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 Mercedes-Benz 300SL

차덕후 UX 기획자의 스마트한 자동차읽기(1) – 역사와 흐름

얼마 전 삼성전자가 ‘스마트 자동차’ 시장에 다시 뛰어든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1995년 삼성자동차 설립 후 5년여 만에 르노에 회사를 매각하며, 약 4조원이 넘는 부채를 남겼던 삼성이 왜 또 자동차 사업을 하겠다는 걸까요?
답은 ‘스마트 자동차’라는 단어에 있습니다.

일반 내연기관(엔진)을 가진 자동차가 아닌 차량 부속의 절반이 전자기기를 사용하는데다,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스마트 자동차 사업이야 말로 삼성 입장에서는 경쟁력 있고 먹음직스러운 시장이라 생각되었던 게 아닐까요? 미래 자동차 시장은 비단 삼성 뿐 아니라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모두 노리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기도 합니다.

내년은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발명된 지 1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30주년’이라는 숫자세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동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차덕후’인 저에게는 자동차의 장고한 역사가 떠오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2016년 새해를 맞으며, 1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성장해 온 자동차 시장이 어떠한 변화를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짚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와는 다른 자동차, 바로 스마트 자동차가 무엇인지도 쉽게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UX 분야에 몸담고 있는 우리들이 겪게 될 변화와 방향들도 한번 예상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도에 세계 자동차 등록 대수는 10억대를 돌파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일각에서는 2011년도에 이미 10억대를 넘어섰다라는 말도 있는데요.
자동차가 새롭게 생산되는 만큼 폐차 역시 동시에 진행되니, 전체 자동차 대수를 정확히 카운팅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사실은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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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및 관련기사: ETNEWS ]

꾸준한 성장세인 시장이지만,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을 조금 더 자세히 지켜보면 이전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엔진의 성능과 디자인에 주력하는 한편, 이미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의 무한경쟁상황에서 고객을 좀더 확보하기 위한 브랜딩과 마케팅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투자해 왔습니다.
즉, oo브랜드의 엔진은 몇 마력을 낸다더라 또는 1리터의 연료로 몇 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다더라 등의 엔진 퍼포먼스적인 측면이나, oo개월 무이자 할부 등 서비스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사례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운전자의 안전, 편의성, 차세대 첨단 기술에 대한 노력을 앞다투어 내세우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 차세대 첨단 기술부문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 자동차 시장, 새로운 자동차 세대에 대한 기대와 추측을 내보입니다.
왜 스마트 자동차를 ‘새로운 자동차 세대’라고 분류하는지는 지금까지 자동차가 발전해온 흐름을 이해하면 좀더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탄생과 역사

지난 130여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상세히 자동차의 역사를 적어 내려가기엔 무리가 있으니, 각 시대별로 간단한 특징과 대표 차종 정도만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자동차는 내연기관과 디자인이라는 커다란 두가지 특징을 축으로 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고, 큰 변곡점이나 사회적 이슈에 따라 몇 가지 시기로 구분하여 불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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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자동차의 역사

1) 베테랑기(Veteran era, 1880~1900)

– 특징: 칼 벤츠에 의해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가 탄생함(1885년), 자동차의 외형, 재질, 제어장치 등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
– 대표 차종: 페이턴트 모터바겐

2) 브레스기(Brass era, 1900~1918)

– 특징: 자동차 구조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는 시기로 파나르 르바소의 ‘시스템 파나르’가 대표적인 예. 이 구조는 엔진을 자동차 앞부분에 위치시키고 후륜 구동 굴림 방식을 채택. 내연기관과 활동 기어를 탑재한 것이 특징
– 대표차종: 포드 모델 T, 부가티 타입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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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지 군밤이 잘 구워질 것만 같은 부가티 타입 13, 이미지출처: AOTOHIS.RU ]

3) 빈티지기(Vintage era, 1919~1929)

– 특징: 엔진이 앞부분에 있고, 지붕을 가지고 있었으며 표준화된 제어 시스템이 사용됨. 내연기관(엔진)의 개발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시기
– 대표차종: 오스틴 7, 부가티 타입 35, 포드 모델 A, 캐딜락 V-16

4) 전쟁 이전기(Pre-War, 1930~1946)

– 특징: 현재 사용되는 자동차의 기술들이 대부분 이 시기에 발명되었을 정도로 자동차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기. 대공황으로 인해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대형 자동차 회사에 인수합병 되면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
– 대표차종: 부가티 타입 57, 시트로엥 트락숑 아방, MG T 시리즈, 폭스바겐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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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자동차 모델 중 하나인 폭스바겐 비틀, 지금의 비틀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미지출처: Google ]

5) 전쟁 이후기(Post-War, 1946~1974)

– 특징: 1950년대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동차 보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며, 엔진의 힘과 주행속도가 크게 증가하였고, 자동차의 외형도 점차 우아하게 변하는 시기
– 대표차종: 모리스 마이너, 미니, 포드 머스탱, 재규어 E-타입

6) 현대기(Morden, 1975~)

– 특징: 표준화 플랫폼의 공유, CAD를 이용한 설계가 특징, 자동차의 성능보다는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신경쓰기 시작했고 나아가서는 보행자의 안전까지 고려하게 되는 시기

