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리서치 가이드(2) – 주요 리서치 기법 수행시 유념할 사항들

필드리서치 가이드(2) – 주요 리서치 기법 수행시 유념할 사항들

필드리서치 가이드(2) – 주요 리서치 기법 수행시 유념할 사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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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리서치 진행 전에 명확한 이슈를 정의해 놓으면 불필요한 경험을 수집할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필드리서치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은 수동적이기 마련이므로 진행자가 제시하는 질문이나 요청사항에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전에 리서치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결과와 궁금증, 필요한 확인사항 등을 명확하게 정리해 놓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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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되는 의견이나 드러난 니즈는 조사하기가 쉽습니다.
반면, 사용자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생각이나 구체적인 행동, 마음속에 품고 있는 태도는 직접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조사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런 이유로 UXer들은 심리학이나 사회과학조사방법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70여 가지의 리서치 기법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양한 기법들이 존재하지만, 목적은 동일합니다.
‘특정 컨텍스트에서 벌어지는 사용자의 실제 경험을 끄집어내는 것’이죠.
이런 기법들을 상황에 따라 잘 사용하는 것이 필드리서치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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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여러 방법들 중에서 개념을 익히는 정도만으로도 훨씬 더 질 좋은 인터뷰를 수행할 수 있는 팁을 몇 가지 추려 소개합니다.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는다 ‘5Whys’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 첫 질문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얻기는 매우 힘듭니다.
중요한 이슈는 여러 번 반복해서 물어 사용자의 기저에 숨겨져 있는 니즈를 캐내야 합니다.

그 방법으로 5Whys 기법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사용자의 대답에 “왜”라는 물음을 5번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널리 알려진 만큼이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5whys’에서 중요한 것은 5번을 묻는 행위가 아니라, 물음을 통해 얻어야 하는 결과입니다.

참여자는 먼저 질문을 받으면 그렇게 행동을 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부터 대답하게 됩니다.
특히나 선택에 관한 질문에서는 선택한 개체의 속성을 말하곤 합니다.

이 때 인터뷰어는 해당 속성에 대한 참여자의 생각이나 영향에 대해서 물은 뒤, 참여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단, 지나치게 ‘왜’라고 즉시적으로 되묻는 것은 참여자를 당황하게 만들 수 있으니, 한 말을 되짚으며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Q : 왜 이 책상을 사무실에 들여놓으셨나요?
A : 두꺼운 원목으로 만든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Q : 두께 있는 원목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 편안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서요.

Q : 사무실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여야 하나요?
A : 전에 흰 플라스틱 책상이 있는 곳에서 일했는데 차갑고 딱딱한 분위기라 싫었어요.

헛다리 긁지 않기 ‘Triading’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 편견이 섞인 질문을 하여 특정 대답을 유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같은 내용의 질문에도 형식에 따라 다른 대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Triading은 1950년에 조지 켈리에 의해 연구된 Personal Construct(개인적 구성이론)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개념적인 구분을 통해 조직화하는데, 이런 구조화는 종종 극단적인 성격을 띄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을 평가하는 기준은 개인마다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연봉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가 하면, 출퇴근 거리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바로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시에 흔히 하는 실수는 대뜸 “이 제품을 신뢰할 수 있나요?”라는 식의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제품에 대한 신뢰는 사용자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때문에 Triading은 인터뷰 초반에 참여자의 멘탈모델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 또는 사용자의 경험에 영향을 미칠만한 속성을 적은 카드를 15개 내외로 준비한다.
2. 준비한 카드 중 평소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몇 가지 고르게 한다.
3. 참여자가 선택한 카드 중 무작위로 3개를 골라 선택한 세 카드 중 두 카드가 다른 한 카드와 어떻게 다른지 묻는다.
4. 반복적으로 혼합한 카드 세트를 참여자에게 제시한 뒤 두 그룹으로 구분 짓게 하고 그 이유를 묻는다.

Triading을 실시하면 예상치 못한 참여자의 생각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뜻밖의 결과 중에는 별 의미가 없는 것도 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참여자의 경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후속질문이 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해당 결과를 진지하게 다뤄볼 가치가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참여자의 말이 즉흥적이었거나, 평소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면 후속질문에서 금방 밝혀집니다.
참여자의 예상치 못한 대답을 이 사용자에게서 얻은 ‘신선한 발견’으로 착각하고 중요도를 두었다가는, 분석 중에 큰 낭패를 당하기 쉽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참여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디테일 ‘What If’

UX 프로젝트 중에는 사용자에게 생소하거나 아직 접해보지 못한 제품, 서비스에 대한 미래 경험을 파악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에 단순히 사용자의 선호도만을 수집해서는 곤란합니다.
경우에 따라 적절한 장치를 마련하거나 제한을 두어 사용자에게 특정 상황에 몰입하게 한 뒤, 의도를 부여하여 그에 따른 구체적인 경험을 파악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서비스의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역할놀이나 서비스 사파리를 체험시키고, 웹이나 앱의 경우에는 준비한 프로토타이핑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리서치 주제가 인공지능에 관한 것이라면, 앨런 튜링 테스트를 응용한 오즈의 마법사 방식을 추천합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1980년에 IBM 토마스 왓슨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기법으로, 참여자가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사용하고 있다고 믿도록 만들고, 실제로는 연구자가 몰래 시스템 역할을 대신하는 방법입니다.(참고. 디자인방법론 불변의 법칙 100가지_벨라 마틴, 브루스 해닝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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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IoT 기기를 위한 음성인식 개발을 위해서 실제와 같은 제품을 만들고 (하지만 이것은 가짜였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실험을 거침.

실제로 라이트브레인에서도 위와 같이 가정용 IoT 기기를 위한 음성인식 개발 프로젝트에서 실제와 같은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실험을 거치며 인사이트를 수집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음성인식 기술은 가짜였습니다. 스태프의 목소리를 변조하여 참여자를 응대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프로토타이핑에 들이는 비용 없이도 훌륭한 인사이트를 많이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필드리서치 진행 시의 주의점과 더불어 몇 가지 팁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간단한 개념 이해만으로도 금방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사실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기법에 대한 공부와 그 활용법에 대한 고민에도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죠.
저희가 소개해드린 방법부터 차근차근 익혀나가다 보면, 어느새 리서치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 UX1 컨설팅그룹 조성봉, 이재웅

* 메인이미지 출처. primary-int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