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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함께 생활합니다. 매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가족, 친구, 회사 동료 및 지인들… 사실 가장 잘 모르겠는 사람은 나 스스로일 때가 많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업’이 업인지라 타인에 대한 심리와 행동, 그에 따른 해석에 대한 책들은 늘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이번에 간단히 소개드리고자 하는 책은 심리학 박사 수잔 웨인쉔크(Susan M. Weinschenk)의 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입니다. 기술과 디자인에 심리학을 적용하는 일을 30년 넘게 해온 전문가의 시각에서, 심리학과 뇌과학을 중심으로 왜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지 사례를 바탕으로 연구하고 분석한 책입니다.
책표지_모든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사람에 대한 100가지 사실

 

가깝게는 나와 다른 행동을 하는 타인을 이해하고, 업무에 있어서는 고객 및 사용자의 패턴이나 심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요. 저자가 정리한 100가지 명제 중, 그 동안 저 역시 조금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명제 5가지를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생생한 기억은 잘못된 기억이다.

차분하게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고, 점심 메뉴로 선택한 것은 무엇인가요?
조금 더 날짜를 앞으로 하여 1주일 전, 혹은 1개월 전 했던 일들을 기억하고 있나요?
기억하고자 하는 날에 특정 사건이 있었다면 이보다 더 오래 된 기억일지라도 그 일이 있었던 날의 날씨, 입었던 복장까지도 모두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단히 충격적이거나 인상적인 사건의 상세 사항을 기억하는 것을 섬광 기억(flashbulb memory)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커다란 자연 재해나 정치적, 국제적으로 큰 사건들(북한 김일성의 사망 소식, 미국의 9.11 테러 등)을 처음 접했을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섬광 기억은 매우 생생해서 다른 기억에 비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다른 기억보다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확신할지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망각과 오류를 일으킵니다.
다음의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울릭 네이서 교수가 진행한 1986년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 폭발 사건에 관한 섬광 기억 연구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 학생들에게 사건에 대한 기억을 써서 제출하게 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똑같은 사건에 대한 기억을 기술해서 제출하게 하였는데, 놀랍게도 90% 이상이 3년 전 작성된 원본 레포트와는 달랐습니다.

그 중 한 학생에게 본인이 작성한 레포트를 보여줬더니 “제 필적은 맞지만 제가 그걸 썼을 리는 없습니다.” 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비슷한 연구가 미국의 9.11 테러 사태 이후에 진행되었고, 결과 또한 챌린저호 사건과 비슷했다고 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정확하지 않은 회상 내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높은 확신을 가지고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러한 결과는 섬광 기억이 정확하지도 않고 망각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의를 유지하는 것은 약 10분간 지속된다.

회의를 하거나,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의 강의를 들을 때 사람은 얼마나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을까요?
통상적으로 주제가 흥미롭고, 프레젠테이션 또는 강의를 잘한다고 해도 기껏해야 7~10분 정도 집중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관심 없는 내용이라면 이보다 훨씬 빠르게 집중 유지 시간을 잃게 됩니다.

짧은 휴식을 갖고 다음의 7~10분의 시간 동안 다시금 집중을 할 수는 있지만, 한 가지 과업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분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7~10분 이상의 주의를 끌어야 한다면 고급 정보를 소개하거나 잠깐 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멀티태스킹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한 번에 한가지 생각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한 번에 하나의 정신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왔다 갔다 하는 행위에 꽤나 능숙해져 스스로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하나의 일만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외적으로 매우 자주 하는 육체적 과업에 엄청 능숙하다면, 정신적 과업과 함께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누군가 성인이고 걷는 법을 배웠다면 걸어가면서 이야기 하는 행위를 동시에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조차 항상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전화기로 통화할 때 타인의 몸에 더 자주 부딪히고, 자신의 주위에 뭐가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통화하면서 운전하는 것이 음주운전보다 위험하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죠.

사람들은 사용하는 매체에 따라 거짓말하는 정도가 다르다.

의사소통에 사용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종이와 펜, 이메일,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회의, 전화, 메신저 등.
사용하는 매체에 따라 정직한 정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연구를 진행한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제프 핸콕의 일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전화상에서 가장 많은 거짓말을 하고, 이메일을 통해서는 가장 적게, 대면 회의, 온라인 메신저 등 다른 수단으로는 중간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테리 커츠버그의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메일을 활용한 설문조사 시, 응답자들은 펜과 종이를 사용할 때보다 타인을 평가할 때 더 부정적인 평가를 낸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으로 기인한 나쁜 결과로부터 스스로 거리를 둘 때 비윤리적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된다고 가정하는 것을 도덕적 이탈 이론(moral disengagement theory)이라고 합니다.

찰스 네이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는 영구적인 면이 덜하고, 믿음적인 관계가 덜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결국 이메일을 사용할 때 이러한 거리두기를 표면이 더 잘 드러냅니다.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타인이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 웹사이트를 검색해 본 경험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마음에 딱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난생 처음 보는 브랜드의 제품이라면?
그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다른 구매자가 남긴 후기나 평점 등을 통해 좀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는 데에 좀더 시간을 쓰게 됩니다.

사회심리학자 빕 라탄과 존 달리는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타인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해 방 안에 참가자들을 모아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방 안에는 참가자들 모르게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위장 참여자들이 섞여 있었고, 실제 참가자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설문지를 작성하는 동안 환기구 쪽에서 연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을 때, 실험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방을 떠났을까요? 소리치며 도와줄 사람을 찾으러 나갔을까요? 아니면 그냥 무시해 버렸을까요?

어떤 행동이든 어떤 상황에서든, 실험 참가자들의 행동은 같은 장소에 있었던 다수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느냐에 따라 좌우됐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연기를 무시할수록 실험 참가자 역시 연기를 무시한 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방 안에 참가자 혼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방에서 나와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그리고 타인이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주관적 판단보다 대세에 따라 행동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PC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사회적 검증이 대부분 평점과 후기를 근거로 이루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온라인 평점이나 후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임을 인정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나,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 3자 효과(the third-person effect)라고 합니다.
이는 특히 본인이 흥미 없다고 생각하는 주제일수록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TV 구매 의사가 없는 사람이 자신은 TV광고를 보아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또 자신은 왜곡된 보도를 보아도 그것을 인식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지고 있으나, 일반 사람들은 그 보도를 보고 그대로 믿어 잘못된 판단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왜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런 식으로 속일까요?

이와 관련해 리처드 펄로프는 제 3자 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부분적으로 영향력이란 것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영향력 아래에 있는지 깨닫지 못합니다.

또한 본능적으로 자신이 ‘쉽게 휘둘리지 않는 사람, 잘 속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싶기 때문에 자신은 미디어 효과로부터 나약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미디어 효과에 약하다고 가정합니다.
이로 인해 자아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신념을 재확인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치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100% 다 이해하기는 힘듧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 다른 점을 인지하고, 인정할 때 그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100가지 명제들은 그 동안 막연하게, 그럴 것이라 생각했던 추측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었습니다.

미처 소개해 드리지 못한 95가지의 명제들 역시 프로젝트를 기획하거나 디자인 할 때, 그 외의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때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예외도 있고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바이블이 될 수는 없겠지만, UX 분야에 몸담은 분들은 기회가 되신다면 꼭 정독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 가치 UX 그룹 김명희

 

[ 책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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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100 Things Every Designer Needs to Know About People
수잔 웨인쉔크(Susan M. Weinschenk) 지음, 이재명,이예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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