자동차가 발전해 온 방향을 특징만 간추려 간단히 파악해 봤는데요.
앞서 잠시 언급한대로 현대기 이전에는 대체적으로 디자인과 내연기관의 발전에 포커스를 두고 있지만, 현대기에 이르러서는 발전 방향이 조금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술개발의 핵심가치를 바로 ‘사람’에 두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술을 넘어 감성으로

자동차는 엔진을 비롯한 크고 작은 부품 약 3만개로 이루어진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냥 부품을 조립하고 끼워 맞춘 기계 덩어리가 아닌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고 ‘감성’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자동차가 감성을 전달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설명이 필요할 듯 한데요.
이해를 돕기 위해 샘 리빙스턴(Sam Livingstone) 영국 Car Design Research社 대표가 글로벌 디자인 포럼에서 ‘감성과 디자인을 어떻게 연결하는가?’ 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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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Google ]

위 차량을 보면 어떤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이 차량은 롤스로이스라는 영국 왕실의 의전차량으로 ‘높은 지위와 신분’이라는 감정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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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량은 다들 아시다시피,  ‘페라리’라는 브랜드로 ‘럭셔리, 다이내믹, 스피드 등’의 다양한 감정을 전달해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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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량은 ‘벤틀리’라는 브랜드로,  ‘럭셔리, 다이내믹, 헤리티지’의 감정을 전달해 줍니다.

샘 리빙스턴은 자동차의 외관 디자인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하고 더 나아가서는 깊게 사람들의 감성까지 자극한다고 말합니다.

자동차에 사용된 UX

감성적인 측면 외에 사람에 집중한 ‘UX’기술 역시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탑재된 수많은 안전장치와 편의기능 중 사용자의 오감과 관련된 내용들을 요약하자면,

1)음성인식(Voice Recognition)

사실 이 기능은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면서 일반적인 기능이 되었습니다.
이미 자동차에 적용된 사례도 많이 있지요.

운전을 할 때 다른 기기의 조작을 위해 한 손으로 운전하며 전방에서 시선을 떼는 순간이 가끔 발생하는데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음성인식 기능은 이런 위험을 어느 정도 보완해줄 수 있고 익숙해 진다면 손으로 조작하는 것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기능을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GM은 2013년부터 애플의 시리(siri)를 이용해 일상의 언어로 자동차와 묻고 답하는 텔레매틱스를 적용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운전 중 시리를 통해 전화를 걸거나, 음악 재생, 문자 메시지 보내기 등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만, 차량의 상태를 체크하거나 제어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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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블루링크’를 통해 대화형 음성인식 시스템과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비스 중입니다.
블루링크 스마트워치의 기능은 원격 엔진 스타트, 원격 엔진 정지, 원격 도어락/해제, 원격 플래시, 네비게이션, 전화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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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동작인식(Motion/Gesture Recognition)

마이너리리포트를 보면 탐 크루즈가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제스쳐 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고,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자비스를 음성과 제스쳐로 제어하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영화에서나 나오던 동작인식장치를 자동차에 접목시켜 손동작만으로 자동차의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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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기사출처: 오토뷰]

BMW 6세대 7시리즈에 탑재된 기능으로,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있는 ‘제스쳐 컨트롤’이라는 새로운 동작인식 센서는 운전자의 손동작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손동작의 경우 기본적으로 제공되기도 하지만 운전자가 원하는 모션으로 등록할 수도 있습니다.
운전 중 시선을 전방에서 떼지 않고 약속된 손동작만으로 원하는 차량제어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보지 못해서 제스쳐 인식 능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힘들지만, 문제없이 인식한다면 꽤나 유용한 기능이 될 것 같습니다.

 3) 시각인식(Vision Recognition)

사람의 얼굴이나 안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그 사람이 셋팅해 놓은 시트 포지션이나 백미러 각도 등을 자동으로 변경해줄 수 있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눈의 개폐상태, 고개의 끄덕거림 정도 등을 모니터링해 보통의 상태와 다를 경우 LED 조명을 활성화 시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고 합니다.
이런 기능이 보편화된다면 음주운전만큼이나 치명적인 졸음운전이 어느 정도 방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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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Lex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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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http://www.gizmag.com]

 4)촉각인식(Tactile Recognition)

터치 스크린은 특정 위치에 사람의 손이나 물체가 닿으면, 그 위치를 파악하여 차량에 명령을 내리는 기능을 말합니다.
흔히 노트북의 터치패드나 스마트폰의 액정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운전 중 멀티미디어를 제어하는 스크린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차량의 실내온도, 음악, 네비게이션 등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으로, BMW에 장착된 아이드라이브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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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BMW]

렉서스 또한 인포테인먼트 조작을 위한 리모트 터치 컨트롤러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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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Lexus]

 

다음에 이어질 2편에서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쉬운 설명과 함께 구글, 애플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회사 업계의 노력들과 향후 트렌드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얕은 지식으로 의욕이 앞서다 보니, 중간중간 논점이 흐려지지 않았나.. 하는 우려도 듭니다만, 자동차를 사랑하는 차덕후의 귀여운(?) 욕심쯤으로 생각해 주시길.

감사합니다.

– 가치 UX 그룹 김유진

* 메인이미지출처. http://www.technews24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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