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사람들이 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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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 사용성?

UX가 대체 뭔데? 하던 우리는 지금 UX를 떼어놓고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기 어려워진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UX를 처음 접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하는 점은 사용성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나의 서비스에 요구하는 것들은 단순하게 기능과 편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욕구가 생리/안전/애정, 소속/존경/자아실현 순으로 단계를 가지고 있다는 Maslow의 욕구단계설과 같이 UX에서도 이와 같은 이론이 있습니다. Aaron Walter의 사용자 요구 계층입니다. UX에 맞추어 인간의 욕구를 4단계로 구성한 것으로 기능, 신뢰, 편리, 즐거움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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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ctional – 서비스의 기능성
가장 기본이 되는 사용자의 요구로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사용자의 경험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기능이라는 것은 단순하고 명료한 사용자의 욕구인 듯 하지만 깊게 보게 된다면 사용자가 무엇을 기대하고 어떠한 리액션을 원하는지는 굉장히 다채롭기 때문에 당연하게 채워지는 요구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기능이 잘 작동하는 것 이전에 어떠한 기능을 넣을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비스를 제작할 때에 타겟층을 정리하고 페르소나를 형성하여 사용자의 니즈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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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iable – 서비스의 신뢰성
이용자가 사용함에 있어 오류나 끊김 없이 안정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서비스를 신뢰하는 것입니다. 보기에 매력적인 서비스라 하더라도 에러가 잦거나 로딩시간이 길다면 사용자는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기 힘들어집니다. 사용자들은 사용할 수 없는 서비스나 제품을 그럼에도 아름다워서 만족한다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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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ble – 서비스의 사용성
예를 들어 메일이라면 메일이 도착하면 알림이 오고, 확인한 메일에서의 답장 또는 전달 버튼의 모양과 위치가 적절하여 사용자가 찾을 필요가 없는 것이 사용성이 좋은 것이 됩니다. 흔히 우리는 인터페이스나 버튼, 아이콘에 있어서 상징적으로 통용되는 것들을 사용하곤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학습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기능이 획기적이라 한들 사용하기가 어렵다면 정말로 유용하다고 할 수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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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출처 medium.muz.li

Pleasurable – 서비스의 즐거움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시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좋은 인상을 받고 즐겁게 사용하는 것으로 Walter의 사용자 요구 계층의 최상위 단계입니다. 기능성, 신뢰성, 사용성이 충족된 후에야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할 때 받는 인상이나 경험이 긍정적이고 유쾌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제품이나 서비스 내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카피의 위트로도 나올 수도 있지만, 사용자 중심에서 나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사용자에 대해 알고 공감하며, 그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흔히 안다고 생각하는 UX의 개념은 사용성에 큰 초점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궁극적이고 중요한 것은 감성적인 부분입니다.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함으로써 좋은 인상을 얻는 것은 단순히 유용하고 편한 것보다 사람들의 기억에 더 오랫동안 남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두뇌작용과 디자인(감성 디자인)

UX에 대한 다양한 지식이 쏟아지고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정작 디자인과 접목하여서 그래서 어떠한 디자인이 UX적으로 잘 된 디자인인가 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방법론에 근접한 Donald A. Norman의 이론을 들어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Norman은 사람의 두뇌 작용을 본능적 단계, 행동적 단계, 반성적 단계의 3단계로 나누어 정리하고 이를 디자인과 연관 지어 얘기합니다.

Visceral level – 본능적 단계
모든 이들에게 거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두뇌작용입니다. 우리들이 본능적으로 좋고 싫음을 느끼는 것들은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높은 곳, 어두움, 큰 소리 등은 부정적인 반응을, 따듯하고 포근한 것, 웃는 얼굴 등은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킵니다. 본능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즉각적이고 감각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해도 무관합니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외면적인 부분으로써 서비스나 제품을 접했을 때의 첫인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한 디자인들은 본능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성적인 디자인은 교육과 문화 개인의 개성 등 복잡한 요소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시대와 문화에 맞춰 쉽게 변화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본능적 디자인의 특성이 강할 경우 조금 사용하기 불편하더라도 외관의 심미성 때문에 선호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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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생수병 3종류는 이러한 본능적 디자인이 가진 힘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사용하기 편한 생수병은 가장 오른쪽의 Cystal Geyser사의 플라스틱 병일 것입니다. 가볍고 내용물을 확인하기에 편리합니다. 그에 반해 Tynant와 Perrier의 물병은 무겁고 병 자체의 색으로 인해 내용물을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병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심미적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물병을 구매합니다. 특히나 Tynant사의 생수병은 생수를 담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이후에도 장식소품이나 화병으로 사용되는 것이 흔합니다.

