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 또 다른 시대의 문이 열리는 걸까요?

3D 프린터, 또 다른 시대의 문이 열리는 걸까요?

3D 프린터, 또 다른 시대의 문이 열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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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 나 로보캅 폴리 자동차처럼 똑같이 만들어줘. 자 여기 이걸로 만들어주면 돼.” 종이박스와 요구르트 병, 병뚜껑, 페트병 등 재활용품을 건네며 조카가 말합니다. 이런 만들기는 초등학교 때 하고 처음 해봅니다. 재료를 들고 내 앞에 앉아 눈을 반짝이는 조카를 보니 만들어는 줘야는데 이거 참 막막합니다.
손에 땀이 납니다. 땀이 등을 타고 흐릅니다. 시간은 빠르게 지나갑니다.
“자, 로보캅 폴리야. 멋지지???”
“…”

이럴 때 진작 3D 프린터기 한대 집에 들여놨다면, 전 조카에게 어벤저스보다 멋진 히어로가 되어 있을텐데요.

3D 프린터기, 이 시대의 혁명?

1가구 1대 3D 프린터 시대 오나” 45만원 저가형 3D 프린터 판매
(2015.4.19) 19일 기즈모도에 따르면 3D 프린터를 개발·판매하고 있는 XYZ 프린팅 재팬에서 3D 프린터의 신기종 ‘다빈치 Jr. 1.0’를 출시했다.
이 3D 프린터의 가장 큰 경쟁력은 4만9천800엔(약 45만원, 세금 포함)이라는 낮은 가격이다. 개인이나 가정용으로 개발된 모델 인만큼, 다빈치 Jr. 1.0은 여러 가지 특징을 지녔다.
먼저 소비 전력이 75W(기존 모델의 약 70 % 인하)에 불과하다. 또 SD 카드를 직접 PC에 꽂지 않고도 인쇄가 가능하다. 아울러 간단한 유지 보수가 가능하게끔 착탈식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3D 데이터를 자유롭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클라우드 갤러리’도 운영된다.
다빈치 3D 프린터 ‘다빈치 Jr 1.0’
이로써 누구나 가정에서 큰 부담 없이 간편하게 3D 프린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최대 출력 크기는 150×150×150mm다. XYZ 프린팅 재팬은 지난 17일부터 다빈치 Jr. 1.0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발송은 오는 27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백봉삼 기자 (paikshow@zdnet.co.kr)

IT기술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런 기사를 접하게 되면 “3D 프린터는 어떻게 사용하지?”하는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3D 프린터 사용법은 판화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판화로 그림을 찍어내기 전, 먼저 원하는 모습대로 스케치를 하고 스케치대로 조각을 합니다.
그 다음 종이, 나무판자 등 다양한 재료 위에 판화를 찍어냅니다.

3D프린터기도 비슷합니다.
스케치를 하듯 데이터를 만들고, 만들어진 데이터를 입력합니다.
물건이 만들어지는 재료를 생각하고 그 재료를 선택해서 3D 프린터로 찍어냅니다.

생각해보니, 정말 뭐든지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가 오겠네요.
필요한 것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만들어내는 것에 더 집중하는 시대.
그렇다면, 3D프린터로 찍어내기 전에 데이터는 어떻게 만들어내고 입력할까요?

위 궁금증을 해결할 만한 흥미로운 내용을 하나 소개드립니다.
3D 프린터 회사 메이크봇에서 제작한 ISO용 응용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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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먼저 흰색 종이에 원하는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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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메이크봇에서 제작한 ISO기반의 기기를 이용하여 그림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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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플은  그림을 3D로 변환,  3D 프린터와 연결되어 원하는 형태의 결과물을 출력해 준다.
(이미지 출처 : 3D 프린터 제품 연구소 : http://super3dm.blog.me/220333359788)

그림 그리는 실력만 갖춰진다면, 원하는 것은 뭐든 손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데이터는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고, 오늘 내가 사용했다면 내일은 지구 반대편 다른 누군가가 똑같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무역, 수출입 물류산업에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지금은 수많은 물건들이 배를 타고 오가지만, 3D 프린터가 활성화 되면 물건이 아닌 데이터가 통신망을 타고 전세계로 퍼집니다.
필요한 사람들은 그 중 몇 번의 클릭으로 해당 제품을 손에 얻게 됩니다.

예전의 산업혁명과 같이 또 다른 시대의 문이 열리는 걸까요?

다양한 3D 프린터 활용사례

1. TNO 3D 푸드 프린터로 개인맞춤파스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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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내용 출처. TNO

TNO(네덜란드 국영 응용과학기술연구소) 3D 푸드프린터는 음식을 출력하는 3D 프린터입니다.
파스타의 경우 2분마다 15~20개를 인쇄할 수 있다고 합니다.
TNO는 USB에 원하는 디자인을 저장한 후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프린트 해달라고 요청해 나만의 맞춤 파스타를 먹게 되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제 결혼 기념일에 장미 모양의 파스타를 출력해 장미 스파게티로 아내를 놀라게 할 수 있겠네요.

