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알리페이가 세계시장의 강자로 떠오르자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애플페이를 필두로 하여 현재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뜨거운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간편결제 시장도 카드사를 중심으로 카드앱 출시는 필수가 되었고, 최근에는 대기업 중심의 새로운 결제 서비스들도 속속 눈에 띕니다.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다

기존의 결제방식이 옛추억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 합니다. 이미 국내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은 총력을 다해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치열한 전쟁 중입니다.

저도 이런 경쟁 환경에 노출된 사용자 중 하나로, 가장 최근에 오픈 한 신규서비스까지 다양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새로 오픈하는 서비스의 앱을 설치하고 결제하는 것만으로도 받을 수 있는 몇 천원의 할인혜택은 거절하기 힘든 유혹입니다.

하지만 결제서비스 이용과정의 경험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직업상 UI 기획자 시각에서 보게 되니, 전략적 홍보 및 마케팅 이면에 다소 미흡한 경험들이 더욱 불편하게 느껴진 탓입니다.

견고하지 못한 UI 설계는 사용자로 하여금 서비스 이용 전반의 만족도를 떨어뜨립니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야심 차게 서비스를 오픈 했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경험한 고객들은 회사에서 챙겨주는 할인쿠폰만 잘 써먹고 조용히 사라지겠죠. 기획자로서 매우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본 간편결제방식은 이전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물론 첫 거래시 계정생성과 결제환경 설정을 위해 등록 및 인증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설정 이후에는 등록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완료되니, 왠지 모를 불안함과 아쉬움이 남을 정도입니다.

새로운 결제서비스는 또한 모바일을 통한 쇼핑 채널의 이동에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TV 홈쇼핑을 보던 중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이 있어 결제하는 과정을 한 예로 들어보면, 해당 쇼핑몰의 앱설치 >> 구매하기 >> 신용카드 결제(카드앱이용) 또는 간편결제를 통해 기존 등록해 놓았던 결제서비스를 구동하여 간편하게 비밀번호를 입력 후 결제를 완료! 최근 이슈가 되는 O2O 개념과도 연계할 수 있는 결제 경험이 이미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용자의 첫경험이 중요하다  

많은 매체들도 앞다퉈 결제 시장의 변화에 대해 기사를 쏟아내며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결제 서비스의 특징은 물론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줍니다.

각 서비스마다 차별화된 특징 및 장점을 부각하고 있지만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 된 이유는 복잡한 과정을 단순화 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제서비스 별 구현된 UI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동일한 서비스 이용 시, 좋은 경험을 찾아 떠올리고 그 경험에 부합되는 것을 선택해 이용할 것이 자명합니다. 즉, 고객이탈률을 최소화하기 위해 좀더 견고한 UX 설계가 필요합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간편결제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간편결제는 초기 등록 동선상에서부터 이후 결제 진행화면까지 서비스 이용동선을 제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각 UI설계 요소 및 GUI 요소 등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카드등록 과정만 보면 대부분의 카드번호 입력은 text Input UI로 구성되어 있는데, A사와 B사의 등록 경험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A사의 경우에는 보안번호 입력을 제공하여 보안성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재입력 시에도 기존 입력한 내용이 마스킹(*등으로 실 text 노출을 숨기는 기능)처리가 되어있어 번거로운 등록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입력 사항을 수월하게 해주었습니다.

B사의 경우는 보안번호는 구현되어 있었으나 입력 후 오류발생시에는 값이 모두 지워져 다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 뿐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이유 없이 계속되어 자판을 누르는 손가락에 짜증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졌습니다.

사용자의 첫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후 나에게 특별한 혜택 없이 결제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전 당연히 A사의 결제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니까요.

견고한 UI 설계를 위한 조언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서비스 출시 시기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경쟁사의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는 상황에서 UI 기획이나 테스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견고한 UI를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건들이 있습니다.

• 개인정보보호와 안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제공 및 처음 이용자의 학습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결제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다루는 만큼 정보보안은 모든 정책 및 설계과정에서 제 1원칙으로 하여 진행하고 처음부터 고객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 페이나우, 공인인증을 대체할 보안인증수단을 제공, 이미지출처: http://www.choicenews.co.kr>

• 결제수단의 특징, 속성, 값을 명확히 파악하여 UI설계, 디자인하여야 한다.

<대표적 결제수단 카드, 입력/체크할 정보는 결코 만만치 않다. 이미지출처 : http:// www.nocutnews.co.kr>

• 재입력에 대한 모든 상황을 고려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모바일 이용 상황에서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네트워크 끊김, 입력실수 등으로 오류 및 피드백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 대해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UI를 설계해야 한다.

<인터넷 끊김 및 다양한 UI요소 특징 고려, 이미지출처 : http://www.downgraf.com/>

• GUI는 다양한 연령층을 고려하여 명확히 인지할 수 있고 입력 및 수정, 반복이 용이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안입력 키패드 UI의 경우 터치가 용이한 GUI 디자인으로 잘못된 입력을 더욱 방지할 수 있다.

<차별화 되어 구현된 보안키패드 UI/GUI, 고객 경험도 다르다. 출: 신한카드앱, 페이나우, 페이코 이용화면 캡쳐>

• 경쟁시점에서는 잦은 오류와 새로운 UI 학습에 의한 피로도 증가는 사용자의 결제서비스 이용을 가로막는다. 오류를 최소화 하고 처음 이용 고객에 대한 동선을 확실히 구축한다.

<초기이용자, 학습이 필요한 고객에게 help는 매우 중요한 서비스 콘텐츠다. Walkthroughs, Coach Marks, 이미지출처: Facebook paper / Flink _ Coach marks>

• 결제서비스는 다양한 연동 모듈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실제 개발자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각 연동 파트간 개발자들의 의견과 함께 UI 기획자, GUI 디자이너와 함께 사전부터 이용자 동선을 고려한 설계가 이루어 진다면 더욱 견고한 UI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 개발 단계부터 기획, 디자인까지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미지출처 : http://downgraf.com>

마치며…

오프라인, 온라인 결제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언젠가는 승자가 남겠지만, 근시일 내에 정리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서비스마다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래도 고객은 그 서비스가 담고 있는 색다른 기능보다는 ‘결제’라는 기능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특히나 복잡하고 불편한 결제 프로세스에 인이 박힌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어떠한 오류나 번복 없이 깔끔하게 원스톱(One-stop)으로 처리되는 결제서비스는 거의 감동에 가까운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소 시간이 소요되긴 하겠으나, 충분한 사용자 관찰과 고민을 통해 설계된 견고한 UI는 가장 빨리 승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 되어줄 것입니다.

– 가치 UX 그룹 신용만

* 메인이미지출처. http://www.metabra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