Behavioral level – 행동적 단계
본능에서 그치지 않고 분석에 따라 행동을 변화시키는 좀 더 복잡한 단계입니다. 특정한 일을 위해 배우거나 훈련하는 일도 이러한 반응의 연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본능을 넘어섰다고 해서 의식적인 두뇌활동의 결과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익숙해진 일에 대해서 의식함 없이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요리에 익숙한 사람이 다른 곳을 보면서 칼질을 해도 다치지 않고 재료를 썰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행동적인 디자인은 전적으로 사용에 관련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본능적인 디자인과는 조금 상충되기도 합니다. 다소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기능과 사용성이 뛰어난 서비스나 제품은 사용함으로써 얻어지는 편안함과 효율성이 좋은 디자인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행동적인 디자인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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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훠링(와디즈)

자동차라는 제품의 목적인 운전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자동차 안에서 음료를 흔히 즐깁니다. 이전과 달리 요즘 나오는 차량에 컵홀더는 흔한 기본옵션이 되었고, 차량용 컵홀더는 온라인상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단순하게 차량은 수납공간이 있어야 한다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실제로 사용할 때 느끼는 불편한 부분,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보완하는 것이 행동적 디자인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flective level – 반성적 단계
가장 고도화된 두뇌활동의 단계로 느낌, 감정, 인지가 존재하는 단계입니다. 이해나 의식의 과정이 포함되어 있으며, 문화나 교육 등 개인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가장 복잡한 단계입니다. 본능적인 무서움을 이기고 스카이다이빙이나 롤러코스터를 타는 즐거움을 즐기는 이유도 이러한 반성적 단계가 본능적 단계를 이겨 나타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이미지, 개인적 만족감, 기억을 포함하여 문화나 제품 사용의 의미까지 포괄하는 방대한 범위의 디자인으로, 겉모습에서 그치지 않고 내재된 의미와 의식적인 반응을 통해 나타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추억이나 경험이 포함되어 다른 제품보다 특정 제품을 선호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후원 등 캠페인이 담겨진 서비스 또는 제품들도 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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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erasmuskit.weebly.com

위의 두 개의 스툴은 겉보기에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가격을 보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의 스툴 E60은 핀란드 건축가 알바알토가 디자인한 것으로 그가 세운 Artek에서 판매되는 것입니다. 우측의 스툴은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비슷하게 재현해 낸 유사품 보다 원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심미적인 이유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원본소유 혹은 원본을 직접 보는 것에 관련한 가치를 포함하여 평가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두뇌 작용은 단순히 하나의 상황에 하나의 반응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각각의 작용들은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동시적으로 작용되고, 상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뇌작용에 따라 디자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들을 알고서 디자인하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그리고 사용자에게 있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 가치 디자인 그룹 조현경

 

[타이틀 이미지]
https://medium.muz.li/useful-sets-of-free-icons-that-speed-up-your-creative-process-66ad8a676f73
https://www.amazon.co.uk/Ty-Nant-Carbonated-Mineral-Water/dp/B0112ONBFI
https://www.amazon.in/Perrier-Sparkling-Natural-Mineral-Water/dp/B013I7SA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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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23679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kiraredux&logNo=220277858214&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m%2F

[참고 자료]
https://www.nngroup.com/articles/theory-user-delight//span>
https://tubikstudio.com/design-for-emotion-expert-tips-by-aarron-walter/
https://medium.com/@101/stop-pushing-features-and-start-delight-users-ef639194c199

[참고서적]
도널드 노먼 – 감성디자인