2. 3D 프린팅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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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내용 출처. Iris van Herpen, Materialise

네덜란드 패션 디자이너 아이리스 반 헤르펀은 오스트리아 건축가 줄리아 코너(Julia Koerner)와의 디자인협업을 통해 3D 프린터로 출력한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아이리스 반 헤르펀은 레이어를 추가하고 제조하는 등의 3D 프린팅 기술에 매혹을 느꼈고, 이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존재라는 컨셉이며, 3D 프린팅 기술로 레이스와 같은 질감의 복잡한 디테일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페션을 바늘과 실로 상징하던 것을 이제 바꿔야 할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아이리스 반 헤르펀의 작품들은 실험적이지만 충분히 현실적이고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자아내고 있습니다.
옷감(textile)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영감을 3D 프린터가 대체해 나갈 날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3. The SUPER AWESOME ME

super-768이미지 및 내용 출처. Hasbro, 3DPlusMe

3D 프린터로 좋아하는 히어로 피규어에 내 얼굴을 입히다!
세계적인 완구회사 하스브로와 3D플러스미는 ‘SUPER AWESOME ME’를 소개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블 수퍼 히어로 캐릭터인 아이언맨 또는 캡틴 아메리카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3D 프린터로 자신의 얼굴이 표현된 마블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출력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출력된 캐릭터 피규어는 전통적인 12관절로 구성된 플라스틱 액션 피규어의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풀 컬러의 3D 머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SUPER AWESOME ME’는 만화나 영화에 나오는 수퍼 히어로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입니다.
단지 나만의 장난감을 갖는 차원을 넘어서 ‘내가 아이언맨이었으면..’ 하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D 프린터의 등장과 더불어 공산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의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기 자체의 완성도나 사용자 경험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제품에 자신을 투영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생산 공정을 변화시키거나 사용자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4. MakerBot composite fila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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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및 내용 출처. MakerBot, Engadget

3D프린팅 업계 선도기업인 MakerBot은 올해 개최된 CES 2015에서 석고, 메이플 우드, 청동 그리고 철 성분이 포함된 복합물로 만들어진 새로운 PLA 필라멘트를 선보였습니다 .
이 MakerBot composite filament를 이용해 3D 프린팅을 하면, 그 3D 출력물의 원형(原型)이 되는 도구와 똑같이 생긴 도구를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원형의 실제 기능도 일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속 PLA 필라멘트는 플라스틱보다 무겁고 자성을 띠며, 목재 필라멘트의 경우에는 표면을 사포로 매끄럽게 할 수 있고, 구멍을 뚫을 수도 있습니다.
전시된 제품들 중에는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망치, 푸르스름한 녹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청동 화병 등이 있습니다.

3D 프린팅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재료가 제한되어 있어 실제 제품의 질감이나 재료 특성을 살릴 수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재료가 3D 프린팅에 사용되기 시작하여 플라스틱은 물론 음식물, 건축재료, 심지어는 버섯 균사와 같 유기물질까지 프린트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고나 청동, 철, 목재의 느낌은 프린트할 방법이 요원했는데, 이번에 MakerBot이 소개한 PLA 필라멘트는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네요.
이제 조만간 사실과 별반 차이 없는 조형물들을 쉽게 프린팅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게 되면 3D 프린팅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급자족의 시대, 나만의 개인공장!

금형을 떠서 계속 똑같은 물건을 대량 생산하는 곳이 공장이라면, 3D 프린터가 한 가정에 들어왔다는 것을 ‘집안에 들어온 개인공장’이라고 비유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즉, 하나의 기계로 ‘대량생산’이 아닌, ‘다종생산’, ‘only one’ 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것도 지극히 개인적인 ‘사용자 맞춤형’으로!

“2025년이 되면 3D 프린터가 아주 낮은 비용으로 옷을 프린트할 것이다. 무료 오픈 소스 디자인이 많을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래도 핫한 디자이너의 최신 옷 파일을 돈을 주고 다운로드 할 것이다. 공짜로 구할 수 있는 것이 많은 데도 사람들이 e북, 음악, 영화에 돈을 쓰는 지금과 마찬가지다. 3D 프린터는 조작된 줄기 세포로 인체 장기를 프린트할 것이다. 환자 자신의 DNA를 사용하면 장기의 공급은 부족할 일이 없고, 거부 반응도 없다. 재 프로그램 된 줄기 세포로 손상을 입은 장기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심장 마비로 손상된 심장 같은 것 말이다. 3D 프린터로 저렴한 모듈들을 프린트해서 레고처럼 뚝딱 맞춰 집이나 사무실을 만들 수 있게 된다.” – ‘레이 커즈와일 박사’(발명가, 선구적 컴퓨터 과학자, 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

이제 머지않아, 내가 필요한 시간에 내가 원하는 형태의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3D 프린터가 냉장고, TV처럼 대중화되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 후 물건이 오기까지의 기대와 두근거림이 줄어든다는 건 아쉽지만 말이죠.

완성된 물건을 사는 대신 우리는 ‘material’ 즉 소재를 찾아 나서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디자인의 옷 데이터로도 개인별로 선호하는 소재에 따라 검정색 가죽점퍼, 핑크색 면점퍼 등 원하는 대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기본 데이터에 내가 원하는,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추가하여  결국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옷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기가 1가구 1대로 점차 확대될 때,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가내수공업? 자급자족?’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아직 만들어내는 크기에 제한이 있긴 하지만, 조그만 가방에서 재료들을 꺼내 커다란 텐트로 조립이 가능하듯, 이런 응용을 덧붙여 크기 또한 제한이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3D 프린터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 가치 UX그룹 송창익, UX1 컨설팅그룹

 

* 메인이미지 출처 – www.huffingtonpo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