한 진행과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겠죠.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사실 지금부터입니다.
위의 각자의 역할을 잘하여 ‘일 잘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쩌면 더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단어, 커뮤니케이션.
머릿속엔 상상하는 그림이 가득한데, 그것을 전달할 능력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스스로도 너무나 답답한 노릇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물론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지만, 전 ‘오류를 줄이는 것’이라고 정리합니다.
말을 잘 하고 못하고와는 별개입니다.

“이게 아니잖아요.”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
“왜 아직 회신이 없는 거죠?”

우리는 자주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으로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일정이 지연되기도 해서 때론 크게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합니다.
같은 한국말로 대화하고 한국말로 요청하고 한국에서 이삼십년 살아온 귀로 듣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왜 못 알아 듣느냐고 화낼 일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사람마다 경험과 생각과 사상이 모두 다르고, 그에 따라 같은 말도 서로 다르게 듣고 다르게 받아들이기 마련입니다.
모든 사람이 절대로 같아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사이의 갭을 줄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지혜로운 해법입니다.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줄이는 제가 경험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복명복창‘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대부분 아는 단어, <상사가 말을 하면 그 말을 다시 말한다>는 뜻입니다.
다음(DAUM) 한국어사전에는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네요.

복명복창 [復命復唱]
1. 상관이 내린 명령이나 지시 내용을 확인하는 뜻으로 그것을 되풀이하여 말함
2. 확인하는 뜻으로 반복하여 말하다

상사든 고객이든 동료든 누군가 어떤 요청을 해왔을 때, 전 복명복창을 의식적으로 습관화하고 있습니다.
‘복요복창’이라고 해야 할까요?

즉, 요청받은 내용을 다시 말하여 확인합니다.
“지금 당신이 내게 한 말은, 어떤 대상을 어떻게 언제까지 해서 누구에게 답하면 되는 거죠?”라고 확인합니다.

이 질문을 하기 전, 요청한 사람의 의도나 뜻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왜?” 라고 물어 확인합니다.
‘왜’를 모르면 무엇을 언제 무엇을 어떻게 라는 복창을 정확하게 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요청하는 사람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중 빠뜨리는 내용이 있을 땐 그 또한 복요복창하는 과정 중에 물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 네,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선 후에 머리를 긁적일 일이 없어집니다.

이런 방법으로 전 제가 할 일을 스스로 좀더 명쾌하게 정의할 수 있고, 제게 미션을 준 사람에게는 더불어 신뢰를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료에게 그 미션을 전할 때에도, 제가 정리한 보다 명확해진 메시지는 와전될 소지를 확실히 줄여줍니다.

일 잘 하는 사람되기

명쾌하게 확인된 미션은 그 다음 단계!
“언제, 누구에게”를 정확하게 지키는 피드백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바로, “약속이행”입니다.

약속에 대해서는 굳이 긴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미션의 결과뿐 아니라 회의시간을 지키는 일 등 모두가 알고 있듯이, 약속을 지키는 것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면서 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건 무엇보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핵심은 “복요복창”입니다.
일 두 번 하기 싫다면,
이거 아니잖아요~ 라는 소리 듣기 싫다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 되기 싫다면
일 잘~하는 사람이고 싶으면
우리 모두 복요복창합시다~ ^^

바쁘게 UID를 그리고 있는데 전화가 옵니다. 어머니시네요.
집에 올 때 감기약이랑 진통제랑 소화제랑 가그린이랑 지사제랑 사오라고 하십니다.
어디 여행 가시려나 봅니다.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또….음…?
한번 더 확인해보면, 가그린 까먹을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

감사합니다.

– 가치 UX그룹 민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