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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미국 팝아트의 총아 키스해링, ‘그림은 사람과 세상을 하나로 묶어 준다’

드디어 디자인사 루트맵에 있는 모든 사조를 한 바퀴 다 돌았습니다. 물론  한 번 훑어봤다고 해서 머릿속에 제대로된 지도가 그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 바퀴의 루트맵을 돈성과로 저희에게 주어지는 것은 이제부터 나아가야 할 여정에서 도움을 줄 튼튼한 신발 한 켤레를 얻은것과 비슷한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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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는 다시 팝아트로 넘어왔습니다.
금주 소개해 드릴 작가는 바로 미국 팝아트의 총아 키스해링입니다.
국내에도 키스해링의 팬이 많은데요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팝아트의 특성상 브랜딩 하기에 용이한 측면들(달콤한 이미지) 때문에
타 예술보다 대중매체에서 자주 접할 기회가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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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그의 짧은 생애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키스 해링은 19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레딩(Reading)에서 태어나 쿠츠타운(Kutztown)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닥터 수스(Dr. Seuss)와 월트 디즈니(Walt Disney)의 만화영화를 즐겨 보며 그림 그리기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1976년 피츠버그의 아이비전문예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였으나 이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그는 1978년 뉴욕으로 옮겨 와 시각예술학교에서 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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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해링은 뉴욕 거리의 벽면과 지하철 플랫폼에 그려져 있는 낙서 스타일의 그림을 보고 깊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다운타운의 활기찬 에너지와 신선한 기운 속에서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길거리, 지하철, 클럽 등지의 벽은 이제 그의 캔버스가 되어 지나가는 평범한 행인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즉, 그만의 예술언어로 도시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것입니다.
빈번히 공공기물 훼손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하였지만 사람들은 해링의 독특한 이미지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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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픽토그램(Pictogram) 같은 간결한 선과 강렬한 원색,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표현에서 단번에 그의 재능을 간파한 딜러 토니 샤프라치(Tony Shafrazi)는 자신의 갤러리에서 그의 개인전을 기획합니다.
해링은 이 전시를 계기로 스타 작가로 부상하게 되었으며, 하위문화로 낙인찍힌 낙서화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회화 양식을 창조해낸 그의 그림은 뉴욕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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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해링은 다른 낙서화가들과 다르게 인종차별 반대, 반핵 운동, 동성애자 인권운동, 에이즈 교육 등의 사회문제를 다루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거리와 지하철을 벗어나 티셔츠와 배지, 벽화, 공익광고와 포스터 등으로 제작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이미지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표현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탄생과 죽음, 사랑과 섹스, 전쟁과 평화등의 우주관을 담고 있습니다.
1990년 2월 16일 해링은 뉴욕에서 만 서른 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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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거리 예술과 전시 예술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제목의 유무라고 생각합니다. 키스 해링의 거리 낙서들은 제목이 거의 없습니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모퉁이를 돌다 혹은 슈퍼마켓을 가다 키스 해링의 낙서들과 우연히 조우할 뿐입니다.
미술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가서 감상하는 주체적인 행위와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순간들로서의 예술은 분명히 다른 층위에서의 구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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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또한, 키스 해링은 게이 섹슈얼입니다. 그렇기에 키스 해링 자신의 예술행위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행위와 동일시됩니다.
익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지를 표명하고 점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순간이 그에게는 아마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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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키스 해링이 남긴 말 중 ‘그림은 사람과 세상을 하나로 묶어 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얼핏 들어보면 평범하기 그지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키스 해링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본다면 그가 얼마나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을지, 또 얼마나 외로웠을지가 아련하게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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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Keith Harring 공식사이트)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지금 저와 같이 일하시는 디자이너분들도 처음 디자인이라는 것을 하기로 결심했을 때 분명 어떤 계기에 의해 시작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계기라는 것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 역시 학원에서부터 시작했으니까요. 저는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때나 포기하고 싶어질 때 처음 디자인을 접했을때의 그 두근거림을 자주 상기시키곤 합니다.
비록 제가 호출한 첫 순간의 풍경이 삭막한 학원이긴 하지만 그때의 그 못그린 그림들을 떠올려 보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스스로를 다독여 봅니다.

 

– 가치디자인그룹 BS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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